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근(여수해양경찰서장)

 

최경근 여수해양경찰서장

천만 관객을 돌파한 ‘서울의 봄’ 영화의 한 장면에서 황정민 배우가 연기한 대사를 패러디하자면 “안전을 지키지 않으면 죽음의 바다, 지키면 안전한 바다 아입니까”라는 말처럼 해양 안전사고 예방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뜻이 통하지 않을 만큼 안전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사고에 대비하는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난해 여수 관내 선박사고는 총 300척이며 이 중 290척이 종사자의 운항 부주의, 정비 불량, 관리 소홀 등 인적 요인에 의한 해양 사고로 전체 사고의 96% 이상을 차지했다.

이렇듯 대부분 어업종사자의 인적요인에 의한 사고율이 높은 만큼 바다 가족 스스로 개인의 편의보다는 모두를 우선시하며 경각심을 가진다면 사고는 충분히 예방 가능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해양 사고 사례를 보면 지난 10일 오후 7시쯤 여수시 삼산면 소거문도 인근 해상에서 9톤급 낚시어선이 승선원 18명을 태우고 항해 중에 대암 이라는 바위섬에 좌초되어 선원 1명이 숨지고 다수의 승선원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해상에서의 사고는 인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구조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사고 역시 선장의 운항 부주의에 의한 과실로 보고 있으며,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안타까운 사고 중 하나였다.

3월 말부터는 봄 행락철을 맞아 해양레저 활동자의 증가와 어선들의 조업량이 많아짐에 따라 안전한 바다를 만드는데 국민의 철저한 사전 예방과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지난해 여수는 글로벌 해양관광 휴양도시라는 슬로건으로 누적 관광객만 2천579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가량 증가했으며, 외국인 관광객 수 또한 23만 명으로 8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지역의 관광객이 늘어나는 만큼 급변하는 해양 치안 수요에 발맞춰 기본에 충실하고 현장에 강한, 국민의 해양경찰이 되기 위해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해양경찰청은 2022년부터 5년간의 연차적 사업으로 미래형 해양 경비체계 전환을 위해 ‘한국형 해양 상황인식 체계’(MDA· Maritime Domain Awareness)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안해역 외에 광역해역에 대해서도 24시간 빈틈없는 상황감시 체계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해양 데이터를 수집하여 처리·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능화된 해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빅데이터 플랫폼’ 추진을 통해 해양 치안 활동에 이를 접목함으로써 각종 해양사건·사고에 있어서도 첨단기술을 이용한다.

특히, 빅데이터 기반으로 연안 안전 취약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여 예방 및 예측 중심의 체계 변화 도모를 통한 해양안전종합망 구축을 지원하고 확대한다.

국민들은 더욱 높은 수준의 치안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간 해양경찰은 국민 친화적 행정과 함께 소통과 배려를 바탕으로 신뢰받는 해양경찰이 되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사고 위험은 어디에서나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해양 사고 예방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안전에는 연습이 없다. 오늘도 국민을 위해 해양경찰은 밤낮으로 바다를 헤치며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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