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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수돗물오염’ 사태를 지켜보면서 시의 무사안일한 행정에 기가 막힌다. 이번 사고는 담당직원들이 기본적인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고 초기 대응도 허술히 해 빚어졌다. 직원들은 산성도가 강해진 수돗물을 자체적으로 중화하려고 애썼을 뿐 수돗물공급 즉각 중단이나 주민고지 등 사고발생 초기대응을 취하지 못했다. 시장과 상수도사업본부장에 대한 사고발생 보고도 늦게 이뤄졌다. 강운태 시장은 이번 사고를 ‘인재’라 규정하고 초동대처 미흡에 대해 사과했다. 상수도사업본부장을 전격 경질하고 합동점검팀을 구성해 사태를 수습토록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오염 수돗물 공급사고’라는 점에서 이 정도의 조치는 매우 미흡하다. 강 시장이 그에 상응하는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시민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는 사고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강 시장의 보다 진지한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 강 시장은 ‘행정의 달인’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그렇지만 이는 부하 직원들이 올리는 결재서류에 도장을 잘 찍는다고 해서 붙여지는 별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행정전반에 걸쳐 예상되는 사태와 그에 대한 대비상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의 근무기강을 바로잡을 수 있어야 행정의 달인이라는 표현이 무색치 않을 것이다. 이번 사고로 강 시장과 시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실망과 불안감이 매우 커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시민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인데도 강 시장이 14일 경남도청을 방문해 직원들을 상대로 특강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 오래전부터 예정된 김두관 지사와의 교차방문이었기에 취소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이를 연기하고 사고가 발생한 정수장 현장에서 전 간부를 대동해 사고수습을 진두지휘하고 공무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이 올바른 처신이었다. 시와 각 자치구는 이번 수돗물 오염사태를 계기로 유형별 시설관리 및 재해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각종 장비와 시스템 구축에도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물, 공기와 관련된 자연재해와 지진, 화재, 전력중단과 같은 사고에 대해서도 관련기관과의 협조아래 구난·복구시스템을 확충해야 한다. 시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의회도 시민들의 비난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다. 안전한 물 공급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일했고 적정 시설, 인원에 대한 점검과 관련예산 배정을 소홀했다는 점에서 응분의 책임이 있다.
사설
남도일보
2012.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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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남 수구(守舊)란 묵은 관습이나 제도를 비판 없이 그대로 따르는 것을 말한다. 수구가 보수(保守)와 다른 점은 수구는 원리나 원칙에만 얽매여 사회, 역사적인 정세(政勢)는 무시하고 그 원칙론만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는 교조(敎祖)주의적 태도를 말함이고, 프랑스 혁명의 혼란 속에서 싹트기 시작한 보수는 혁명보다는 순차적인 개혁에 가치를 둠으로서 급격한 변화를 반대한다는 점이다. 1989년 12월, 지중해 몰타에서 미·소 정상이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하였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냉전(冷戰)이 개시된 지 40년 만에 일이다. 이보다 먼저 중국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천안문(天安門)사태가 일어나고 동독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또한 이백 년 넘게 지속돼 온 러시아제국의 해체로 말미암아 공산주의 세계체제가 종식되었다. 자유세계가 한국전쟁 이후 40년 만에 공산세계와의 체제 경쟁에서 승리한 것이다. 승리의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공산주의 체제의 비효율성과 자유시장체제의 왕성한 역동성(力動性)을 들 수가 있다. “언뜻 설명하기 난감한 사태가 나타났다. 우리 소련은 활력을 잃기 시작한 것이다. 실패로 돌아간 계획경제의 모순이 더 빈번해 지고, 난관은 누적되기 시작하여 미해결의 문제가 급증했다. 경제적 정체를 비롯해서 사회주의와는 상관없던 갖가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85년 소련의 개혁개방을 추진하였던 고르바쵸프의 말이다. 중국은 등소평이 집권하고 개혁개방이 시작된 1992년 제14차 당 대회 이후, 자본주의체제의 한 변형인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확립함으로써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였는데 이것은 공산주의 틀에서가 아니라 자유 시장경제의 틀 내에서 성장한 결과이다.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은 마르크스 레닌주의가 모든 질병을 고칠 수 있는 만병통치의 약으로 여기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유아적(乳兒的)인 무지의 소산이다” 대륙을 평정한 모택동의 말이다. 이와 같이 공산주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소련과 중국은 역사의 진보 과정 속에 퇴화해 버린 낡은 공산주의 이념을 버리고 그들 자신의 정체성(正體性)을 개혁하고 발전시켜 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세계사의 흐름에 오직 북한만이 공산주의 원형(原形)에 대한 허상을 꿈꾸며 지는 해를 바라보고 슬피 우는 두견이처럼 옛날을 그리워한다. 철 지난 마르크스·레닌사상을 붙들고 변절해버린 소련과 중국을 원망하고, 주체사상(主體思想)이라는 그들만의 교조주의에 목숨을 걸며 세상의 변화에 눈을 감는다. 또한 미군철수, 보안법 철폐, 연방제 통일로 요약 되는 그들의 대남전략전술은 자주 민주 통일이라는 위장평화로 둔갑되어 6·25전쟁 이후 지금까지 박제(剝製)된 언어로 동일하게 대남선전에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오래된 박제들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종북(從北)의 무리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자칭 진보로 둔갑하여 그 수구의 본질을 은폐하고 있다. 주체사상을 우리의 지도사상으로 설정하고 당면 목표를 연방통일조국건설에 둔다(한총련). 남측에서 선군(先君)정치에 호응하는 미군철수투쟁이 강력히 전개되어야 한다(범민련). 주한미군을 완전히 철수시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한다(한국진보연대). 주한미군을 하루빨리 철거하여 미국의 지배양식을 완전히 제거하자(실천연대) 등등 이들 종북 세력들이 내세우는 구호들은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북한정권의 주장과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수구란 무엇인가? 옛 것을 무비판적으로 무조건 따라하는 것을 말함이다. 북한과 동일하게 공산주의 원형을 추종하고 박제된 대남선동 언어를 오랜 세월동안 똑같이 주장하는 그들이야 말로 수구의 표본이다. 북한을 교조주의적으로 추종하는 이러한 종북 세력들의 태도는 역사의 발전에 대한 신념으로 사회적 변혁을 추구 하는 진보와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이러한 수구가 자칭 진보라니?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거스르는 북한의 세습정권이야말로 수구 그 자체이다. 우리 사회에서 북한정권과 유사성을 갖는 집단을 찾는다면 자칭 진보세력이라 칭하는 종북 세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북은 수구의 또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이제는 자칭 진보세력이라 칭하는 이 수구세력들을 몰아내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2.