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인가? 방화범 인가?
마무리 투수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위기의 순간 불을 끄기 위해 등판하는 마무리 투수들이 되레 불을 질러 구단들이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먼저, 기아가 시즌을 앞두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현금 8억원에다 손혁과 김창희를 얹어주고 두산에서 데려온 진필중은 부진을 거듭하다 최근 2군으로 내려갔다.
진필중은 8일 현재 53이닝 동안 3승2패18세이브를 기록, 구원투수 부문 4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9개의 홈런을 내줬고, 볼넷은 무려 21개나 기록해 내용은 최악이다.
진필중은 지난 1일 광주 두산전에 선발로 등판, 1회에만 29개의 공을 던졌고, 투구 내용도 탐탁지 않아 기아 벤치는 2군행을 결정했다.
진필중은 올 시즌 모두 8번의 경기에서 구원에 실패해 ‘소방수가 불을 지른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만 했다.
지난달 22일 대전 한화와의 경기에서 3-3으로 맞선 9회말 진필중은 조현수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줬다. 또 이에 앞서 10-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기아가 패해 올 시즌 최고의 치욕으로 기억될 5월 27일 현대전에서 진필중은 9회말 심정수에게 역전 3점포를 내주며 패배를 자초했다.
특히 몸쪽 공을 던지지 못한다는 게 벤치의 가장 큰 불만이다. 또 단조로운 투구패턴과 자신감을 잃어 마운드에서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 시즌 진필중만이 수난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반기 들어 8개 구단은 하나같이 마무리들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는 조웅천은 지난 6일 문학 LG전에서 팀이 2-1로 이기던 9회 구원등판했지만 LG 홍현우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얻어맞아 체면을 구겼고, 3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9회 이영우에게 끝내기 솔로홈런을 맞아 패전투수가 됐다.
LG 이상훈도 5일 경기에서 6-3이던 9회 마운드에 올라 3안타를 맞고 2실점했고, 삼성 노장진도 6일 두산전에서 1-1이던 8회 등판해 2실점하며 경기를 내줬다. 한화 피코타도 5일 롯데전에서 연장 10회 승리를 날려버려 얼굴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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