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고려인문화관, 내년 2월까지 열어
디아스포라 고려인이 써 내려간 4번에 걸친 대이주의 서사

 

광주 고려인마을은 디아스포라 고려인이 써 내려간 4번에 걸친 대이주의 서사 고려인 러시아 이주 160주년 기념 기획전을 개최한다./고려인마을 제공

광주 고려인마을은 디아스포라 고려인이 써 내려간 4번에 걸친 대이주의 서사 고려인 러시아 이주 160주년 기념 기획전을 열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마을 산하 월곡고려인문화관(관장 김병학)이 삼일절 105주년을 맞아 개최하고 있는 기획전은 4차에 걸친 고려인 선조들의 이주사를 조목조목 설명하는 자료를 전시해 국가의 소중함을 후손들에게 심어주고자 기획했다.

전시는 지난 3월 1일 부터 내년 2월까지 열린다.

제1차 이주는 1863년 기근에 시달리던 함경도 농민 13가구가 1863년 연해주 지신허 강변에 정착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무수한 농민들이 앞 다투어 이주해 1882년 1만, 1910년 10만, 1931년에는 20만으로 증가했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부터는 다수의 독립운동가와 지식인들이 이주해 항일운동에 전념하기도 했다.

또한 시베리아 내전이 끝나고 1923년 극동에 평화가 도래하자 소련헌법이 소수민족의 자결권을 폭넓게 인정하자 연해주 고려부위원 한명세가 당국에 고려인 자치주를 허용해 달라는 청원을 한바 있으나 러시아 당국은 이 제안을 강력히 거절함에 따라 1937년 고려인 강제이주 촉발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민족의 비극인 강제이주가 시작된 제2차 이주는 1937년 일제의 첩자가 될 가능성을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스탈린의 명령에 따라 고려인 강제이주가 시작되고 극동지역에 살던 17만여 명의 고려인이 화물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 황무지로 버려져 이주 첫 겨울 추위와 풍토병으로 3만여 명의 노약자와 어린이가 사망하는 비극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주된 고려인들은 황무지를 개간하여 비옥한 논밭을 일구고 낙후된 집단농장을 재편해 모범적인 농장으로 변모시켜 다수의 노력영웅을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자녀교육에 열정을 쏟아 가장 높은 고등교육 이수자를 배출한 민족으로 성장했다.

1956년 특별이주민 거주제한조치 해제로 고려인이 이동의 자유와 소련 공민권이 회복됨에 따라 제3차 자유이주가 시작되자 일부는 고향 연해주로, 젊은이들은 학업과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소련 대도시로 이주해 대표적인 분산민족이 되었다.

특히 많은 고려인 농민들이 멀리 우크라이나와 남러시아, 카프카스 같은 곡창지대로 나아가 집단농장을 임차해 계절농사를 통해 이득을 취하는 자본주의 영농시스템인 ‘고본질’을 소련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1991년 말 소련의 붕괴로 고려인은 소련공민에서 신생독립국가의 소수민족으로 전락하고, 경제난에 이어 러시아어 외 신생국가의 언어와 한국어까지 배워야하는 부담을 떠안음에 따라 적지 않은 고려인이 연해주와 남러시아, 한국으로 이주하는 제4차 이주가 시작됐다.

현재 러시아에 18만, 우즈벡 16만, 카자흐 12만, 키르키스 2만, 한국에는 11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 거주 고려인 다수가 자녀교육과 가족의 장래를 위해 국내 정착을 희망하나 국적회복이 요원한 상태로 이 또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지난해 5월 광주고려인마을이 제1회 세계고려인대회를 주최함에 따라 한국과 CIS고려인 간 연대와 교육의 기회가 무한히 확장되고 있다.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고려인 이주사는 한민족의 쓰라린 역사이지만 후손들이 반드시 알아야하는 역사이기에 이번 기획전을 준비했다”며 “ 한민족의 강인한 민족정신과 국가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이번 기획전에 많은 내국인들의 관람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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