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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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5·18광주민중항쟁 32주년을 기념하는 갖가지 행사가 광주·전남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지난주에는 들불콘서트와 창작가요제 등이 개최됐고 23일까지 세계인권도시포럼과 추모·전야제, 기념식, 인권시상식, 시·도민 한마당, 민주기사의 날, 광주시민 나눔의 날 행사가 광주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그러나 이번 광주민중항쟁 32주년 기념식은 여수엑스포의 열기에 묻혀 국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과 광주·전남 시·도민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있는 계속사업이 부재하고 관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적어서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5·18광주민중항쟁 기념행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광주지역 행정·의회·교육·오월 단체 등 민관단체들이 5·18기념행사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는 기념행사가 매년 비슷해 시민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어서이다. 5월극 상설공연, 추모제, 전야제, 주먹밥 나눔, 마라톤 대회, 헌혈 릴레이 등 20여개 행사가 큰 변화 없이 의례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5·18 행사추진위원회는 ‘나눔과 연대’를 내세워 시민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행사내용은 ‘나눔’을 체험해보기에는 빈약하다. 반목과 갈등을 털어내지 못하고 통합하지 못하고 있는 5월단체들의 실상도 ‘연대’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더 큰 이유는 5월 광주정신이 시민생활 속으로 녹아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활과 거리가 먼, 볼거리 위주 행사가 가져온 결과다. 따라서 군부독재세력의 총칼 앞에서도 서로 아끼고 지켜주던 공동체 정신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시민운동의 전개가 절실하다. 행사위주의 기념식을 시민운동 중심으로 전환시켰어야 했다. 운전문화의 개선과 예절준수, 어르신 공경 등을 광주정신과 접목했어야 한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태극기 걸기 운동도 꾸준히 펼쳤어야 했다. 광주를 ‘민주주의 성지’라 표현하지만 이는 과거 회상적 표현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진행형이면서 미래지향적인 성숙한 5월 광주의 모습을 만들어내는 것이 절실하다. 5월정신의 실천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내 가족과 이웃을 아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5월 정신이다. 내 이웃을 편하게 대하고 어린 아이들을 잘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공동체 정신이다. 5월 정신을 시민운동으로 승화시키려는 지자체와 5월 단체, 시민단체들의 노력이 아쉽다.
사설
남도일보
2012.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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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생원 집 막내딸이 시집을 갔다가 한달만에 근친을 왔는데, 얼굴에 수심이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가 이 애가 아무래도 시집살이가 고되어 그런가보다고 생각하고 물어보았다. “그래 시집살이가 고되더냐?” 그러자 딸이 아니라고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럼 아픈 데라도 있니?” “아뇨, 별로 아프지는 않는데 뱃속에 뭐가 들어 있지 않나 해서요” “그래? 그렇다면 큰일이로구나.” 어머니는 벌써 태기가 있다니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로구나, 생각하고 부랴부랴 이웃마을에 사는 의원을 불러 진맥을 해보게 했다. 그러나 아무리 진맥을 해보아도 이상이 없었다. “아무런 병도 없는 데요” 하고 말하자 딸이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저의 이 서방이 밤에 자러 들어 올 때면 꼭 무 만한 덩이를 갖고 들어오는데 나갈 때는 고추만한 것을 갖고 나가거든요, 그러면 그 줄어든 몫이 어디로 어떻게 돼버리는지 걱정이 태산 같아요”
칼럼
남도일보
201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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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나라 동포들로부터 재미를 톡톡히 보는 나라는 중국이다. 그들로 이루어진 화상(華商)은 중국을 발전시키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몇 년 전 중국 강서성 남창(南昌)시에서 대규모 화교들을 유치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호텔에 여러 가지 반기는 문구들이 있었는데,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우리는 염황(炎黃)의 자손이다’ 라는 글이다. 염황이란 염제(炎帝)와 황제(黃帝)를 말하는데, 우리의 단군과 같은 인물이다. 남창시 바로 옆에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여산(廬山)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진면목(眞面目)이란 말은 중국 송나라 때 시인 소동파의 ‘불식여산진면목(不識廬山眞面目)’에서 나온 말로 ‘여산이 너무나 다르게 보여 진면목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여산의 미려별장은 장개석과 모택동이 기간을 두고 달리하였지만 두 명이 사용한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주은래가 국공합작을 한 곳으로 유명하며, 장개석 부인 송미령의 유물이 많이 남아 있기도 하다. 화상(華商)대회를 위해 여산의 도로를 새로 포장하기도 하였으며, 중국의 약자가 아닌 정자로 입구부터 정상까지 수 십개의 플래카드를 걸어놓은 모습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였다. 세계 한상대회는 2002년부터 서울에서 개최되었으며, 내년 제12차 세계한상(韓商)대회 개최지로 광주광역시가 최종 확정됐다. 전남대 한상문화연구단은 수년간에 걸쳐,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연구해 국제학술대회 발표 등을 통해 한상에 대한 연구기관이다. 임채완 단장은 2006년에 한상대회를 광주에서 치르기 위해 나에게도 부탁해 호남권 전체 호텔을 이용, 개최를 위해 노력했으며, 재외동포재단도 광주에서 한 번 개최하기를 희망했으나 광주시가 특급호텔이 없다는 관계로 포기하고 말았다. 광주에 특급호텔이 없다면 국제대회 유치가 어려운 일이다. 특급호텔이 있는 덕택에 지난 5월 2일 재외동포재단 대회운영위원회는 서울 코엑스에서 제20차 한상대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2013년 제12차 세계한상대회 유치를 신청한 광주시, 부산시, 제주도를 놓고 표결을 실시해 전체 23명의 운영위원 가운데 20표를 얻은 광주를 차기 개최지로 선정했다. 2013년 광주에서 한상대회가 개최되면 3천500명이 대회 기간인 2박3일 동안 지역에 머무르게 돼 직접적 생산유발효과가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향후 지역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1천453억원, 소득유발효과 692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천31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광주시는 올들어 2014년 국제관개배수위원회 총회, 2013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에 이어 이번 세계한상대회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지역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해외동포 기업인들이 한데 모여 한민족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글로벌 경제교류의 장인 한상대회를 광주시가 적극 유치한다고 나선 것에 대해 대대적으로 환영한다. 