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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가 추진 중인 J프로젝트 사업이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J프로젝트는 ‘서남해안 복합레저도시 건설’사업으로 도가 정부와 함께 해남과 영암 일대 간척지 3천200만평에 대규모 관광·레저·복지·의료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300억 달러의 민자를 유치해 개발에 나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부정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당초 6개 사업지구 중 2개 지구 사업이 중단됐다. 나머지 4개 사업지구도 간척지 소유주인 한국농어촌공사와의 매입가 갈등과 투자사들의 사업포기, 중국 측의 투자규모 축소 등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보다 사업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나 그마저도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업부진 원인 중 하나는 정부의 개발의지가 크게 후퇴했다는 것이다. J프로젝트는 노무현 정부 때 국가시책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관련 부처의 외면과 농어촌공사의 비협조 등으로 인해 탄력을 받지 못했다. 이후 들어선 MB정권은 J프로젝트 사업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 사업이 착수 단계에서만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최초 사업구상이 너무 무리하게, 이상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사업추진의 규모는 큰 편인데 반해 개발을 촉진시킬 수 있는 유인책은 매우 열악한 상태다. 도는 모터스포츠산업과 국제수소에너지 산업을 J프로젝트 추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지만 전남지역의 관련 산업 기반은 아주 낮다. 도는 포뮬러원(F1) 국제자동차경주장 있으니 삼포지구를 모터스포츠 산업중심지로 키울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기업투자와 이전을 유도할 만한 산업기반과 수요가 없는데도 뜬구름 잡기 식의 목표에 매달려 있는 것이다. 그런 주먹구구식 발상으로 사업이 추진됐기에 부동지구의 경우 지난해 말 KDI가 ‘사업타당성이 낮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삼포지구 2단계 부지개발사업의 경우도 최근 들어 먹구름이 끼고 있다. 중국 측이 1조원을 들여 국제수소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투자규모를 2천억원 대로 대폭 줄였다. 현재와 같은 상태라면 J프로젝트는 10년이 더 지나도 활기를 띠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 허가와 같은 결정적 사업추진력이 절실하다. J프로젝트 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 어느 곳에든 카지노가 들어서면 나머지 사업지구는 자동으로 개발이 이뤄진다. 정부의 과감한 결단과 국민들의 합의가 요청된다. 중국의 자금과 관광객을 염두에 둔 J프로젝트 추진을 생각해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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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에서 나오는 말이다. ‘선을 쌓는 집에서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다’는 말이다. 흔히 구걸하는 사람들이 ‘적선하십시오!’라고 머리를 숙이며 손을 내미는 것을 볼 수 있다. 좋은 일을 하라는 뜻이다. 많은 착한 일 가운데 특히 딱한 사람과 불쌍한 사람들 동정하는 것을 ‘적선’이라고 하는 것은 여기 나오는 여경(餘慶)이라는 말과 관련이 있다. ‘여경’은 남는 경사란 뜻이다. 남은 경사는 뒤에 올 복된 일을 말한다. 결국 ‘적선하십시오!’하는 말은 ‘이 다음날의 행복을 위해 내게 투자를 하십시오’ 하는 권유의 뜻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말이다. 이 ‘적선지가 필유여경’이란 말은 거의 우리 말 처럼 널리 보급된 말이다. 이 말은 ‘좋은 일을 많이 하면 뒷날 자손들이 반드시 그 보답으로 복을 누리게 된다’는 뜻이다. 이 말은 ‘역경’에 있는 말로 소개하면 이렇다. ‘선을 쌓은 집은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고 불선을 쌓은 집은 반드시 남은 재앙이 있다. 신하가 그 임금을 죽이고 자식이 그 아비를 죽이는 것이 하루아침 하루저녁의 까닭이 아니고, 그것이 싹튼지는 오래다’. 착한 일이든 악한 일이든 오래 쌓은 뒤라야 복을 받고 화를 입게 된다는 뜻이다. 나무를 심어 과일을 따듯이 꾸준한 노력이 계속 되지 않으면 그 성과를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나무에서 과일을 따지만, 그 관리를 소홀이 한다고 해서 금방 나무가 죽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몇 해를 거듭 게을리 하게 되면 비로소 그 과일밭은 완전히 버리게 된다. 그러나 노력을 쌓아 좋은 결과를 얻기는 어렵고, 게으름을 피워 얻은 결과를 망치기는 쉽다. 복과 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칼럼
남도일보
2012.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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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불과 석달전, 총선 말잔치가 끝났는데 또 말의 성찬이 시작됐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대통령 후보경선에 나선 정치인들이 매일처럼 ‘각오’와 ‘소신’을 쏟아내고 있다. 내뱉어지는 말은 풍성하다. 듣기만 해도 흐뭇하다. 저런 애국자가 따로 없다. 자신의 인생은 없는 듯싶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만 살겠단다. 그런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도 많이 속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말은 대부분 지켜지지 않는다. 되지도 않을 일인데 표를 얻기 위해 무조건 해내겠다고 약속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된다. 사소한 거짓말을 자주하면 조롱받지만 거짓말을 크게 하면 나라를 훔칠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747’공약을 표몰이 수단으로 삼았다. 7% 성장, 4만 불 소득, 세계 7위 경제대국을 만들겠다고 국민들을 혹하게 했다. 결과는? 이 대통령 집권기간 경제성장률은 평균 3%대에 불과하다. 예전보다 살기가 더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많다. MB정권 인사들은 나중에서야 “사실 747은 불가능한 공약 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것이다. MB는 내치에 실패하자 외교활동에 치중했다. 막대한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는 발표가 시도 때도 없이 나왔지만 이도 허황되고 과장된 경우가 많았다. 국민들은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의 공약(空約)에 속았다. 집권후 그는 세종시 문제에서도 말을 바꿨다. 자신과 가족, 측근 때문에 발생한 사건인데도 남의 일처럼 태평스럽게 말하면서 교훈을 주시기도(?) 했다. 가뭄 들어 난리인데도 외국순방하면서 ‘4대강 사업 때문에 한국 가뭄 없다’고 자랑도 쳤다. 지켜보는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오죽했으면 정신과 몸이 따로 노는 ‘유체이탈화법’(幽體 離脫 話法)의 달인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질까? 약속을 가장 잘 지키는 것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백번 옳은 말이다. 마음에 새겨둘 말이다. 그런데 세상살이가 맹세와 약속을 하지 않고서는 배겨나지 못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특히 보스와 유권자에게 충성의 맹세와 약속을 남발해야 하는 정치인들로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이 알아서 잘 듣는 수밖에 없다. 으레 그러려니…하고 넘겨야 한다.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것이다. 성경은 맹세를 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오늘 일 조차 모르는 나약한 인간이 내일 일을 논의하고 약속한다는 게 가당치 않다는 것이다. 머리카락 한 올 검게 만들지도 못하는 나약한 존재들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교만 속에 살고 있음을, 경계하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해야 절대 주권을 지닌 하나님께 순종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어진다. 성경 속에서 맹세의 허망함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는 베드로다. 베드로는 예수가 “오늘 밤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고 말하자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라고 맹세했다. 그러나 베드로는 결국 예수를 3번 부인하고 말았다. 예수와 한 패라고 자신을 지목하는 여종과 사람들을 향해 저주를 퍼부으면서 강력히 예수를 부인했다. 성경은 그 광경을 이렇게 적고 있다. “베드로가 맹세하고 또 부인하여 이르되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하더라”(마태복음 26장 72절) 베드로는 예수를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한 자이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리자 ‘맹세를 하고’ ‘부인하며’ 발뺌했다. 한없이 약하고 초라한 인간의 모습을 본다. 이렇듯 인간은 상황에 따라, 처지에 따라 맹세를 어길 수 있는 존재다. 인간 중에서도, 거짓말을 가장 그럴듯하게 잘해야 하는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각종 맹세가 허망하게만 느껴지는 이유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분들,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다. 어떤 이는 벌써부터 눈 깜짝 않고 ‘통 큰 거짓말’을 마구 해대고 있다. 과거 ‘반호남’(反湖南)의 선봉이었으면서도 “앞으로 광주를 떠 받들겠다”고 맹세하는 그 입이 무섭다. 맹세를 무섭게 여기는 정치인이 돼야 한다. 헛된 맹세에 넘어가지 않는 유권자들의 성숙함도 필요하다.
