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지난해 실적 악화 등 이유
창사 이래 첫 전사 대상 희망퇴직
11번가, 4개월 만에 대상 확대 접수
노조 “패잔병 취급받아” 비판성명

 

지속적인 경기불황으로 영업손실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에 경영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마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고, e커머스 플랫폼 11번가도 신입사원을 포함한 전 직원 대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5일 내부게시판에 근속 15년, 과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 모집 공고를 냈다. 신청 기간은 다음달 12일까지다. 현재 이마트가 광주·전남에서 운영하고 있는 6개 점포의 직원들도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된다.

퇴직자에게는 기본급 40개월치(월급여 24개월치)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과 생활지원금 2천500만원, 직급별로 1천만~3천만원의 전직 지원금을 지급한다. 재취업 컨설팅도 제공한다.

이마트는 최근 몇년간 시장 환경이 악화한 만큼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가 점포별이 아닌, 전사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건 창사 이래로 처음이다.

이마트가 희망퇴직에 나선 건 지난해 실적 악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이 29조4천72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연결 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다. 적자의 원인으로는 e커머스의 ‘새벽배송’ 서비스 보편화와 ‘초저가’를 앞세운 중국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까지 가세 등이 꼽히고 있다.
 

e커머스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1번가는 오는 2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11월 만 35세 이상, 5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이후 4개월 만에 대상을 전 직원으로 확대해 다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번 희망퇴직은 2차 넥스트커리어(Next Career) 프로그램 일환으로 진행되며 퇴직이 확정되면 3개월분의 급여를 지급한다. 11번가의 대주주인 SK스퀘어는 지난해 말 11번가 매각을 추진했지만 불발되자, 경영 안정화를 위해 비용 절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갑작스러운 희망퇴직에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마트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마트 사원들이 이제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며 “백화점의 존재감이 미약할 때 이마트라는 할인점의 성공으로 그룹을 키워 온 사원들에게 이제 나가주길 바란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산업이 전환되는 시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시장은 선도하지 못한 채 여기저기 쫓아 다니다 ‘닭 쫓던 개’와 유사한 상황이 됐다”며 “작년에 이자 비용만 4천억원 가까이 지급하는 이마트의 현실이 참담하다”고 밝혔다.

또 노조는 “정말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진행되고 희망을 줘야 할 조건이 돼야 하며 그 이전에 이마트가 희망이 있는 회사임을 고객들과 시장, 사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경영하길 우리 교섭대표 노조는 강력히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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