세계한상대회는 700만 재외 동포와 국내 기업인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한민족 경제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40여개국에서 세계 한상과 국내 기업인 등 3천500여명이 참가하는 국제적인 비즈니스 행사이다. 광주시가 세계한상대회 유치를 위해 대학, 경제단체, 컨벤션센터 등 관련기관이 참여하는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상대회 개최지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한상대회 운영위원들을 대상으로 시장명의의 협조 서한문을 발송하고, 재외동포재단 방문, 운영위원 초청 설명회 개최 등 대회유치 활동을 추진하여 왔다. 광주지역 기업인들이 참여하여 동포 기업인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과 해외지사 설립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상대회는 이 지역의 상품이 더 많은 수출 길을 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세계시장에 눈 돌려야 하는 이 때에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광주가 한상대회를 통해 국제도시로서의 이미지 제고 등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광주시의 발 빠른 전략과 활약을 기대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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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폭력사태로 아수라장이 됐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1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진당 중앙위원회는 당권파가 비당권파들에게 거친 욕설과 함께 폭력을 휘두르는, 최악의 상황을 맞아 중단됐다. 도덕성과 명분이 생명인 진보정당이 보인 추태에 많은 국민들이 개탄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일부 당원의 지나친 친북성향과 과격함에도 지난 4·11총선에서 200여만 표의 지지를 받았다. 이는 실로 대단한 변화였다. 우리사회의 이념계층화가 그만큼 다양해졌다는 긍정적인 점과 급진세력의 급속한 확장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안고 있는 변화였다. 그러나 이번 폭력사태는 우리 사회의 진보가 ‘모순의 진보’라는 것을 드러냈다. 그동안 진보세력들은 척박한 정치 환경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정치·경제·사회적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보수층에 맞서 노동권 확보투쟁과 보편적 복지확대를 통해 지지세를 꾸준히 넓혀왔다. 일부 보수 세력으로부터 종북 좌파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보수세력의 지나친 기득권 고수에 염증을 느낀 노동자, 청년층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커졌다. 그러나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경선부정 수습책 과정에서 보여준 아집과 독선, 그리고 중앙위원회에서 터진 폭력사태는 진보세력의 실체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생각된다. 통진당을 장악하고 있는 당권파는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당권파의 전횡을 감안하더라도 비당권파 역시 타협을 이뤄내지 못하고 폭력사태를 부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상당수 진보 진영 인사들은 이날 폭력사태를 지켜본 뒤 “한국 진보세력에 조종이 울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판 속 지지를 보내던 상당수 국민들이 돌아섰다. 진보세력의 도덕성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와 불명예를 안겨주었다. 야권연대를 통해 정권을 탈환하려 했던 민주통합당과의 관계도 틀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영향력의 급속한 쇠퇴가 예상된다. 그동안 진보세력은 보수세력의 정치적 스캔들이나 사회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진실규명과 사회정의 실현을 외쳐왔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변명과 괘변으로 덮는 데만 급급해 했다. 정의는 오간데 없고 정파 간의 힘겨루기만 존재했다. 자신들이 낡은 정치세력이라 비난하던 기성정치권 보다 더 추한 모습을 보였다. 진보세력의 반성과 자기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 국민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진보는 그들만의 ‘우물 안 진보’에 머물 것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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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짓는 소리가 너무도 요란해 잠결에 일어나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보니 도둑놈이 마루 밑에 납작하게 엎드려 있었다. 그래서 주인이 기다란 막대기로 마루 밑에 대고 쿡쿡 사정없이 찔렀다. 그러자 도둑놈이 고개를 홱 돌리면서 말했다. “에잇, 장난이 심하군 그래! 그러다가 내 눈이라도 찌르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거냐!” 주인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했다. “어! 이놈 봐라 내가 지금 도둑하고 농을 하고 있을 줄 아냐?” 그런데 자꾸 부시럭 부시럭 그러기에 어쩌려는가 싶어 보고 있었는데 놈이 밖으로 기어 나오더니 주인 앞에 턱 버티고 서는 것이었다. “이놈이, 난 이래 뵈도 근본이 양반이다, 왜 도둑님이라 하지 않고 도둑놈이라고 하는 거냐! 이놈 난 아직 네 집의 물건을 훔친 것이 없으니 죄가 없다! 너 보듯이 이렇게 가만히 엎드려 있는 것뿐이잖아. 그러니 죄가 있을 리가 만무하지만, 넌 상놈이 감히 양반을 욕했으니 당장에 법으로서 죄를 받아야 마땅하니라. 천하에 고얀놈 같으니!”
칼럼
남도일보
2012.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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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섭 5월 가정의 달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그리고 성년의 날이 있다. 인생의 가장 소중한 성공은 가정에 있으며, 세상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관점에서 보면 자녀를 양육하는 것보다 귀중한 일은 없다고 한다. 가정(HOME)의 의미는 희망(Hope)이 샘솟고 치유(Healing)가 항상 일어나는 곳, 한 몸(One Body), 한 지체의식이 넘치는 곳, 믿음, 소망, 사랑의 가정을 이루려는 사명(Mission)을 공유하는 곳, 거친 세파를 이겨나갈 에너지(Energy)를 넘치도록 공급 받는 곳이다. 가족(Family) 공동체에서는 믿음(Faith), 권위(Authority), 사명(Mission), 정체성(Identity), 사랑(Love), 섬김(You third)을 배우는 곳이다. 자녀는 부모를 믿고 따르며, 부모는 자녀를 끝까지 믿어주어야 한다. 가족 공동체는 어른과 아이 사이에서 권위, 즉 질서를 배우는 곳이며, 부모보다 더 위대한 생을 살도록 자녀를 제자 삼는 사명을 배우며, ‘나는 누구인가?’의 정체성을 배우며, 하나님과 이웃 사랑, 그리고 자기 사랑을 배우는 곳이며,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섬김을 몸소 배우는 곳이다. 이렇게 좋은 가정의 달에 사회 도처에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도 무너지고, 이제는 교회까지도 흔들리고 있다. 사회와 교회의 기본 단위인 가정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의 시발자가 아버지요, 생명의 시발자가 아버지요, 관계의 시발자가 아버지인데, 아버지가 자기의 역할과 구실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기에 빚어내는 비극이 오늘날 가정의 붕괴이다. 이제는 정치를 논할 때가 아니라, 가정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이다. 이 땅을 고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가정들을 먼저 회복시켜야 한다. 가정에서 관계, 역할, 신뢰, 사랑, 순결을 회복시켜야 한다. 