칼럼
최혁
2012.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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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교육청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전국 시·도교육청 종합평가에서도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9일 발표한 ‘2012년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은 종합 등급에서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가장 저조한 등급인 ‘매우 미흡’을 기록했다. 전남교육청도 전북교육청과 함께 최하위 바로 윗 등급인 ‘미흡’ 평가를 받았다. 평가 결과 광주시교육청은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예체능교과 수업시수 비율’, ‘방과 후 학교 취약계층 지원’, ‘안전한 학교환경 조성’ 등 4개 분야에서 낙제점인 ‘매우 미흡’을 기록했다. 전남교육청은 ‘기초학력미달 비율’,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안전한 학교환경 조성’ 등 3개 분야에서 ‘매우 미흡’ 등급을 받았다. 우리는 장휘국 교육감 취임 후 광주교육환경과 학력이 전반적으로 후퇴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장 교육감은 그동안 전인교육을 지향하면서 학력성취 중심의 학교운영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심화반 학습을 금지시키는 한편 방과 후 야간자율학습 시간도 단축시켰다. 일선학교에 여름방학 보충수업 시간을 대폭 줄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종합평가에서는 ‘진보성향 교육감’이 재임 중인 6개 교육청의 등급이 대체로 낮았다. 개인의 교육철학을 관철시키기 위해 결과적으로 해당지역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광주의 경우 전국적으로 동일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에게 심화학습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학력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대학입시 경쟁에서 이 지역 학생들이 불이익을 입는다는 것이다. 성적위주의 줄 세우기 교육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을 외면하자는 것이 아니다. 시교육청이 전인교육을 내세우고 있지만 관련 교육프로그램의 효용성에는 의구심이 크다. 성적후퇴를 감내하면서까지 받아들일만한 인성함양 효과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와 같은 대입시 구조 하에서는 성적향상이 가장 시급한 교육과제라고 여겨진다. 장 교육감 취임 후 고 3학생들의 학력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중학교 3학년 기초학력 미달비율도 심각한 수준인 것은 결코 간과할 부분이 아니다. 일선 학교장들의 수업재량권을 대폭 축소시키면서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시교육청의 독선과 편협함이 광주교육을 헝클어지게 하고 있다. 학생들의 인권 못지않게 실력향상을 중요시하는 시교육청의 정책변화가 요청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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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우리는 중요한 인생의 전환점을 통과하면서 살아간다. 그러한 전환점을 표시하기 위해서 우리는 보통 특정한 형태의 기념 의식을 치르게 된다. 네덜란드계 프랑스 민속학자인 아놀드 반 게넵(Arnold van Gennep)은 이러한 유형의 기념 의식을 ‘통과의례’라고 부른다. 그는 통과의례를 “장소, 상태, 사회적 지위, 나이의 모든 변화에 수반되는 의례”라고 정의하고 이런 전이 의례를 ‘리미널’(liminal)한 의례, 즉 ‘임계적인’ 의례라고 지칭한다. ‘리미널’이란 말은 ‘문지방’을 뜻하는 라틴어 ‘리멘’(limen)에서 파생된 말이다. 문지방, 즉 ‘리멘’은 집의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거나 방과 방 사이를 구분하는 경계선이다. 문지방을 넘었다는 것은 우리가 이제 이전의 공간과는 다른 공간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통과의례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인간 존재를 변형시키는 ‘인생의 문지방’을 형성하는 의례이다. 통과의례를 겪고 있는 사람은 아직 어떤 방에도 거주하지 못한 채 ‘문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인 것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도 새롭게 변화된 도시 축제로 그 문지방을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해마다 광주에서 열리던 다양한 공연예술축제들이 ‘페스티벌 오! 광주’ 브랜드로 통합돼 운영되고 있다. 지역의 가장 큰 공연 관련 축제였던 광주국제공연예술제가 ‘브랜드 공연 축제’(6월 23일∼7월 21일)로 많은 이들이 공감하며 참여하는 코드로 전환되어 일반 관객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8개의 공연축제 참가작품(현재 3개 작품만 공연)과 부대행사인 ‘님을 위한 문화나무’의 오픈 공연은 사람과 생각의 네트워크를 적절히 가동시켜 문화도시 광주의 상징적인 공연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1일 광주브랜드공연 축제 참가작품인 타악 그룹 ‘얼쑤’의 ‘인수화풍’ 공연을 관람했다. ‘인수화풍’은 6월에 열렸던 제5회 제주 해비치페스티벌 쇼케이스 공연에도 초청되어 각 도시 공연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던 공연이다. 본 공연 시작 전 문화나무 예술단의 ‘님을 위한 공연 무대’는 행사장 로비라는 알려진 장소나 분위기에서 관객들이 새롭게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꿈꾸는 공연을 보여주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을 다양하게 편곡한 오픈 공연은 단순히 프로그램의 양적 늘이기가 아닌 관객 개개인의 고르게 높은 문화적 감수성을 충족시키는 변화된 무대였다. 전문가 그룹의 경험과 기획력, 공공기관의 행정력과 지원이 인상적 문화컨텐츠를 만들어낸 것이다. 본 공연 ‘인수화풍’은 전통음악의 독특한 호흡을 현대에 맞게 재창조하여 드럼과 모듬북 등 다양한 창작악기로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물과 불이라는 원초적 느낌을 타악으로 표현하여 집단신명과 화려한 볼거리를 보여주었다. 특별한 악기 타고는 대북과 통북의 깊이 있는 울음과 힘찬 소리로 관객의 가슴을 고동치게 하고 사물악기를 이용한 동작 중심의 연주는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시원한 물(水)연주와 장중한 불(火)연주는 드라마틱한 타악 퍼포먼스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전체적으로 남성연주자들의 힘찬 몸짓과 그들이 발산하는 기(氣)를 맘껏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최신 기술의 빛과 소리, 색은 공연의 깊이를 더해 주며 그야말로 현장에서 보기 전에는 무대의 크기와 감동의 깊이를 형언할 수 없는 공연이었다. ‘보헤미안 지수’가 높은 도시는 성공한다고 한다. ‘보헤미안 지수’란 화가, 무용가, 작가, 음악가, 배우 등 예술가들이 얼마나 사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다. 창의적인 문화컨텐츠로 성공한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라발스럽다(ravalejar)’는 말은 끊임없는 변화를 꾀하는 것에 대한 극찬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결국 ‘사람은 사람에게’ 무형의 문화 컨텐츠를 전달하는 가장 구체적인 매개다.
