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혁(광주광역시 교통정책과장)

 

임찬혁 광주광역시 교통정책과장

오늘날 잃어버린 길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기존 자동차 중심의 도로에서 벗어나 자전거, 그리고 보행자가 모두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리는 도로다.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를 각각 따로 두며, 필요에 따라 각 도로 사이에 녹지를 형성해 완충지대를 두거나 자동차도로를 S자 모양으로 만들어 자동차의 속도 저하를 꾀하고 불법 주정차를 막는 등 자동차 이외의 교통수단 사용자까지도 배려하는 도로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로다이어트’는 도시 내 한정된 도로공간에서 다양한 교통수단을 고려해 더욱 안전하며 효율적인 이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첫째, 대중교통 중심 도시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중교통은 보행으로 시작해 보행으로 끝나며 버스나 전철 등 대중교통과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으로 목적지까지 이동을 하기 위해 우리시와 같이 이미 도로가 조성된 도시에서는 자전거전용도로를 새로 만들거나 보도폭을 넓히기 위해 부지를 추가로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차도를 줄이는 방식이므로 추가로 부지를 확보할 필요가 없다. 비용도 적게 드는 장점도 있다.

둘째, 보행 및 자전거 등 녹색교통수단의 활성화를 위해서 필요하다. 지구온난화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녹색교통수단의 활성화가 요구됨에 따라 대표적인 녹색교통수단인 보행과 자전거를 활용한 도시교통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어 도로다이어트를 통해 보행로나 자전거도로를 확충함으로써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 및 자전거 이용여건을 조성해 이들 녹색교통수단의 기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도로확장에 따른 도로용량의 증가는 교통혼잡과 교통사고의 증가를 가져오는 반면 도로다이어트는 교통혼잡을 완화하고 교통사고를 감소시킨다. 최근 보고된 서울시의 사례를 보면 도로다이어트 사업 대상지에서 교통사고건수가 사업 이전보다 많게는 62%까지 감소하고, 보행환경에 대한 만족도도 크게 향상됐다.

도로다이어트의 방법에는 도로내 차로수를 줄이는 방법과 기존의 차로폭을 줄이는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차로 다이어트는 차로폭 다이어트에 비해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므로 보행환경을 보다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민선 8기 광주시의 교통정책방향 역시 자동차 중심도시에서 보행자 중심도시로 도시공간을 재편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정책전환의 배경에는 그동안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면서도 실제 투자는 자동차를 위한 도로확충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위한 도로를 늘리면 자동차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그럼 늘어난 자동차 때문에 또다시 도로를 늘려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자동차를 줄이려면 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 등 친환경 교통수단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도로다이어트 사업은 기존 도시교통체계를 대전환하는 것으로 자동차 이용자에게는 교통혼잡 등 불편을 초래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민원 등으로 사업추진 시 수많은 난관도 예상된다. 그러나 저탄소, 친환경,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 활성화가 세계 각국의 공동가치가 되어버린 현재 자동차가 주인인 도시에게는 더 이상 미래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멈추고 모이는 공간, 멈취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우리시 곳곳에 조성되기를 기대하며, 도로다이어트에 보다 많은 시민의 관심과 협조, 지지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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