이제 가정 구원을 위해서 교회가 나서야 할 때라며 한국 아버지학교가 시작되었다. 세상의 많은 학교가 있지만 아버지학교는 필자에게 매우 생소했다. 아버지학교는 이렇게 시작한다. “주님! 제가 아버지입니다. 아버지! 가정은 아버지를 필요로 합니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삽니다. 아버지! 돌아오십시오. 가정이야말로 아버지가 일하실 곳이요, 가정이야말로 일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가정이야말로 당신의 이름을 남기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영원한 주제는 변화와 성숙이다. 진정한 변화와 성숙은 치유로부터 시작된다. 치유는 관계의 회복으로부터 시작된다. 인간관계의 시작은 바로 아버지이다. 아버지와의 관계 회복이 바로 변화와 성숙의 출발점이다. 변화하고 성숙한 아버지가 가정을 세우고, 황무한 이 땅을 회복시킬 수 있다. 아버지들의 변화와 성숙을 위하여 아버지학교가 마련되었다. 아버지학교의 특징은 이 시대 이 땅을 변화시키려는 하나님의 꿈이 걸려있고, 행복한 가정에 대한 아내들의 소망과 밝은 미래를 향한 자녀들의 바람이 걸려 있는 놀라운 치유와 회복의 역사가 있는 학교, 단순히 이론과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 아니라, 여러 가지 숙제와 나눔을 통해서 배운 것을 삶 속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학교, 믿는 사람들과 믿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으며, 동서와 남북의 지역을 초월하고,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 배운 사람과 못 배운 사람, 그 누구든지 어울릴 수 있는 학교이다. 이 학교를 통하여 필자는 자신을 돌아보고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고, 아버지가 변화의 주체임을 자각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깨달았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고, 아버지, 남편의 역할을 능동적으로 수행하며, 가정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으며, 자녀에게 하나님을 바로 심어주는 아버지로 바뀌었다. 그러나 아직도 아버지는 공사 중이다. 단지 기본으로 돌아가, “나부터, 작은 것부터, 소중한 것부터 시작할 뿐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2.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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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세계박람회가 12일 개막된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한 여수엑스포는 오는 8월 12일까지 열린다. 여수엑스포는 국가이미지를 높이는 것 외에도 경제·지역발전에도 대단한 효과가 기대된다. 전남과 여수 일대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 세계적 관광명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시시설을 잘 유지하고 활용할 경우 외화획득 및 고용창출 등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수 엑스포 전시관은 그 규모와 시설 면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주제관과 해양생물관, 해양사업기술관, 한국관 등은 세련되고 화려하다. 동양 최대 아쿠아리움 등 볼거리도 많다. 특수효과를 이용한 미디어 쇼 등 즐길 거리도 풍부하다. 외견상 성공적 개최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운영의 질이다. 하드웨어는 최상급인데 소프트웨어의 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방문객들의 숙박과 식당이용, 이동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지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상황에서 숙박문제는 묘안이 없다. 바가지 요금을 강요하지 않는 숙박업체들의 자제와 친절하게 관광객들을 모시려는 정성만이 원거리 지역 숙박 관광객들의 불편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그러나 교통난은 시민들의 적극적 협조가 있다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민들의 동참이 요청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자제가 필요하다. 외국인이나 수도·영남·중부권 관람객들이 몰리는 휴일이나 오전 시간대를 피해 평일이나 오후 관람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손님을 맞는 주인의 입장에서 지원하고 힘을 보태는 자세가 절실하다. 여수시와 조직위는 시민들의 협조가 엑스포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시와 조직위의 자세변화도 필요하다. 시와 조직위는 시민들에게 청결·질서·친절·봉사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관계자 상당수는 불친절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람객들의 편의시설이나 진행요원교육· 배치를 소홀히 한 채 시민들에게만 불편을 강요하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직위 등은 예행연습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을 해결하고 개선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하루 10만~30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만큼 불편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모든 불평을 해소시킬 수 있는 것은 친절함 뿐이다. 시 공무원과 조직위 관계자, 진행요원 모두 미소와 상냥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친절과 봉사, 시민들의 협조로 여수엑스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기원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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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희 15주년을 맞이하기까지 건재함을 축하하는 게 아닙니다. 발행 부수가 늘어남에 대하여 축하하는 게 아닙니다. 흑자 경영에 대하여 축하함도 아닙니다. 높아진 인기에 대하여 축하함도 아닙니다. 소음으로 두통이 일어날 지경이지만 정작 들어야 할 소리는 듣지 못해서 괴담에 유혹되어 마음을 빼앗긴 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진정으로 들어야 할 소리를 들려주는 남도일보를 축하합니다. 불속에 날아드는 불나비처럼 보지 않아야 할 것을 보고 중독과 고통의 늪으로 빠져드는 사람들에게 꼭 보아야 할 것을 보여주는 남도일보를 축하합니다.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해서 손해를 보고 낭패를 당하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해야 할 말을 기필코 하고야 마는 남도일보를 축하합니다. 금권과 권력에 흔들리지 않고 정도를 가는 남도 일보를 축하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집착하지 않고 본질을 파악하는 경영진이 있음을 축하합니다. 가장 풍요롭고 안락을 세상을 살면서도 가장 불행한 삶을 사는 것처럼 원망과 불평이 많은 세상에서 긍정의 가치를 전하는 남도 일보를 축하합니다. 차별과 냉대로 상처받는 남도 사람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상실감을 극복하게 하는 남도일보의 창사15주년을 축하 합니다. 이제 남도 일보가 차별과 냉대로 상처받은 남도인을 위로하고 용기를 주며 나아가 온 나라국민의 마음을 껴안는 언론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시장만능주의 정신으로 만인이 만인의 이리로 전락한 이 시대에서 아량과 여유를 고심하는 신문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 깊은 사고의 여유를 가질 수 없는 시대적 상황에서 존재의 의미를 사유하는 교육 언론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차가운 세상인심의 기류를 막고 훈훈한 대한민국의 언론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사시사철 쉬지 않는 해풍을 맞으며 바위 위에서 꿋꿋하게 푸르름을 잊지 않는 해송(海松)처럼 남도 일보가 열악한 환경을 이기고 명실공이 대한민국의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축하합니다.