칼럼
남도일보
2012.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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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 대선출마를 공식발표한다. 김태호 의원은 내일 대권 도전을 선언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박 전 위원장과 김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경선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8월 20일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현재로서는 박 전 위원장이 선출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대부분 출마선언을 마친 상태다. 문재인 의원과 손학규 고문, 정세균 상임고문, 김영환, 조경태 의원이 이미 출마를 선언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지난 8일 해남 땅끝 마을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오는 12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문재인-손학규-김두관 3강 구도로 대선후보 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대선후보들은 모두들 자신이야말로 차기 대통령으로서 최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각 후보들의 인물우선론은 지금의 정치상황에서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은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지 오래다. 싫든 좋든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고민은 자신들의 지지율 모두를 합쳐도 외곽에 있는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안 교수와 단일화 경쟁을 벌여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 야당의 대선승리는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 교수의 단일화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자력으로 승리할 수 없는 각 후보들의 대통령 적임자 주장에 힘이 빠지는 이유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지난 4년, 이 대통령의 집권기간은 불통과 혼란, 그리고 경제정책 실패로 대다수 국민들이 고통을 겪어야 했던 세월이었다. 자아도취와 독선에 물든 대통령으로 인해 불필요한 사회갈등과 반목이 확장됐다. 계층 간 빈부격차는 더욱 커졌다. 남북관계는 더 경색됐다. 대통령 한 사람의 잘못된 리더십과 고집 때문에 국가 전체가 비싼 대가를 치렀다. 그 책임은 국민들에게 있다. 이명박 후보가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비판적 자세를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전통적 도덕관인데도 이를 하찮게 여기고 경제적 가치에만 최우선을 두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할 것은 경제적 성장이 아니라 도덕과 양심의 회복이다. 그런 시대적 상황에 맞는 후보가 선출되도록 지혜를 모아야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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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자기’란 말은 우리는 될 대로 되라 하는 그런 뜻으로 쓰고 있다. 글자대로 새기면 스스로 자신을 학대하고 스스로 자신을 내던져 버리는 것이 자포자기이다. 이 말은 이루상(離蔞上)에 나오는 말이다. “자포하는 사람과는 함께 일을 할 수가 없다. 예의에 벗어나는 말을 하는 사람을 자포한다 말하고, 자기 자신이 능히 어진 일을 할 수 없고, 옳은 길로 갈 수 없다고 하는 것을 ‘자’」라고 말한다. 어짊(仁)은 사람의 편안한 집이요, 옮음은 사람의 바른 길이라 편안한 집을 비워두고 살지 않으며, 바른 길을 버리고 그곳으로 가지 않으니 슬픈 일이다”라고 했다. 맹자의 말대로 하면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자포’이고, 행동을 되는대로 하는 것이‘자기’이다.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어질고 바른 것을 적대시 하는 적극적인 태도로 볼 수 있고, 행동을 되는 대로 하는 것은 희망을 잃은 소극적인 태도로 볼 수 있다. 아무튼 ‘자포자기’는 착하고 바른 일하는 것을 거부하려는 태도로 말하는 것이다. ‘될 대로 되라’하는 말 자체가 자제력을 상실한 감정의 노예가 되기를 자청하는 말이기도 하다.
칼럼
남도일보
2012.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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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2월 7일 서독 총리인 빌리 브란트가 수행원들과 함께 폴란드 바르샤바의 국립묘지를 찾았던 곳은 나치에 의해 희생된 40여만 명의 전쟁 피해자를 추모하는 묘역이었다. 차갑게 젖은 콘크리트 바닥에 무릎을 꿇은 총리의 두 눈에서는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다음날 그 사진은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며, 사진을 접한 폴란드와 유럽인들은 진심 어린 브란트의 사과와 참회를 받아들였다. 유럽의 언론은 이렇게 평했다.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 이 일로 인해 전세계는 독일을 용서하고 이웃으로 받아들였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일본하면 1937년 남경대학살을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군은 1937년 12월 13일부터 시민 30만명을 살해하였다. 어찌나 목을 빨리 치던지 목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칼날이 목 밑을 지나가는 사진은 일본군의 잔학성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전쟁의 한 가운데서 야만과 잔혹성의 극치를 보였던 일본은 전후 그런 사실을 철저히 숨겼을 뿐만 아니라 남경대학살 자체를 부인하고자 했다. 동경(東京)도지사 이시하라는 ‘일본이 남경에서 대학살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는 중국인들이 꾸며낸 거짓 말’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여 만 명에 이르는 한국인 여성과 소녀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착취를 당한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다. 일본은 아직도 이를 부인하는 것은 물론 진실을 덮으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가 한일(韓日)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사전에 고지(告知)하지 않고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가 국민과 정치권의 반발에 부딪히자 협정의 공식 발효를 보류했다. 이 바람에 일본과의 공동 협정 서명식 한 시간 전에 부랴부랴 일본 측에 사과나 다름없는 양해를 구해야 했다. 대통령과 대통령을 보좌하는 외교장관·국방장관, 외교안보수석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했는지 알 수 없다. 한일 양국은 지난해부터 군사정보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을 추진해왔다. 