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저명 문학평론가이자 사회비평가 정상진 선생 업적과 사상 강의

 

전북 고창 일광기념관(관장 정만기)이 고려인마을을 찾아 고려인의 역사 강좌를 지난 22일 개최했다./고려인마을 제공

전북 고창 일광기념관(관장 정만기)이 고려인마을을 찾아 고려인의 역사 강좌를 지난 22일 개최했다.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날 강좌는 일광아카데미 122-1강으로 주제는 고려인 사회의 저명 문학평론가이자 사회비평가인 정상진 (1918-2013)선생이었다.

강사로는 정상진 선생의 말년 돈독한 관계를 갖고 교류해 온 김병학 고려인문화관장이 나서 그와 함께 찍은 사진과 동영상, 증언채록, 기록물 등을 통해 정 선생의 업적과 사상에 대해 강의했다.

정상진 선생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소련 해군 군관으로 청진 상륙작전에 참전한 독립운동가이자 북한의 문화선전성 제1부상(차관급)을 지낸 대표적인 고려인이다.

그는 1918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났다. 1937년 8월 강제이주에 앞서 제빵공장의 노동자로 일하던 부친이 소련안전기관에 체포되어 총살당했다. 그는 부친의 죽음 이후부터 소련의 체제를 믿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그해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그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했다. 1940년 카자흐스탄 고려사범대학 전신인 크즐오르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크즐오르다주 잘라가쉬 구역의 중등학교에서 문학 교사로 일했다.

8·15 광복 후 1945년 9월 19일에 소련 정치부의 지시로 원산항에 귀국하는 김일성을 마중했다. 그는 ‘김성주입니다.’라고 인사하는 김일성을 알아보지 못하고 소련 정치부에 ‘김일성은 없다’ 고 보고하면서 ‘김성주’가 김일성임을 알았다고 한다.

소련의 정책에 따라 김일성 종합대학 러시아 어문학과 학과장과 문학 및 예술협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6.25 전쟁 당시에는 조선인민군 병기총국 부국장을 지내다 1952년 문화선전성 제1부상(차관급)을 역임했다.

그러나 1957년 숙청됐다. 이유는 최승희, 홍명희 같은 인물들을 비호했기 때문이다. 숙청 후 소련 국적자인 그는 처형을 간신히 면하고 소련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소련으로 돌아온 그는 타쉬켄트 고급당학교에서 수학했으며, 1961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와 알마티의 레닌기치(고려일보) 편집부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1989년 이후 여러 차례 대한민국을 방문, 좌우대립 상황에 있는 소련의 정책, 김일성 관련 비밀정보 등을 폭로 했다. 그 역시 북한 공산정권 수립에 가담했으나 김일성에게 숙청된 후 반북주의자가 됐다. 소련 붕괴 이후에는 대놓고 반북 활동을 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회원으로도 참여, 북한 민주화에 대한 자문 활동을 한 바 있다.

한편, ‘일광아카데미’는 호남의병 최초순국 일광 정시해 의사를 추모하기 위해 1994년 설립된 일광기념관이 주최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일광기념관은 ‘일광 아카데미’, ‘일광 답사단’, ‘고창어울마당’, ‘항일역사교실’, ‘쉬엄쉬엄 걷기’, ‘길동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역사회 우리역사 바로 세우기에 앞장서고 있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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