칼럼
남도일보
201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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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창조도시 조성에 주도적 역할을 ‘참다운 지방신문’ 남도일보 창사 15주년을 148만 광주 시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김상풍 회장님과 박성호 사장님을 비롯한 임직원과 애독자 여러분께도 따뜻한 인사를 전합니다. 남도일보는 반 세대에 이르는 동안 ‘유익한 정보전달, 올곧은 여론형성, 정직한 인재양성, 건강한 사회구현’을 실천하며 지역민에게 돈독한 신뢰를 쌓아 왔습니다. 책임 있는 주장과 깊이 있는 분석으로 미래 비전과 창조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정책 언론의 역할을 다해 왔습니다. 우리 광주는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역사의 중심에서 큰 물줄기를 바로 잡아 온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광주는 우수한 두뇌가 있고 문화예술의 역량이 넘치며 열정적인 에너지가 시민의 피 속에 흐릅니다. 시대정신을 이끌어 온 우리 광주는 남도일보의 성원에 힘입어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문화예술이 꽃피는 도시, 첨단과학 산업의 도시를 큰 축으로 삼고 ‘행복한 창조도시 광주’를 향해 나가고 있습니다.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이자 대한민국 연구개발 특구, 문화산업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돼 자동차와 가전정보, 광산업, 문화콘텐츠,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참여와 소통을 바탕으로 구 도청 별관 문제, 하계U대회선수촌 조성, 야구장 건립, 프로축구단 창단 등 오래된 숙제를 해결했고 5·18민주화운동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으며 ‘UEA 정상회의’를 개최해 세계 환경도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광주는 한국은행이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했고 보건복지부가 ‘가장 건강한 도시’로 꼽았으며 정부 종합평가에서 특·광역시 중 대상을 차지함으로써 3관왕에 빛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남도일보가 민주시민의식을 함양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었듯이, 앞으로 시민 역량을 모으고 밝은 미래를 앞당기는 데 주체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시는 남도일보와 함께 2015세계디자인연맹총회,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를 성사시키고 국제대회의 성공을 바탕으로 시민이 행복한 창조도시를 이뤄가겠습니다. 창사 15주년을 맞아 쑥쑥 커나고 무궁무진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남도 발전과 미래에 지혜 모아 주길 남도일보 창사 1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남도일보는 그동안 ‘참다운 지방신문’을 지향하며 늘 처음처럼 역동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새 길을 제시해 주는 도민과 함께 한 다정한 벗이었습니다. 매사 철저한 분석과 비전있는 대안을 제시하면서 미래 가능성의 지평을 넓혀와 정론지로서의 올곧음을 지켜 왔습니다. 이런 인내와 진실에 대한 열정, 그리고 굽히지 않는 언론사명이야 말로 오늘날 남도일보가 지닌 최고의 자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남도일보 가족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전남 또한 남도일보의 큰 힘과 지혜를 통해 풍요로운 전남을 구현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일찍이 농업이 부강한 전남을 구현하기 위해 친환경농업을 선택하고 정착시킨 것은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농업인들에게 삶의 의지를 심어주고 떠나는 농촌에서 정착하는 농촌으로 탈바꿈한 것도 친환경농업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세계의 시선과 관심이 집중된 2012여수세계박람회와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국제농업박람회, 그리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 등 4대 국제행사는 분명 전남의 큰 변화와 혁신을 가져다 주게 될 것입니다. 남도일보가 당장 여수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도민들의 관심과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여론조성에 더욱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치러질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국제농업박람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등도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도민 의식 개선과 홍보에 더욱 더 앞장서 주길 당부드립니다. 또, 시장개방에 따라 위기에 놓여 있는 농어촌의 미래를 위해서도 현장중심의 참신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남도문화의 발전과 공유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기대합니다. 남도일보가 미래를 위해 이런 지혜를 주신다면 우리 전남은 분명,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전남이 될 것으로 저는 확신합니다. 아무쪼록 남도일보가 창사를 즈음해 지역발전은 물론 지역화합과 국민통합의 시대를 선도하는데 앞장서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다시한번 창사 15주년을 축하드리면서 임직원 여러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칼럼
남도일보
201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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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풍 남도일보가 창사 15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남도일보를 아껴주신 광주·전남 시·도민, 그리고 애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여러분들의 애정과 성원이 있었기에 남도일보가 호남을 대표하는 정론지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더 올립니다. 남도일보는 여러분들의 사랑과 격려에 힘입어 튼튼한 언론나무로 성장했습니다. 15년 전, 남도일보는 신개념 언론으로 선을 보였습니다. 성역 없는 취재와 참신한 편집, 알찬 제작에 많은 분들이 박수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렇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광고시장 위축과 거대자본을 앞세운 중앙언론사들의 지역 언론시장 장악으로 힘겨운 세월을 보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남도일보는 정론직필의 정신을 잃지 않았습니다. 물질적으로는 부족했지만 기자정신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편집국 기자와 광고·총무국 사원, 가족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힘을 보태면서 그 어려웠던 나날들을 함께 헤쳐 나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모든 어려움을 다 극복하고 제2의 창간이나 다름없는 지면혁신과 취재인력보강에 나서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남도일보를 강한 신문이라 평가하고 있습니다. 날카로운 비판이 강점이라고 합니다. 끝까지 파고 헤치는 독종신문이라 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속 시원한 기사가 가장 많이 실리는 신문이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합니다. 