북한의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군사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일본은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는 둘째 치더라도 여전히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이런 나라와 군사 협정을 맺으려면 그에 따른 국민의 공감대도 있어야 한다. 한 국가가 아무리 뛰어난 정보수집 능력을 가졌다 해도 모두 수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한일협정과 관련한 반일감정을 거론하지만 정보 공유는 냉전시대 적대국 사이에도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도 미국과 러시아는 국제테러와 마약, 이슬람 근본주의, 재래식 무기 및 대량살상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심층적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미국은 냉전시대 중국과도 정보를 공유했는데 이것은 소련을 견제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중소 접경지역 내 소련의 군사력 배치에 대한 인공위성 사진을 주기적으로 공급받았으며 미국은 그 대가로 중국 위구르 지역에 소련의 미사일 기지와 우주선 기지를 대상으로 한 신호정보 수집 기지국을 설립해 운용했다. 일본도 미국과 광범위한 정보 공유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도 일본에 일본 해역 인근에서의 러시아 함정 동태에 대해 정기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북한의 군사 동태와 핵무기 개발 진전에 대한 고급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고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침략의 야욕을 한번도 버리지 않았다. 왜구의 수많은 노략질과 임진왜란에 이어 결국 1910년 한반도를 합병해 수탈과 유린을 자행했다. 진솔한 반성과 사죄는커녕 영토분쟁을 도발하고 역사왜곡을 남발했다. 침략의 면에선 6·25전쟁을 도발한 북한과 다를 게 없다. 게다가 요즘 핵무장까지 도모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과 협정을 맺기 위해서는 국민의 공감대와 중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일본을 매우 싫어하고 있는 이 때, 일본과 너무 가깝게 지내면 중국과 멀어질 것이며, 북한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해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2.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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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폴리(Folly)’ 사업과 관련해 개선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가장 큰 문제점은 시민과의 불통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와 예술인들을 앞장세운 광주광역시의 일방통행 식 폴리사업에 대다수 시민들이 소외감과 생뚱함을 느끼고 있다. 다소 심하게 말하면 ‘잘난 사람들이 별것 아닌 것으로 도심을 꾸민다며 나랏돈을 흥청망청 쓰고 있는’것으로 여긴다. ‘그들만의 잔치’라는 것이다. 광주환경운동연합 등이 최근 “광주시의 폴리사업은 스타마케팅에 의존한 행정의 편의주의적 추진 때문에 시민의사가 철저히 소외됐다”며 “1차 사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기초로 해 2차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매우 타당하다. 광주시민들의 공감대와 참여가 담보되지 않으면 광주폴리가 전시성, 낭비성 사업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이다. 시는 지난해 33억원의 예산을 들여 도심 11개소에 조형물을 설치했다. 특색 있는 조형물을 역사적 유적지와 도심에 세워 관광 명소화 한다는 것이 취지였지만 사업실시 1년 후인 지금,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우선 작품들에 대한 공감대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세계적 예술가들의 작품이니 묻지 말고 받아들여라”식의 시와 비엔날레 측 횡포에 대한 반발이 크다. 도심상인들도 대부분 거추장스러울 뿐이라는 반응이다. 시가 광주폴리 사업을 계속 진행하려면 먼저 사업성격을 분명히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문화가치를 중시할 것인지, 또 광주를 어떤 모습의 문화도시로 가꿀 것인지에 대한 지역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 전통문화가 살아숨쉬는 문화도시가 지향점인지, 아니면 세계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도심공간 구축이 목표인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폴리사업은 유명 작가들이라고 하는 이들의, 국적불명 작품을 단순히 설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리 문화와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이해불가 조형물’ 앞에 시민들은 당혹스럽다. 저게 뭔가 싶다. 감흥이 없으니 한번 보는데 그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결국 도심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시 폴리사업이 일부 문화계 인사들이 끼리끼리 문화 권력을 향유하는 자리가 돼서는 곤란하다. 대중의 공감과 참여 없는 문화는 관제문화이며 죽은 문화이다. 그들의 시각에서 발주·설치되고 있는 광주 폴리 조형물들은 보다 대중적이어야 하고 전통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그들끼리의 소통이 아니라 시민들과의 소통이 시급하다. 광주폴리사업의 전면적인 수정이 요청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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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다. 이것을 ‘자승자강’이라고 한다. 이 말은 ‘노자’ 33장에 있는 말이다. 즉, ‘남을 아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다. 그러나 자신을 아는 사람이 참으로 밝은 사람이다. 남을 이기는 것은 힘이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자기를 이기는 것이 가장 강하다’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왕양명도 ‘산속의 도적을 깨뜨리기는 쉬우나 마음속의 도적을 깨뜨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공자도 ‘나를 이기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仁)이다’라고 했다. 자기를 이긴다는 것은 인간의 육신으로 인한 동물적인 충동과 욕망을 이긴다는 뜻이다. 나폴레옹의 이야기에 이런 것이 있다. 적군의 비밀을 탐색하는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두 장교에게 약속한 상금을 주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보아하니 겁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임무를 수행했다. 그대는 자기의 겁 많은 성격을 능히 이겨낸 참다운 용사이므로 이 상을 준다. 그대는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해낼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이다” 역시 스스로를 이겨낸 사람이 가장 강하다는 노자의 말씀과 공통되는 점이 있다. 스스로를 이겨라, 그러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다.
