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결의 이틀째, 전남대 의대 교수 50여 명 동참, 조선대 33명 사표
29일 이후 일괄 제출할 듯…파견 공보의 ‘역부족’, 지역의료 공백 우려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에 돌입하는 등 의정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26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의과대학 정원 증원 추진에 대한 반발로 전공의가 떠난 광주 상급종합병원 일선을 지켜온 전남대·조선대 의대 교수 80여 명이 사직 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현재까지 전남대학교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 교수 273명 중 50여 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비대위는 오는 29일까지 교수들의 사직서를 받아 취합한 뒤 다음 달 1일 비대위 회의를 열어 최종 대응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이르면 다음달 초 의과대학 학과장실에 일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3일까지 비대위가 벌인 설문 조사에서는 ‘자발적 사직서 제출’에 대한 찬성이 83.7%를 기록했다. 결의를 통해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까지는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에 맞춰 근무하는 준법 투쟁에 나선다.

조선대학교 의대 비대위도 전체 교수 161명 중 33명이 사직서를 냈다. 비대위 주관 설문 조사에선 응답자 129명(78%)이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만큼, 점차 사직 행렬에 동참한 교수는 앞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조선대 의대 비대위 역시 오는 29일까지는 사직서를 받아 놓고 실제 제출할 지는 의·정 갈등 추이를 관망키로 했다.

한 달을 넘긴 전공의 집단 이탈과 전임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병원을 떠나겠다고 예고하면서 정부는 공중보건의·군의관을 추가 투입했다.

전날부터 전남대병원에는 공중보건의 2명을, 조선대병원에는 4명을 추가 배치, 교육 과정을 거쳐 진료에 투입된다. 기존 공중보건의 파견 인력까지 포함해도 전공의 대거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 해소에는 역부족이라고 병원들은 전했다.

의료 취약 지역인 전남도에서는 지난 1차 공중보건의 차출 23명에 이어 이번에도 22명이 상급종합병원에 파견됐다. 전체 도내 공중보건의의 17%에 해당하는 수로, 도서·산간 지역 의료 공백이 우려된다.

대학병원 비대위 측 관계자는 “당장 전문의 교수들이 일선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 정부의 전향적인 대화 노력을 촉구하는 의미로 낸 사직서인 만큼,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29일까지는 사직서를 모으기만 하고 주 52시간 법정 근로시간에 맞춰 진료 업무를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공의 집단 이탈이 장기화되면서 교수들의 피로 누적이 심각한 상황이다. 과로에 따른 의료 사고 위험도 배제하기 어려워 서둘러 사태가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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