이보다 더 큰 칭찬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론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고 인정해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에 위로를 받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우선 취재인력이 부족한 탓에 기사의 내용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내부지적이 큽니다. 다행스럽게도 남도일보는 지난해부터 수습기자를 대폭 채용해 능력 있는 취재기자로 육성해 가고 있습니다. 심층취재의 폭과 깊이가 더 커지고 깊어질 것입니다. 편집 역시 보다 세련되게 이뤄질 것입니다. 남도일보는 다양한 가치와 주장을 수용하지만 공공의 이익과 올바름을 최우선 보도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나라 전체에 넘쳐나고 있는, 헤아릴 수 없는 정보를 지역성과 공공성을 기준으로 선별해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선 기자와 데스크들의 끊임없는 자기정진이 요청됩니다. 이런 부분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광주·전남인의 시각에서, 더 나아가 국민의 입장에서 지역과 나라발전에 유익한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하기 위해 회사 임직원들은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혁신의 시대에 걸 맞는 지식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자기계발에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한국 언론진흥재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각종 기자연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해 구성원들의 자질을 높이겠습니다. 남도일보는 올해 다양한 정보공유와 실시간 소통을 위한 SNS 기능을 넓힙니다. 데이터베이스와 모바일 통신망 구축을 통해 애독자 여러분께 실시간으로 주요 뉴스를 제공할 방침입니다. 다음 달에는 모바일 상으로 접수되는 여러분들의 제보와 의견이 지면제작에 곧바로 반영되는 시스템이 완료될 예정입니다. 남도일보가 광주·전남 소통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수 만 명의 애독자와 회원들에게 모바일을 통해 주요 뉴스가 실시간 무료 전송됩니다. 이외에도 여러분들의 눈과 귀를 더욱 밝게 해드리는 여러 가지 기획과 사업들을 꾸준히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사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각계 전문가들의 칼럼도 더욱 많이 싣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담아내는 지면도 차츰 늘려가겠습니다. 남도일보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가정과 효와 같은 전통 가치들을 보전하고 이를 지켜 가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편으로는 다민족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건강함을 위해 이주민들과 같은 주변에도 깊은 애정과 관심을 쏟겠습니다. 함께 동행하는 신문, 함께 웃는 신문, 함께 생각하는, 어깨동무와 같은 신문이 되겠습니다. 저희 남도일보 임직원들은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겠습니다. 개인의 발전을 위해, 또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며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되겠습니다. 그런 저희들의 뜻을 창사 15주년 기념사에 담아 여러분들께 널리 알립니다. 더욱 많은 격려와 성원, 그리고 가르침이 있기를 부탁드립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여러분들의 가정과 직장, 생업의 현장에 가득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칼럼
남도일보
201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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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월이 왔다 또 다시 오월이다 넘쳐나는 꽃, 마디마디 물결쳐오는 얼어버린 가슴 녹아져, 아 우리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이제 막 문을 나서며 굽이굽이 펼침막으로 무등을 소요하는 노래, 오랜 기억의 축제여 다시 살아나리라, 애기나리, 산자고, 조팝나무, 이팝나무, 덜꿩나무, 때죽나무, 아버지의 걸터앉은 지게를 본뜬 으아리꽃 푸른 잎 돋아, 싱그런 열매 그런 산딸기 보았는가 어머니여, 울다 지쳐 쓰러진 오월의 어머니여 무등을 보라, 한발 한발 건너오르는 철쭉의 무리들 그대들의 손길이 타오르고 있다 동이 트고 은빛 수정병풍 기를 품는 상고대 무등의 천제단에 무수히 날리는 애원 기억하라, 남도여, 우리가 살아있는 이유란다 산도 강도 아우러 살아가는 이유란다 나날이 헛되지 않는 건 몸을 태울 무등이 있기 때문이란다 아픈 가슴 일으켜 세우는 산이 있기 때문이란다 남도여, 울부짖으라. 벌겋게 타오르는 봄, 이제 오월이다 우리들의 봄 잊지 말자 2 시간이 빈다 알을 품은 새가 고독을 놓고 갔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새. 앉아 노는 시간 마루턱을 지키는 햇살 남도여, 사로잡으라, 찬란히 불타올라라 시간의 마지막 순간을 움켜쥐어라. 이효복 시인은 전남 장성 출생으로 조선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한국작가회의회원이자 광주·전남 작가회원인 그는 시집 ‘풀빛도 물빛도 하나로 만나’를 발간했다. 부부교사·부부시인으로 KBS 광주방송총국 ‘남도춘추’에 방영된 그는 지난 2007년까지 벌교여고·보문고·전남여고·전남고 등에서 교사로 재직하다 퇴직후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눈동자’·‘영산강’ 등의 시를 발표한 그는 광주에서 글이랑 출판사와 지혜의 샘터 국어·논술 전문 학원을 운영하면서 무등산과 광주를 주제로 한 시집을 내기 위해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다.
사설
남도일보
201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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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정순이씨가 남도일보 창사 15주년을 맞아 ‘시간으로의 여행 2005’란 축화를 보내왔다. 그의 그림은 상념의 세계를 보여준다. 기억의 촉수를 뻗어 뭔가를 떠올리는 일, 그것은 정순이에게 있어서 그 자체 작업의 테마이기도 하다. 그의 추상 안에 존재하는 피사체들은 매우 평면적이고 때로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내면에 끊임없이 나타내는 이미지들이다. 청색조의 화면은 그의 회화가 다름 아닌 환상의 세계에 터잡고 있음을 말해주는 징표이다. 창사 15주년을 맞은 남도일보는 시민들이 현재 눈과 귀가 닿지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알 수 있는 눈과 귀가 되어준다. 또한 이는 현재의 보고인 동시에 우리 삶의 아카이브가 된다. 내가 회화 안에 시간을 거슬러 가는 즐거운 여행의 형이상학적 공간도 마찬가지이다. 작가 정순이 제9대 한국미술협회 광주광역시지회 지회장인 정순이 작가는 조선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와 조선대 대학원 순수미술과를 졸업했다. 조선대 미술대학 겸임교수 등을 역임한 그는 2005년 중국 상해 아트페어와 2007년 뉴욕 아트엑스포 등 수 많은 국내외 단체전 및 기획초대전에 참여하면서 전업작가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12회 전국 예술대회 대상을 받은 그는 경기 미술대전 운영위원, 남농 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전남도 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사설
남도일보