칼럼
남도일보
2012.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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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자 올해 7월부터 병·의원급, 내년 7월부터는 종합병원급 이상의 전체 의료기관까지 맹장·탈장·치질·백내장·편도·제왕절개·자궁부속기수술 등 7개 질병군 입원환자에 대한 포괄수가제가 의무 적용된다. 포괄수가제(DRG·Diagnosis Related Group Payment System)는 특정 질병에 대해 진찰과 검사, 수술, 입원 등 일련의 치료과정을 하나로 묶어 일정한 가격을 매기는 일종의 ‘입원비 정찰제’다. 한 마디로 환자는 치료의 종류와 양에 상관 없이 미리 정해진 진료비를 내면 된다. 기존에는 산모 A씨가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낳은 경우 일주일간 입원한 입원료와 식비, 마취료, 수술료 등을 더해 총 174만원의 진료비가 나온 경우 환자가 부담하는 총 금액은 74만6,570원이었다. 하지만 포괄수가제를 적용하면 환자가 27만920원만 내면 된다. 제왕절개 수술 시 상처를 잘 아물게 하기 위해 쓰는 약(자궁유착 방지제) 등이 포괄수가제도에서는 보험 적용을 받게 돼 환자가 내는 돈이 줄어드는 셈이다. 백내장 수술을 받는 환자의 진료비는 평균 23만원에서 17만원으로, 치질수술 환자의 부담은 19만원에서 16만원으로 각각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다만 병원에서 7개 질병군 수술 시 사용하는 모든 처치가 보험급여 항목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수술에 꼭 필요하지 않은 일부 항목은 여전히 비급여로 분류돼 환자가 전액을 내야 한다. 제왕절개 수술이나 맹장수술 후에 통증을 줄여주는 무통주사 등이 대표적이다. 포괄수가제하에서도 지금의 행위별 수가제와 마찬가지로 의사 판단에 따라 무통주사를 처방할 수 있고 이 비용은 100% 환자가 부담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행위별수가제(진료 행위마다 개별적으로 진료비를 부과)’를 적용해 왔다. 이는 지난 1977년 의료보험 제도 도입 이후부터 계속해오고 있는 제도다. 환자가 진찰을 받으면 진찰료, 검사는 검사료, 처치는 처치료, 입원은 입원료, 약은 약값 대로 이렇게 따로 따로 가격을 매겨놓고 거기에 횟수 등을 곱해 최종 병원비가 계산되는 제도다. 이러한 행위별 수가제는 의사가 환자에게 진료행위 양을 늘리면 늘릴수록 의사의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반면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면 첫째 환자의 입장에서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7월부터 확대 적용되는 포괄수가제는 그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던 진료항목, 즉 비급여의 일부 항목이 건강보험혜택을 받게 돼 실제로는 시술 방법, 환자 연령, 동반 질환 및 합병증 등 중증 정도에 따라 78개로 세분류하고 또한 의료기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둘째, 과잉검사나 항생제 남용 등을 줄여 국민건강권이 더욱 보호되고 셋째, 병원비가 어느 정도 나올지 미리 예측이 가능해진다. 넷째, 병원이나 의원에도 경영 효율화 기초를 제공하므로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2002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선택적으로 적용해 왔으며 의원 85.3%, 병원 40.5%, 종합병원 24.7%가 이미 참여하고 있는 제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거의 대부분이 입원의료에 대해서는 포괄수가제를 이미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행위별 수가제를 고집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평균 입원 기간이 14.6일로 OECD회원국 평균 입원 기간 7.2일에 비해 2배 이상 길며 의료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해 고스란히 국민에게 건강보험료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포괄수가제가 도입되면 이러한 긴 입원 일수의 문제, 빠르게 증가하는 의료비용의 문제를 조금씩 해결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포괄수가제가 완전 정착되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시대에 걸맞는 적정한 의료비용, 외국인 환자 유치 30만명 시대가 머지않아 다가올 것이며, 전남도가 2007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환자 중심의 통합의학적 치료와 함께 의료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2.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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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무책임한 복지정책 추진으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해부터 경쟁적으로 무상복지 확대정책을 도입했다. 정부 역시 정치권의 요구에 맞춰 무상보육등 상당수 복지사업을 지방으로 이양했다. 그러나 재원대책은 외면한 것이어서 지자체에 심각한 재정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시·도지사 정책협의회를 열고 0~2세 무상보육 지원 중단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재정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과 제도 개선을 당에 촉구했다. 자치단체의 재정을 고려하지 않고 표만 의식하는, 정치권의 포퓰리즘 때문에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거덜 날 위기에 놓여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지방으로 이양된 복지사업비는 급증하고 있으나 분권 교부세는 정체돼 지방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복지를 중앙정부가 다시 국가사업으로 가져가고 지방정부는 집행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강운태 광주광역시장도 “0~2세까지의 무상보육 정책은 대표적인 실정(失政)”이라며 “중앙정부가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는 “국회 지방재정특별위원회를 만들기로 합의했고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게 됐다”며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에 미루려는 졸속한 정책을 끝내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은 정부 측에 복지확대정책을 몰아붙이던 자신들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이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해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무상급식을 치켜들면서 복지확대 정책의 헤게모니를 잡자 부랴부랴 무상보육 실시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재원마련과 같은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 측에 모든 것을 떠넘겼었다. 결국 생색은 정치권이 내고 부담은 지자체가 떠안게 됐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정부에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후안무치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갑작스레 0~2세 무상보육을 시행한 뒤 6개월이 지난 지금, 서울 서초구 등이 무상보육 지원 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 당초 예산 85억원이 이 주내에 바닥날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재원 120여억 원을 마련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전국 지자체가 거의 같은 상황이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표를 잃을까봐 뾰쪽한 대책도 없이 정부만을 압박하고 있다. 복지정책의 중단과 그에 따른 혼란의 책임은 마땅히 정치권이 져야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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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초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 ‘여기 경남인의 기상이 서다’ 라고 쓰여진 표지석이 있었다. 학생들과 동행한 산행에 그 돌 앞에 선 나는 50년대 중엽 도봉산 백운대 정상에서 본 일제가 박아놓은 쇠못을 연상케 했다. 지리산이 경상남도인의 기상을 상징한다고 생각하면서 500년이 간다는 돌을 세운 마음이나 한국의 명산 정상에 쇠못을 박아 영원히 한국의 산맥의 기운을 죽이려는 의도나 추한 욕심에 있어서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돌아와 나는 광주의 한 신문에 칼럼을 써서 나의 분노를 달랜 적이 있다. 그 뒤로 들은 바에 의하면 말썽이 나자 돌은 지리산 정상의 높이를 표시하는 돌로 교체했다. 아마 경남인의 기상을 상징하는 그 돌은 그 옆 어딘가에 지금도 묻혀 있을 것이다. 국립공원 지리산에 구례군이나 남원시, 산청군이나 함양군에 의해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지리산이 그들만의 것인가. 설악산이 양양군의 것인가. 국립공원은 국가적 토지개념으로 지자체가 욕심을 낼 수 없는 절대적 영역이다, 국립공원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지리산의 구례, 남원, 산청, 함양군, 설악산의 양양군 등 지자체가 신청한 케이블카 설치계획을 심의해 생태 훼손을 막을 수 있는 계획을 다시 제시하면 재심의하기로 해 반려했다고 보도됐다. 국립공원위원회는 적당한 방법만 강구하면 언제든지 재심의하겠다는 여운을 남겼다. 그리하여 조만간 언젠가는 지리산이나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될 전망이라는 추측을 낳게 한다. 공원위원회가 면죄부를 찾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본 텔레비전 NHK가 기획 프로그램으로 방영한 ‘그레이트 서미트(GREAT SUMMIT)’, 즉 세계 고산 등정 프로는 젊은 탤런트 등 명사의 세계 명산 등정 시리즈다. 4천m 전후의 세계적 고산만을 찾아다니는 그들의 산행에 한국의 산은 너무 낮고 작아 포함되지도 않는다. 그 프로에 포함된 고산에 설치된 케이블카를 본적이 없다. 그들의 금주 등정은 3천916m 터키의 명산 엘제즈 산이다. 현지 산악인과 같이 이틀에 걸쳐 등산하는 일행은 30년 전만 해도 산의 많은 부분이 빙하였는데 지구 온난화로 지금은 그 빙하가 대부분 유실되었다는 현지 산악인의 안타까운 설명을 깊이 새겨들었다. 고산은 이미 나라나 더구나 지자체의 한계를 벗어난 지구적 개념의 공간이다. 지난 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브라질 리오데 자네이로에서 개최된 ‘RIO+20 지구환경 회의’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1일 무등산 정상 개방행사가 열렸다. 시민 3만이 모였다고 매스컴이 호응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그날 그 행렬에 섞여서 산행한 나는 무등산 정상이 축제장이나 흥행장이 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정상에 스피커를 설치하고 마이크를 가설해 누군가의 산상 수훈 연설을 준비하고 있었다. 무등산 정상은 숭고하고 엄숙한 자리가 되어야 한다. 무등산은 가까이보다 멀리, 가볍기보다 어렵게 접근해야하고 무등산은 현실이 아니라 미래이어야 한다. 무등산은 꿈이어야하고 희망이어야 하고 생명이어야 하고 자연이라야 한다. 개방이란 미명으로 시민의 마음을 자극하면서 광주광역시는 그날 무등산 정상을 북적거리는 도시 거리로 만들었다. 산에 사람이 많을수록 정답이라는 생각은 산을 죽이는 일이다. 나는 산을 사람들과 어떻게 격리해야 할 것인가를 연구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국립공원도 그 일환이라 해석된다. 그것이 산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방법론이라고 믿는다. 무등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국립공원 지정이 성사되면 흥행등산은 중지되어야 한다. 무등산에 대한 사랑은 산을 멀리서 그리워하게 만들고 또한 지구에 대한 위기의식과 연결되어야 한다. 인구 70억은 이미 지구의 감당범위를 넘어섰다. 그 70억이 욕심으로 경쟁하고 있는 현실에서 오늘 위기에 처한 하나뿐인 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 바야흐로 하나님이 움직여야한다고 주장하는 선지자들을 나는 주목하고 있다.
