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곡갤러리, 어반스케치 릴레이 전시
양송희 개인전 ‘천개의 빛깔을 띤 일상’
교직 은퇴 후 예술가로 인생 2막 시작

 

양송희 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의 가을 ’

사라져 가는 주변의 풍경을 화려한 색채를 통해 화면으로 재현해 내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일곡갤러리(일곡도서관 내 갤러리)는 오는 22일까지 어반스케치 릴레이 전시 두 번째 자리로 양송희 작가의 ‘천개의 빛깔을 띈 일상’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로서의 시작을 알리는 첫 개인전으로, 어반스케치를 통해 그려낸 평면 회화와 어반스케치에 필요한 도구, 10여 권의 드로잉북 등을 전시한다.

어반스케치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혹은 여행을 간 지역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리는 그림을 말한다. 즉, 현장에서의 이야기를 즉석에서 담아내는 예술이다.

양송희 作 ‘조선대학교’

양송희 작가는 지난 35년간 광주·전남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다. 그는 명예퇴직 후 지난 2022년부터 예술가로서 새로운 길을 걸으며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양 작가는 “평소 제가 사는 곳의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장소에 대한 추억과 당시의 느낌을 담아 손으로 직접 그려보고 싶어서다”며 “교직을 그만두고 가장 먼저 조선대학교 평생교육원을 등록, 어반스케치를 배웠다”고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양송희 作 ‘구례 산수유 마을’

이번 전시 출품작들은 지난 2년간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작업해온 결과물들이다.

양 작가는 주로 광주와 전남, 제주도의 풍경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광주 도심에 자리한 조선대학교 전경을 비롯해 계림동 옛 가게,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풍경을 화면에 담아냈다.

또한 각각의 작품들은 분홍빛, 노란빛, 보랏빛, 초록빛 등을 내뿜으며 한 폭의 동화 같은 느낌을 던져준다. 허름하고 빛바랜 건물과 오래된 골목 풍경은 마치 화려했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 아름다웠던 그때의 모습으로 재현됐다.

이는 사라져가고 있는 주변의 모습들이 오래 남아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다.

양송희 작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모습들은 저에게 있어 보물창고와도 같다”면서 “이러한 보물창고가 사라지지 않고 오래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송희 作 ‘계림동 엣 흔적이 남아있는 가게’

그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다.

양 작가는 “첫 개인전을 열게 돼 매우 감격스럽다. 아이들을 가르치던 교사가 아닌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로서 한발짝 내딛은 기분”이라며 “앞으로 더 활발한 활동을 통해 전문적으로 그림을 배우지 않아도 누구든 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더 나아가 어반스케치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윤민화 광주예술공감연구소 대표는 “푸릇푸릇한 새삭이 돋아나고 곳곳에 봄꽃들이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요즘, 양송희 작가의 작품을 통해 봄을 느끼며 옛 추억도 떠올려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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