201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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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광주·전남 시·도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광주 5·18이 세계민주화 운동에 한 획을 긋는 기념사적 사건이었지만 시민생활운동으로 접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5·18정신을 승화시키기 위한 방안이 모색돼 왔지만 광주정신은 명문적(銘文的) 정신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전적으로 광주·전남 시·도민의 잘못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5·18의 주역이라고 자처하는 투사들과 투쟁경력을 바탕으로 정치계에 뛰어든 인사들의 자 기 모순적 행동에서 비롯된 일이다. 일부단체들은 화해와 용서라는 광주정신을 저버린 채 대립과 갈등으로 일관했다. 주역들 스스로가 실천하지 못하는 정신을 시민들과 국민들이 받아들일 리 만무다. 5·18 관련 인사 상당수가 정계와 지역사회의 지도자로 등장했지만 사실 존경 을 받았던 인물은 극소수다. 많은 이들이 5·18 투쟁경력을 내세웠지만 희생보다는 탐욕을, 용서보다는 증오의 모습을 더 자주 내비쳤다. 이런 탓에 사회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5·18정신은 동력을 잃었고 결국‘그들만의 운동’혹은‘그들만의 기념식’으로 전락한 원인이 됐다. 5·18 정신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실천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 다. 광주정신은 정의와 원칙을 중시하는 정신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비리를 저지르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광주정신을 실현하는 방법이랄 수 있다. 광주정신은 또 공동체 정신이다. 노약자와 아이들을 보호하고 양보운전을 하는 것이 80년 당시의 광주정신에 부합되는 일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질 않다. 광주시민들 스스로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라 부르 고 있지만 이는 과거회상적 용어다. 정의와는 거리가 먼 각종 불법과 탈법이 성행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갈등도 원만한 대화를 통해 해결되기보다는 다툼과 편 가르기에 의해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자기반성을 통한 5·18정신의 회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광주지역 행정·의회·교육 기관과 오월 단체 등이 5·18기념행사의 시민동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시의적절한 호소였다고 생 각된다. 구체적인 참여 방안으로 국기 게양과 집 앞 청소하기, 기념일에 흰옷 또는 검은 옷 입기, 주먹밥의 날로 선정하고 나눔을 실천하기, 5·18 헌혈릴레이 동참하기 등을 제시했다. 아주 좋은 방안이라 여겨진다. 작은 실천들이지만 광주를 밝고 크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요청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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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비가 노새를 타고 가다가 길에서 소경 점쟁이를 만났다. 소경이 점을 쳐 보더니 선비에게 말했다. “당신이 탄 노새가 세 번 방귀를 뀌면 당신은 죽을 것이오” 선비는 처음에는 무슨 되잖은 소린가 싶어서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쯤 가다가 보니 노새가 ‘푹!’ 하고 방귀를 뀌었다. 그래서 선비는 걱정이 되어 노새 등에서 내려 길에서 돌멩이를 주어 그 구멍을 막아버렸다. 그런데 또 얼마쯤 다가가 ‘푹!’ 하고 소리가 나더니 돌멩이가 멀리 달아나 버렸다. 선비는 또다시 노새 등에서 내려 이번에는 먼저 것보다 훨씬 큰 돌멩이를 주어다 억지로 그 구멍을 틀어막아 놓았다. 그리고 그대로 노새를 타고 갔는데 ‘이번에 뀌면 세 번째로구나’ 생각하니 어쩐지 불안스러웠다. 그래서 또다시 얼마를 가다가 노새 등에서 내려 마개가 잘 막혀 있는지 어쩐지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 순간 노새가 뱃속에 모아둔 방귀를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이었다. 순간 돌멩이가 ‘딱!’ 하고 선비의 미간에 맞아 선비가 그 자리에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칼럼
남도일보
201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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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허리 디스크와 파킨슨 증세로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지난 4일 출국했다. 카자흐스탄에서 살고 있는 두 동생 집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동생들은 10여 년 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몇 차례 동생들이 한국을 찾아와 어머니를 뵙기는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동생들이 살고 있는 곳을 꼭 한번 가고 싶어 하셨다. 동생들이 운영하고 있는 일식당과 제과점, 그리고 손자들이 다니는 학교도 둘러보고 싶어 했다. 얼마 전 어머니는 “동생들한테 갔다 올란다”라고 말을 꺼내셨다. “셋째가 일보러 한국에 들어온다니까 그 때 따라갔다 왔으면 쓰것다”며 먼 길 떠날 뜻을 내비치셨다. 걸어서 5분 거리 목욕탕 가시는 것도 힘들어 하는 어머니의 몸 상태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형은 어머니 허리디스크 상태가 찍힌 CD를 서울에 있는 허리전문병원으로 보내 여행이 가능한지를 문의했다. 이를 들여다본 그 쪽 의사는 “큰일 날 일이다”며 펄쩍 뛰었다. 허리 아래쪽의 디스크가 모두 마모돼 신경압박이 심한 상태여서 장시간 항공기 탑승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수술이 먼저라는 소견을 보였다. 수술을 하면 어느 정도 고통이 줄어들 것이니 그 뒤 여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고개를 저으셨다. “수술 뒤에 내가 살아있을지, 움직일 수나 있는지 모르는 일 아니냐? 이 정도라도 움직일 수 있을 때 갔다 올란다…” 형과 기자는 고민에 빠져들었다. 어떡해야 하나? 카자흐스탄 동생은 예약한 어머니 항공편을 취소하겠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 집에 들려보니 어머니 방에 여행용 가방 하나가 놓여 있었다. “아니, 엄니. 동생 오려면 아직도 10일이나 남았는데 뭐한다고 벌써 짐 꾸렸다요?” 어머니는 웃으며 혼자 말처럼 이렇게 중얼거렸다. “빨리 가고 싶어서 그랬다. 맘먹었으니 느그 동생들 사는데, 꼭 가볼란다…” 사실 어머니의 카자흐스탄 행은 과거 두 차례나 좌절됐었다. 두 번 모두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였다. 카자흐스탄 대사관에서 두 차례 방문비자를 발급받았으나 한번은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종플루 감염을 염려해서 자식들이 반대를 했다. 또 한 번은 여행 직전 갑작스레 아버지께서 암 선고를 받은 탓에 무산됐었다. 어머니는 그런 것이 마음에 걸렸던 듯싶다. 자꾸 미루다보면 영영 갈 수 없을지 모른다는 조급함이 길채비를 서두르게 한 것 같다. 어머니는 행여나 자식들이 가지 못하게 할까봐 방 한가운데 여행 가방을 놓아두고 무언의 압력을 넣었다. 동생 집에 들고 갈 굴비와 갈치를 사와 다듬으면서 카자흐스탄 방문 행을 기정사실화했다. 혼자서 은행을 찾아가 달러를 바꿔오기도 했다. 1주일에 두 차례 정도 다니던 허리 통증 치료도 매일 받기 시작했다. 자식들을 성가시게 하지 않으려 몰래 병원에 다녀오시곤 했다. 형이 “엄니가 저렇게 원하시는데 다녀오시라고 하자”라고 결론을 내렸다. 어머니의 카자흐스탄 행은 그렇게 결정됐다. 인천공항까지 모셔다 드린다는 말에 어머니는 펄쩍 뛰었다. “나 그럼 안 갈란다. 뭐하러 오냐? 김포가는 비행기만 태워다오. 김포 내려서 버스만 타면 인천인디, 나 아직은 쌩쌩하다”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그렇게 손사래를 쳤다. 결국 아시아나 항공에 휠체어 서비스를 신청하고 김포로 동생이 마중을 나오는 선에서 절충을 봤다. 출국 날, 어머니는 허리에 압박붕대를 감고 집을 나섰다. 항공사 직원이 끌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저쪽으로 사라지는 어머니의 모습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벽돌 세장 허리에 이고 산 것 같애야. 다리도 절절 끓고. 너무 아파 혼자 울 때가 많다.” 그러시던 어머니였다. 자식들 걱정할까봐 전혀 아프지 않은 것처럼 손 흔들어주며 웃어주는 모습에 더 마음이 아팠다. 알마티에 도착한 어머니는 전화를 걸어왔다. “아야~생각보다 고생 덜했어야. 니 동생이 비행기 안에서 누워갈 수 있게끔 요량을 부렸고, 진통제를 계속 먹었더니 암시랑도 안해야. 걱정 말그라…” “예....엄니. 잘됐네요....일주일동안 동생들과 행복하게 지내다 오세요…”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오시는 길도 편하게 오셨으면 싶다. 저 세상에 계신 아버지께서, 어머니 돌아오시는 길 좀 잘 보살펴 주셨으면 좋겠다.