칼럼
남도일보
2012.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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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크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지난 3일 광주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 한 가지가 열렸다. 강운태 광주광역시장과 주철현 광주지검장, 이금형 광주경찰청장 등 광주지역 주요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시청에서 열린 ‘교통사고 줄이기 범시민 실천대회’가 그 것이다. 이날 대회는 ‘자동차 주간전조등 켜기 캠페인’을 중심으로 치러졌다. 광주시를 비롯, 경찰청 등 각 기관에서는 몇 해 전부터 주간 전조등(Headlight) 켜기 운동을 펼쳐오고 있지만 사실 이를 실천하고 있는 운전자들은 극소수다. “환한 대낮에 무슨 전조등이냐”는 거부감과 불필요하게 연료와 배터리를 낭비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크기에 광주시내에서 전조등을 켜고 주행하는 차량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든 실정이다. 낮에 전조등을 켜는 것은 다른 차나 사람들에게 자신의 차에 대해 알려주는 큰 효과가 있다. 내 차와 상대방의 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전남지역 법인택시 1천600여대가 주간전조등을 켜고 운행한 결과 교통사고가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차량 헤드라이트를 켜는 간단한 일이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막은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대낮에도 헤드라이트를 켜고 다니는 차량들이 많다. 갑작스런 폭우나 우박과 같은 기상변화가 심한 탓도 있겠지만 사고방지에 효과가 크다는 것을 체험한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이다. 장마철이 시작되는 지금, 호우나 흐린 날씨에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헤드라이트를 켜는 일일 것이다. 전조등을 켠다고 해서 생각보다 그리 많은 연료가 소모되는 것도 아니다. 시속 60㎞로 50㎞를 주행할때 0.1ℓ의 기름이 추가로 소요될 뿐이다. 주간전조등 켜기 캠페인이 1회성으로 끝나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광주시,경찰청, 교육청, 검찰 산하의 공무원들만 참여하더라도 분위기는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버스, 택시, 화물조합 등 교통단체와 광주은행과 같은 민간업체들이 적극 참여하면 단 시간 내에 범시민적인 운동으로 퍼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광주는 자동차 생산도시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성숙한 자동차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책임도 크다. 주간 전조등 켜기 운동이 광주시를 상징하는 시민운동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법적인 의무가 없는 것이지만 작은 실천이 내 가족과 내 이웃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한 길거리 문화를 만든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2.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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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 재상 맹상군(孟嘗君)은 식객 풍훤에게 자신의 영지인 설읍(薛邑)에 가서 차용금을 거두어 오라고 했다. 그곳에 도착한 풍훤은 차용금을 거두는 대신에, 차용증을 모두 불태우고 백성들에게 맹상군이 그렇게 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맹상군은 제나라 민왕의 노여움을 사 관직을 박탈당하고 자신의 영지인 설읍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설읍 100리 밖에 도착했을 때 그곳의 백성들이 모두 나와 맹상군을 환영해 주었다. 맹상군은 몹시 감격했으며, 풍훤이 긴 안목을 가직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풍훤이 그에게 가로되 “슬기로운 토끼는 잡혀 죽지 않기 위해 자신이 숨을 세 개의 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공께서는 오직 한 곳의 은신처 밖에 없습니다. 아직 안심할 때가 아닙니다. 제가 공을 위해 두 개의 은신처를 더 마련하겠습니다” 라고 했다. 풍훤은 위(魏)나라로 가서 위왕을 설득했다. “맹상군은 능력이 뛰어난 분입니다. 이분을 맞이하는 나라는 국력과 군사력이 강력해지고 번성할 것입니다” 위나라 혜왕(惠王)은 설득당했다.
