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것과 똑같은 것은 절대 못참아. 한때 마니아들의 엽기 취미로 여겨졌던 ‘디지털 튜닝족‘이 휴대폰 등 디지털기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개성을 추구하는 신세대의 욕구와 맞물려 늘어나고 있다. ‘튜닝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항상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휴대폰은 여러가지 기능을 합쳐 넣기에 적합하고, PC의 경우 조작이 비교적 간단한데다 부피가 커 여러가지로 개조하기가 좋아 튜닝대상으로 인기다.
휴대폰은 겉모습 위주라면 PC 튜닝은 비교적 성능 업그레이드라는 기능에 무게를 둔다. 최근 기술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개조작업을 대신해 주는 ‘튜닝숍‘도 늘고 있다.

◆휴대폰=튜닝족은 드라이버와 드릴, 고급 도색제를 이용하고 전기배선까지 바꿔 기능과 디자인에서 유일한 수제품을 창조해낸다.
숫자판마다 각각 다른 불빛이 나오게 하는 ‘발광 키패드‘, 휴대폰 곳곳에 번쩍이는 큐빅을 다는 ‘큐빅 튜닝‘ , 액정화면의 바탕색과 글자색을 뒤바꾸는 ‘액정반전‘, 안테나의 위치를 휴대전화 아래로 향하게 만드는 ‘어퍼 안테나‘, 벨소리의 크기를 극대화하는 ‘라우더 스피커‘, 등이 인기다.
레이저를 발사하는 ‘레이저 안테나‘와 모기퇴치 초음파를 발생하는 ‘해충제거폰‘까지 연구되고 있다.
튜닝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해주는 업체까지 등장했는데, 현재 전국적으로 200여개가 넘는 숍이 성업 중이다. 키패드 튜닝-라우더 스피커 등은 2만원에 해준다.
◆PC=디지털 튜닝의 원조는 사실 PC다. 비용이 많이 드는 업그레이드 대신 중앙처리장치(CPU) 개조로 PC속도를 높이는 ‘오버클럭‘ 마니아들이 CPU의 열을 식히기 위해 PC의 케이스를 개조하면서 시작됐다.
처음엔 통풍구를 내고 냉각 팬을 다는 것에 불과했지만 나중엔 수냉식 냉각장치, 열전도가 잘되는 알루미늄 케이스로 발전했고, 요즘은 성능보다 외형에 치중하면서 투명케이스에 화려한 네온 등이 달린 튜닝 PC도 등장했다.
PC튜닝은 크게 ▲성능 향상 ▲주변환경과의 조화 ▲모양 꾸미기 등으로 나뉜다.
성능 향상의 경우 다양한 프로그램을 돌리기 위해 5∼6개의 하드디스크를 달고, 다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개의 파워를 연동해 장착하는 식이다. 또 PC를 비좁은 공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벽걸이형으로 개조하는가 하면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동물 캐릭터 모양의 케이스를 꾸미기도 한다.

▲기타= PDA나 MP3플레이어 등도 튜닝의 대상으로 떠으로고 있다. PDA는 낮은 용량의 메모리를 고용량의 메모리로 바꾸는 퍼포먼스 튜닝이 주로 이뤄진다. 하지만 아직은 그 양은 많지 않다. 그러나 개성을 추구하는 사용자들의 욕구와 튜닝족들의 강력한 상상력 앞에 디지털 기기의 대상은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튜닝 정보는 인터넷에 많다. ‘코리아모드‘(www.koreamod.com)는 국내 디지털 튜너들의 사랑방으로, PC를 중심으로 각종 디지털 기기의 튜닝 정보를 제공한다. 그밖에 케이벤치(Kbench.com), 브레인박스(brainbox.co.kr), 테크노아(technoa.co.kr)등 하드웨어 전문 사이트에도 튜너들의 정보교환이 활발하다.

▲디지털 튜닝이란
생활 필수품이나 다름없이 사용하는 PC와 휴대폰 등 디지털 제품. 항상 곁에 두고 쓰는 만큼 내 몸처럼 애착이 가지만 남들과 똑같은 모양, 똑같은 기능이라면 ‘나만의 디지털‘이랄 수 없다. 그래서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을 화려하게 바꾸고, 본래 없는 기능을 추가하는 디지털 튜닝이 등장했다.
튜닝도 세가지 종류가 있다. 페인팅이나 스티커로 겉 모습에 포인트를 주는 ‘비쥬얼 튜닝‘이 있고, 중요 부품을 고급형으로 바꿔 성능을 끌어올리는 ‘퍼포먼스 튜닝‘, 그리고 수십∼수백만원을 들여 부속품을 대폭 바꾸거나 다른 디지털 기기와 결합하는 ‘헤비 튜닝‘이 있다.
디지털 튜닝을 즐기는 사람들을 ‘튜너‘라고 한다. 취미나 재미로 튜닝을 하는 ‘아마추어 튜너‘가 있는가 하면 한달 월급을 몽땅 튜닝에 투자하는 ‘마니아 튜너‘도 있다. 아예 튜닝을 직업으로 삼은 ‘프로 튜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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