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맨’ 육성 소홀, 신구 조화 안 돼
포지션도 불안정…주전 부상회복 시급



여자프로농구 광주 신세계가 요즘 ‘V4’에 빛나는 최강팀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신세계는 지난달 28일 현대와의 2004시즌 겨울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30일 삼성생명전, 2일 금호생명전에 잇따라 패하며 3연패를 기록, 이런 추세라면 금호생명이 보유중인 치욕의 16연패 기록도 신세계가 갈아치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말들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농구 전문가들은 때늦은 세대교체를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꼽고있다.
지난 99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후 신세계는 정선민 이언주 양정옥 장선형과 외국인 용병으로 이뤄지는 ‘베스트 5’진용을 5년동안 그대로 유지해왔다. 하지만 4번이나 정상에 올랐던 신세계는 세대교체가 시급하다는 주변의 여론을 무시했고, 또한 언제라도 코트투입이 가능한 ‘식스맨’ 육성에 소홀했다.
또 유망 신인 보강을 통한 팀 전력 강화보다는 현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느슨한 구단운영이 팀의 노후화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고인물은 썩기 마련. 신세계는 2002 겨울리그 우승을 정점으로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말 첫 시행된 FA제도는 다른 구단에 비해 가장 많은 8명이 소속팀과의 1차 협상에 실패한 뒤 자유계약을 신청했다.
샐러리캡의 제한을 받는 구단으로서는 몸값협상에서 큰 차이를 보인 정선민과 이언주를 내보내며 뒤늦게 세대교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지만 2개의 튼튼한 기둥이 빠져버린 팀의 기반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선수로 예전의 탄탄한 팀웍을 구성하기에는 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새로운 선수 영입으로 아직 안정을 찾지못한 불확실한 포지션도 성적부진의 또다른 원인으로 지적됐다.
정선민과 이언주의 이탈, 보상선수 박은진과 신인 한미라 신혜인 영입 등으로 팀이 새 얼굴로 단장됐지만 ‘적재적소’를 아직 못찾은 분위기다.
특히 상대적인 약체로 지적된 센터진영은 기대했던 용병 크롤리가 제역할을 못해 그나마 허윤자와 양지희가 대신하고 있지만 높이에서 뒤진 이들의 활약은 여전히 미약한 수준. 팀의 활력소로 기대됐던 신인 신혜인도 허윤자가 부상으로 벤치를 지켰던 지난해 11월에는 파워포워드로, 12월에는 이언주 대신 슈팅가드 자리에서, 시즌 시작을 앞두고는 포워드 장선형의 백업요원으로 훈련하는 등 자신에게 어울리는 포지션을 아직 못찾았다.
선수들의 부상 공백도 전력약화의 중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년동안 무릎부상에서 빠져있는 최고참 양정옥은 여전히 회복기미가 없다.
또 가드 임영희도 부상에서 완전한 회복을 하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서보지만 코칭스태프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 무릎 수술을 받았던 포워드 윤미연도 아직은 최상 컨디션이 아니다.
이로인해 차포빠진 신세계는 고졸신인 한미라와 신혜인을 틈틈이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서보지만 이들 또한 높은 프로무대의 벽을 넘기는 아직은 역부족이다.
김윤호 감독은 “아직은 수비와 공격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2∼3경기를 더 치르고 나면 팀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특히 신혜인은 2∼3년후에는 신세계의 주전이 될 기대주”라며 “즉시 전력감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을 보고 선발한 만큼 기용시간을 점차 늘려가며 프로적응을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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