칼럼
남도일보
2012.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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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대선 출마 행렬에 합류했다. 평가는 극과 극이다. 어떤 이는 그럴 수 있겠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또 다른 이는 박 지사가 어림없는 짓을 하고 있다고 잘라 말한다. 콧방귀를 뀌는 사람들이 많다. 삶의 궤적과 경력, 능력이 대통령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평한다. 심지어 “신문기자 하다가 세월 잘 만나 도지사가 되고 3번이나 연임했으면 출세한 건데, 뭘 더 욕심을 내느냐”고 말하는 이도 있다. 박 지사를 조금이라도 겪어본 사람일수록 대선출마에 대한 평가는 더 부정적인 듯싶다. “관운이 기가 막히게 좋아 저 자리에 오를 수 있었지, 타고난 정치인은 아니다”는 것이다. 박 지사는 화려한 스피치와 간단명료한 논리로 대중을 사로잡는 스타일이 아니다. 말투는 신뢰를 주지만 어눌한 쪽에 더 가깝다. 이렇다 할 쇼맨십도 없다.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외모나 스타일이 아니다. 해직기자 출신인 박 지사가 정계에 입문하게 된 것은 DJ와 인연을 맺고 나서부터이다. 영암출신이고 목포에서 학교를 나온 ‘호남 언론인’이라는 점 때문에 DJ로부터 발탁됐다. 호남정권의 탄생이 그에게 관운(官運)을 안겨준 것이다. DJ정권 때 대통령 비서실 대변인과 국정홍보처 처장을 거쳤다. 그렇지만 그는 지역민들에게는 전혀 생소한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전남지사직에 덜컥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또 다른 관운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 200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비리로 검찰조사를 받던 박태영 전남지사가 자살하면서 치러진 보궐선거는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매우 유리한 선거였다. 당시 보궐선거에 박 지사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그는 단신으로 보궐선거에 뛰어들었다. 수행원도 없이 혼자서 언론사를 방문하고 다니던, 초라한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준비도 없이 선거에 나섰지만 결국 그는 선거에서 이겼다. 잠복해 있던 반(反)열린우리당 정서가 선거를 즈음해 폭발했기 때문이다. 보궐선거 승리는 사실 그의 능력이나 경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열린우리당 후보에 대한 반발과 민주당 후보에 대한 역 선택이 그에게 지사자리를 안겨준 것이다. 그는 이후 무난히 재선했다. 3선의 고비였던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행운의 여신은 그의 편이었다. 전남 동부권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주승용 의원과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민주당 경선 룰에 반발하면서 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것이다. ‘짱짱한 선거 운’이 계속 이어진 것이다. 박 지사의 대선행보에 이 같은 운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민주통합당이 예비경선을 도입할 경우, 현재의 상황이라면 박 지사가 5명 이내의 후보군에 들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인 인지도가 낮은 만큼 ‘국민 70%, 당원 30%’의 여론조사는 박 지사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광주·전남 출신 중 대선후보가 없다는 점은 의외의 변수가 돼 박 지사에게 날개를 달아줄 가능성이 크다. 지금 당장은 대다수가 회의를 나타내고 있지만 광주·전남 사람들의 소외감과 ‘오기’가 발동하면 분위기는 삽시간에 바뀔 수 있다. 박 지사 개인에 대한 호불호(好不好)에 관계없이 광주·전남 사람들이 박 지사에게 몰표를 몰아줄 공산이 크다. 이런 분위기만 형성된다면 박 지사는 또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차고 앉는 셈’이 된다. 박 지사가 ‘광주·전남 민심대변’을 대선출마의 변으로 삼는 것과 무관치 않다. 예로부터 천하를 얻으려면 대의명분이 확실해야 한다고 했다. 이 지역에서 박 지사 외에는 이렇다 할 민주당 대선후보경선 주자가 없다는 점은 박 지사에게 대의명분을 안겨주었다. 혼자서 대의명분을 독차지하게 됐으니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인 것이다. 경쟁자 없이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경선후보로 자리매김 된다는 것은 대단한 정치적 자산이다. 박 지사가 경선에서 탈락하더라도 그의 정치적 입지는 매우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드문 경우다. 전투에서는 졌지만 전쟁에서 승리한 셈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박 지사가 유념해야할 것이 있다. 대의명분은 있지만 대선출마와 관련된 그의 진정성에는 의심이 크다는 것이다. “3선 이후 더 갈 곳이 없으니 나와 본 것 아니냐”는 폄하와 ‘입지확보용 꼼수’라는 부정적 여론이 생각보다 높다. 박 지사의 대선출마 선언에는 이런 의구심을 해소시켜줄 내용들이 담겨져야 한다. 전남도민에 대한 진정한 사과도 필요하다. 진심을 보여주는 그의 행보가 요청되고 있다.
칼럼
최혁
2012.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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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0개국 1천500여 명의 대학생이 참석하는 ‘2012 IYF 월드캠프(World Camp)’가 오는 7일부터 12일까지 광주광역시 광산구 IYF광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국제청소년연합(IYF)이 주최하는 이 대규모 청소년 축제에는 세계 각국의 청소년부 장·차관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광주에서 40개국 젊은이들이 모여 교류를 갖는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2015유니버시아드대회 홍보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또 광주가 지닌 민주의 역사와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려 ‘인권도시’로서 자리매김 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각국 주역을 친한(親韓) 인사로 육성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행사의 가치가 크다. 이번 월드캠프에는 세계 각국 대학생들이 서로의 문화를 함께 나누며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각종 행사가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각국의 대학생들이 자국의 문화를 댄스나 뮤지컬 등으로 선보인다. 또 라이쳐스 스타즈 댄스와 세계 정상급 음악가들의 공연, 그라시아스 합창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 특히 전국 대학생 100여명으로 구성된 라이쳐스 스타즈는 각종 댄스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댄스그룹으로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월드캠프에는 상당수 외국 청소년부 장·차관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2015년 하계U대회의 대외홍보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케냐의 오투마 폴 뇽게사 장관을 비롯 잠비아의 존 피리 장관, 파라과이의 돈 파울로 버나드 리처드 장관 등 20여 명의 장·차관들을 상대로 한 광주시의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요청된다. 이들은 오는 10일 광주 상무지구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만찬을 갖고 청소년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방안도 협의한다. 월드캠프 참가 대학생들은 광주를 비롯해 부산, 대전, 대구, 서울 등을 돌며 각국의 문화공연을 펼친다. 또 명승지 탐방과 태권도 강좌 참여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도 높인다. 이런 다양한 활동은 청소년들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줘 자기계발에 상당한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IYF이 주최하는 청소년 축제는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축제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청소년들의 세계관을 높이고 능력계발의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훌륭한 교육프로그램이라는 평가가 크다. 따라서 이 지역대학생들의 참여와 학부모들의 관심이 요청되고 있다. 대학관계자들과 교육청의 적극적인 동참도 필요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2.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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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재 창조론과 다윈주의의 갈등이 교과서 내용수정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 있는 중이다. 