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극장, 3~4월 개봉작 공개
28일 日 스즈키 세이준 감독 스페셜
유메지 등 ‘다이쇼 로망 3부작’ 선봬
영화 ‘키메라’·‘라스트 썸머’도 개봉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다이쇼 로망 3부작’ 중 첫 작품인 영화 ‘지고이네르바이젠’

새롭고 다양한 미학적 시도를 통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독립영화’. 독립영화는 다채로운 주제와 소재를 통해 사회적 이슈와 담론 등을 담아내면서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계절의 변화를 시샘하는 봄비가 예고된 3월의 마지막 주, 광주극장이 독창적인 미학을 담고 있는 독립영화 상영작들을 소개한다.

먼저 일본 영화사에서 가장 독창적인 미학을 선보인 거장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다이쇼 로망 3부작’ 특별 상영회가 오는 28일부터 4월 10일까지 펼쳐진다.

스즈키 세이준은 ‘장르의 혁신가’, ‘B급 무비의 거장’, ‘영화계의 기인(奇人)’ 등 파격적인 수식어가 뒤따를 만큼 일본 영화사에서 가장 독창적이면서도 독보적인 미학을 선보인 감독이다.

‘다이쇼 로망 3부작(이하 3부작)’은 탐미주의적 미학이 정점을 찍어 스즈키 세이준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지고이네르바이젠’과 ‘아지랑지좌’, ‘유메지’ 등 3편의 영화로 구성됐다.

3부작은 1920년대 다이쇼 시절 지식인들의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짓눌린 욕망의 뒤틀린 분출을 스즈키 세이준이 자신만의 강렬한 이미지로 표현해 그를 일본 대표 비주얼 리스트로 자리매김하게 한 영화들이다.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다이쇼 로망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 영화 ‘아지랑이좌’ 스틸컷.

이번 특별 상영회에서는 지난해 일본에서 스즈키 세이준의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이 상영된다.

3부작의 첫 작품은 ‘지고이네르바이젠’이다. 영화는 우치다 학켄의 ‘사라사테의 음반’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현실과 공상, 시간과 공간, 생과 사를 방황하는 환상적인 세계를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다.

스즈키 세이준의 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손꼽히며, 제3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과 1980년도 키네마 준보 일본 영화 BEST 10 1위를 차지했다.

두 번째 작품 ‘아지랑이좌’는 다이쇼 시대의 대표적인 작가 이즈미 교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가부키 영화’라는 이색적인 스타일을 취한 스즈키 세이준 미학의 결정판이다.

현실 또는 저승 등 불명의 공간을 떠도는 영화로, 장면 하나하나가 한 편의 회화 작품 또는 설치 미술품과도 같다.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다이쇼 로망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인 영화 ‘유메지’의 스틸컷.

다이쇼 로망을 마무리하는 영화 ‘유메지’는 미인화로 유명한 다이쇼 시대의 화가 다케히사 유메지에 대한 작품이다. 유메지의 일생을 다룬 전기 영화가 아닌 공상가이자 호색한인 유메지의 격정적인 날들을 허구적으로 그려냈다.

영화 ‘유메지’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환상적인 연출로 스즈키 세이준의 절제되면서도 성숙한 파괴의 미학을 엿볼 수 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뚝심있는 감독들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독립영화도 만나볼 수 있다.

일본의 ‘젊은 거장’으로 불리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27일 개봉한다.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류의 자연환경 파괴로 지구의 환경체계가 급격하게 변하게 된 인류세 시대에 자연과 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끈질기게 질문하고 실험하는 생태주의 작품이다.

영화는 자연을 어떻게든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과 자연과 공생하려는 사람들의 이질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영화 ‘키메라’ 스틸컷./네이버 영화 제공

이어 4월 3일 초능력을 가진 도굴꾼의 이야기를 담은 ‘키메라’와 중년여성의 위험한 사랑을 그린 ‘라스트 썸머’가 동시 개봉한다.

영화 ‘키메라’는 ‘행복한 라짜로’의 감독 알리체 로르와커의 신작으로 잃어버린 사랑을 찾는 도굴꾼의 이야기다.

키메라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활동한 한 유적 도굴단을 소재로 제작됐으며,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로마(1972)’를 오마주해 제작됐다.
 

영화 ‘라스트 썸머’ 스틸컷./네이버 영화 제공

영화 ‘라스트 썸머’는 남편이 전처와 낳은 아들 ‘테오’와 금지 된 사랑에 빠진 중년 여성 ‘안느’의 위험한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에로티시즘을 탐구하는 파격적인 소재로 많은 씨네필들의 사랑을 받았던 브레야 감독의 신작으로 제76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개인의 욕망과 금기는 물론 가족의 본질에 대해서도 다채로운 통찰을 전하며 ‘시네마 2023년 베스트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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