의재미술관, 6월 2일까지 수묵화전
장찬홍 화백 ‘계곡의 물소리를 듣다’
허백련 사사… 47년 무등산방 지켜
자연·일상 따뜻한 감성으로 담아내

 

장찬홍 作 ‘청계재, 그때그시절’

새봄을 맞아 봄의 정취와 수묵의 향연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전시가 펼쳐진다.

광주의 어머니산 무등산 자락에서 위치한 의재미술관은 오는 6월 2일까지 제 1·2 전시실에서 수묵화전 ‘계산 장찬홍: 계곡의 물소리를 듣다’를 개최한다.

장흥 출신인 장찬홍 선생은 의재 허백련 선생의 제자 중 한 사람으로 1964년 입문해 올해로 화업 인생 60년을 맞았다. 스무 살 청년에 시작한 그림이 환갑을 맞은 것이다.

이번 전시에선 60년간 무등산을 지키며 무등을 그려온 장찬홍 선생의 문인화와 산수화 등 30여 점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다리가 불편했던 장찬홍은 무등산 자락에 자리한 의재 선생의 춘설헌(春雪軒) 근처 청계재에 기거하며 그림을 배웠다. 청계재는 ‘계곡의 물소리를 듣는다’라는 뜻으로, 이번 전시의 주제이기도 하다.

의재 허백련 선생은 젊은 시절 장찬홍의 맑고 진실된 성품을 알아봤고, 그에게 ‘맑고 참된 강산’이라는 뜻의 ‘계산청진(谿山淸眞)’이라는 글을 내줬다.

장찬홍 作 ‘서석춘색’

장찬홍 선생은 ‘계산청진’이라는 네 글자를 마음에 새기며 스승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47년간 무등산방을 지켜왔다. 급물살과 같은 세파에도 처연하며, 옛 것을 본받되 고루하지 않은 선생만의 화법을 구축해 온 것이다.

이에 장찬홍 선생은 문인화의 전통은 이어가면서도 대상을 단순화해 현대적 회화미를 구축한다. 그림에 함께 적은 화제(畵題)도 한글로 바꿔 써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고자 노력했다. 그의 작품은 먹과 붓을 아껴 담박한 울림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의 소재 또한 자연과 일상을 따뜻한 감성으로 담아낸다.

작품 ‘청계재-그때 그시절’은 작가의 그리움이 묻어난다. 이 작품에는 스승 의재 선생과 함께 했던 수 많은 시간 중 최고로 행복했던 작업실의 모습이 담겼다.
 

장찬홍 作 ‘무등서설’

60년을 살아온 무등산 또한 화폭에 담겼다. 작품 ‘서석춘색(瑞石春色)’ ‘무등서설(無等瑞雪)’, ‘무등산 새인봉’ 등은 무등산의 사계절 절경을 보여준다.

고향 장흥의 억불산과 제주도, 설악산, 금강산 등 전국의 명승 역시 담담하면서도 장쾌한 붓질로 화폭에 담겼다.

비안개에 싸여 아스라이 보이는 산과 바다는 그가 본 풍경이라기 보다는 지그시 눈 감고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온 감동인 듯하다.

이외에도 일상의 자연을 담은 ‘엉겅퀴’, ‘모정’, ‘무념’ 등에서는 자연과 삶을 대하는 장찬홍 선생의 겸손하면서도 따뜻한 성품이 느껴진다.

이선옥 의재미술관 관장은 “새봄을 맞아 묵향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무등산의 정취와 만물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의재 선생의 제자 중 한사람인 계산 장찬홍의 전시를 마련했다”면서 “자연과 삶을 대하는 장찬홍 선생의 겸손하면서도 따뜻한 성품이 느껴지는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장찬홍 作 ‘무념’

의재미술관 수묵화전 ‘계산 장찬홍: 계곡의 물소리를 듣다’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계산 장찬홍의 전시 외에도 봄의 전령 매화를 주제로 한 직헌 허달재의 매화그림전(4전시실)과 상설전시실의 의재 허백련 작품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한편, 계산 장선홍 화백은 광주·전남문인화협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서예대전과 광주시전, 전남도전, 무등미술대전 등 다수의 국전 심사위원을 지냈다. 주요 전시로는 광주시립미술관 초대 3인의 사색의 흔적전, 화업50년기념 롯데갤러리 초대전, 세계서예비엔날레 아름다운 한국(전남)전, 서화동행전 등이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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