원숭이 재판(미국 테네시주 소재 고등학교 교사가 진화론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기소된 사건) 이후 90여년이 흐른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그런 시비가 일고 있다는 게 다소 의외이긴 하지만, 실존의 영원한 숙제라는 관점에서 보면 누굴 탓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필자 또한 인류성에 도사린 그 근원적 갈등에 어떤 입장을 취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단지 칼럼의 서두에 그러한 갈등의 양상을 밝힌 이유는, 그 상반된 시각이 문화예술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도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는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이다. 다윈주의의 둘레에 쳐놓은 은연중의 장벽 탓인지, 솔직히 진화론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진화론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람들도 사실은 용불용설이나 적자생존과 같은 어휘 몇 개로 인식되는 편협한 영역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진화론 연구자들의 논저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추측하는 것보다 훨씬 더 폭넓게 문화 인류학적 관점들과 다윈주의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음을 확인해볼 수 있다. 특히 문화예술에 대한 진화론적 견해는 독특하다. 다윈주의자들의 문화예술관을 거칠게 개괄해보자면, 미학이론이 있기 전에 이미 인간은 미학적 존재(Homo Aestheticus)라는 관점이다. 이러한 주창은 현대예술의 시발점이라 볼 수 있는 모더니즘 예술철학과 정확히 배치되는 것이어서 또 하나의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예컨대 프랑스 구조주의로 대변되는 모더니즘 미학이 문화엘리트들이 인식하는 계몽적 형식과 컨셉에 의해 예술이 해석된다는 입장에 서있음에 반해, 다윈주의적 입장은 후기 홍적기 시대의 고생인류에도 미학적 본성이 있었다는 논지를 펼치고 있기에 그 충돌의 양상이 심각할 게 당연하다. 그러나 더욱 흥미로운 것은 진화론적 견해가 문화도시를 추구하는 현대 대도시들의 성장철학과 매우 닮아있다는 점이다. 더욱 문화적인 공동체가 더욱 경쟁력을 갖는다(More culture, Better society)는 관점이 문화도시 성장론의 골자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윈주의자들은 예술행위가 생존에 도움이 된 기억이 DNA에 축적되어간 과정으로 미학적 본성 진화론을 설명한다. 경쟁력 추구라는 목표를 두고 문화예술이 생존과 번성의 기제로 활용되는, 매우 유사한 맥락을 이루고 있음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미학적 본성이 종을 유지해가는 데 도움이 됐다는 다윈주의자의 주창은 문화공동체 성장론에 큰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종의 발전은 종과 환경 혹은 종과 종 사이의 대립적 극복을 통해서만이 아닌, 문화예술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우호적인 접촉과 소통을 통해서도 이뤄질 수 있다는 인식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우리가 예술행위와 만나는 태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예컨대 우리가 어떤 공연을 보거나 전시를 체험한다는 것은 예술행위를 그저 향유하는 것만이 아닌 우리 안에 잠재된 미학적 본성과 만나는 과정으로 해석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어원이 우리 안에 있는 어떤 것을 끄집어내는 행위라는 관점과도 그 맥락이 유사하다. ‘왜 문화적이어야 하는가?’ 라는 물음은 문화도시 성장을 꿈꾸는 시민공동체 구성원들 누구나가 한번쯤은 스스로에게 되묻게 될 핵심 질문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답변은 크게 두 가지의 방향에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개인적인 입장에서 문화의 향유는 삶의 다양한 가치와 아름다운 존재방식에 눈뜨게 함으로써 쾌적하고도 안정감 있는 삶, 이를테면 실존의 어메니티(amenity)를 유지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이는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때로 위기적 구조에 놓일 수도 있는 자신의 삶을 지켜주는 하나의 경쟁력으로 간주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집단적인 관점이다. 인류가 진화하고 종을 유지해오는데 미학적 본성이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진화론자들의 주창에서와 같이 문화적인 공동체가 번성을 꾀한다는 지속 성장론이 하나의 답변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21세기 대도시들의 문화도시 성장철학의 튼실한 바탕 한 대목을 창조론의 공세에 몰려 위기에 놓인 다윈주의 예술론이 펼쳐주고 있는 셈이다. 학문은 진리를 찾아가는 길이겠지만 진리 그 자체일 수는 없다. 삶을 대하는 개개인의 태도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문화공동체의 본질이고 보면, 창조론 대 진화론의 논쟁 같은 것이 정치사회적 갈등으로 치닫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우매한 일임에 틀림없다.
칼럼
남도일보
2012.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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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의회와 전남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이 일단락 됐다. 광주시의회의장 선출과 관련해 2일 열린 민주통합당 경선에서는 재선인 조호권 의원이 의장후보로 결정됐다. 조 의원은 이변이 없는 한 6일 본회의에서 의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의회는 지난달 27일 임시회에서 김재무 의원을 민선 5기 후반기 의장으로 뽑았다. 시·도의회의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각종 밀약설이 난무하고 의원들 간의 대립과 반목이 표출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새로 선출된 시·도의회 의장단들이 의정활동에 대한 새로운 각오와 비전을 보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모두들 주민의사를 더 잘 받들고 집행부를 더욱 강력히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시·도의회 의원, 자신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주민에게 봉사하는 의원상을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어느 사이 권위주의에 물든 시·도의회 의원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집행부를 견제하기 보다는 집행부의 뜻을 관철시켜주는, ‘거수기’로 전락해버린 의원들도 있다. 당초의 초심을 잃어버린 것이다. 주민반대에도 불구하고 의회가 의정비를 인상하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해외연수를 빌미로 예산을 과다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 등은 자제해야 할 부분이다. 의회 본회의장이나 의원실이 불필요하게 크고 넓은 것도 권위주의의 답습이라는 점에서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권위주의는 지나치게 꾸미려는 데서 비롯된다. 간소와 실용을 중시하는 의회가 돼야 한다. 광주시의회는 전 현직 시장 측근들의 전횡에 따라 헝클어져버린 행정의 엄정함이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견제와 비판의 기능을 다해야 한다. 국제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갬코 사태와 CCTV관제센터 입찰문제 등 각종 의혹들이 명확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의회역량을 모아야 한다. 집행부에 맞서 소신껏 의정활동을 펼치는 의원들의 수가 더 늘어야 한다. 도의회도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이 요청된다. 도의회는 지금까지 박준영 지사의 뜻에 크게 어긋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 심의·반영활동을 해온 측면이 크다. 김재무 도의장 당선자가 “집행부의 각종 국제행사 유치에 대해 철저하게 따져볼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다. 도의회는 F1대회를 비롯, 각종 국제행사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 일부 의원들의 박 지사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캠프 참여로 의정공백이 발생하는 일도 있어서는 곤란하다. 시·도 의원들은 일하는 의원 상을 보여주는데 주력해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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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한 어리석은 부자가 어느 날 친구 집을 찾아갔다. 그는 넓고 으리으리한 친구의 3층짜리 집을 몹시 부러워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석공을 불러 그러한 집을 지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럼요 그 집을 지은 사람도 접니다”라고 석공이 대답했다. “자, 그럼 저 집과 똑같은 모양의 집을 하나 지어주게나”라고 그 부자가 말했다. 석공은 땅을 파 기초를 잡고 벽돌을 쌓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본 부자가 물었다. “그대는 지금 어떤 유형의 집을 짓고 있는가?” “3층짜리 집입니다” 라고 석공이 대답했다. “하지만 나는 1,2층이 필요없으니 3층만 지어주게나” 라고 부자가 말했다. “아래 두층을 짓지 않고 어떻게 3층을 짓는단 말입니까?” 라고 석공이 반박했다. 석공이 아무리 말하고 설명했지만 그 부자는 오직 꼭대기 층만 지을 것을 고집했다.
칼럼
남도일보
2012.07.0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