칼럼
최혁
201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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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철도(KTX) 광주∼목포 노선이 무안국제공항을 경유하는 고속신선으로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국토해양부는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노선을 검토·추진하되 신설 노선이 개통되기 전까지는 기존선을 활용한다’는 내용의 호남고속철 2단계 광주∼목포노선 변경협의안을 보내왔다. 이 변경 안은 철도산업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정부안으로 확정된다. 변경협의안에 따르면 무안공항을 경유하는 노선은 64.9㎞로 모두 3조1천4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최고 시속이 300㎞/h여서 광주∼무안공항은 11분, 광주∼목포는 16분에 주파할 수 있다. 당초 국토부는 KTX 오송∼광주 구간(182㎞)은 2014년, 광주∼목포 구간은 2017년까지 완공하고 광주∼목포 구간은 기존선을 고속화하겠다고 밝혔었다. 당초 국토부의 계획대로 기존선을 개량해 고속철로 사용할 경우 최고 시속은 230㎞/h에 불과해 ‘저속철’이 될 가능성이 컸었다. 또 무안공항을 지선으로 연결하기에 공항이용객들의 불편이 클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국토부의 변경안대로 KTX가 건설되면 무안국제공항을 잇는 명실상부한 고속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가 KTX 광주∼목포 구간을 새로 건설하고 또 무안국제공항을 경유역로 넣은 것은 대단히 잘한 일이다. 국토부는 당초 예산부족을 이유로 3조 여원이 투입되는 신선노선을 포기했다. 무안국제공항 경유에도 난색을 표명해왔었다. 정부 예산 확보가 용이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호남차별이라는 비난이 거셌다. 이런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국토부가 당초 방침을 접은 것은 침체에 빠진 무안공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공항경유가 절실하다는 종합적인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KTX 노선변경을 위해 많은 이들이 애를 썼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를 비롯, 도 관계자와 지역주민들이 관계부처를 수차례 방문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민주통합당 지역구 의원들도 힘을 보탰다. 애를 쓴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보내고 국토부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KTX 무안공항 경유는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건설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무안공항이 활성화되면 공항 인근에 위치해있는 J프로젝트 사업부지 조성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였던 KTX 무안공항 경유문제가 해결된 만큼 도는 이제부터 차분하게 세부적인 무안공항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준비해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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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 여인네 맵시위에 /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노천명 시인의 「푸른 오월」은 이렇게 시작된다. 짧고 단정한 이 싯구가 봄이면 늘 새롭게 기억되는 것은 ‘…내가 왠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라는 서정적 구절에 담긴 마음의 떨림 때문인 것 같다. 비운의 왕비 앤블린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 마지막 남긴 말이 ‘아! 오월이군요’ 이었다. 방향성과 설레임이 속수무책으로 다가오는 오월은 연두색의 자장이 조금씩 넓어지며 깊이를 더하는 계절이다. 길 위의 나뭇잎에선 수직의 건강한 솟아오름과 투명한 색채의 힘이 느껴진다. 저들도 분명 짧은 봄빛의 분주에 가담하고 있음이다. 요즈음은 어디를 가든 도심을 산책하다보면 몇 걸음 걷지 않아도 ‘카페’라는 이름을 붙인 공간들이 부쩍 늘어난 것을 느낀다. ‘르왁 커피 전문점’ ‘엔젤인어스’ ‘커피나무’ ‘카페베네’ ‘로즈버드’… . 몇 평 안 되는 작은 공간도 있고 커다란 음식점처럼 대형화된 커피숍도 있다. 그곳에서 우리는 번거로운 모든 만남과 뻐근한 식사 뒤의 마무리를 위해 차를 마시고 ‘말’을 나눈다. ‘말’의 성채 같은 곳이 도심의 한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을 잘하고 많이 하기로도 정평이 났다고 한다. 긍정적으로 살펴본다면 지금까지 이 나라의 가장 큰 동력은 일터의 사람들이 노동에 바친 막대한 시간 때문일 것이다. 물론 시키는 쪽에서의 밀어붙이는 힘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인에겐 일과 돈, 안정과 안락이 거부할 수 없는 삶의 목적이요 트렌드인 것 같다. 이로 인해 삶의 재미가 없는 집단 심리학적 질병, 즉 ‘놀면 불안해지는 병’이 새로운 문제로 등장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여가문화에 대한 서투름이 결국 개인은 물론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다. 놀이는 창의성과 동의어이며 21세기 경영은 밸런스 경영이어야 한다는 내용의 책을 펴낸 김정운 교수는 일과 삶의 조화를 강조한다. 봄날 우연히 길을 걷다가 창 넓은 커피숍들의 북적대는 풍경을 보면 사람들은 참 많은 말을 하고 사는 것 같다. 어디 이 곳 뿐이랴. 이름난 음식점들에서도 먹는 즐거움과 함께 ‘말’의 성찬이 가득함을 본다. 그런데 왜일까. 필자는 가까운 지인들을 만나 커피숍에 앉아 느긋하게 수다라도 떨어 보려 하면 가족의 근황이나 텔레비전 드라마의 전개 외에는 금세 할 말의 가난함을 느낀다. 어줍기는 하지만 말을 부리는 재주를 키워야 할 시인임에도 말의 내용과 형식에선 늘 빈곤하다. 그런데 얼마 전 지인들과 시립국극단의 정기공연 창극 ‘심청’을 관람했다. 고전을 현대 감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즐거움을 준 창극이다. 영상, 무대, 조명, 의상, 음악 등 무대 관련 요소들이 훌륭했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창극의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공연 관람 후 얼마동안은 필자의 여가 시간에 ‘말’이 풍성해졌다. 함께 공연을 보았던 이들과도 감동을 말로 나누었다. 그래서 든 생각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도시 곳곳의 공연장이나 문화센터에는 볼 만한 공연과 이벤트, 전시가 빼곡하게 열리고 있다. 엊그제 관람한 국제 평화 연극제나 국립 광주박물관의 전시, 화랑의 행사, 음악회, 사직 동물원의 아트주 프로그램, 용아문학축제…. 푸르러 가는 5월의 나무숲처럼 ‘말’을 찾아 나설 곳은 많다. ‘권태는 인생의 병이다. 사람은 끊임없이 인생이 짧다고 한탄하지만 사실 인생은 아주 길다. 왜냐하면 인간은 인생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지 그 용도를 모르기 때문이다.’ - 알프레드 드비니 몸을 살찌게 하는 문화생활도 좋겠지만 인디언처럼 말한다면 ‘왠일로 무색하고 외로운’ 5월은 ‘말을 찾아나서는 달’이라 이름 붙이고 싶다.
칼럼
남도일보
2012.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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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버이날이다. 그 어느 날보다 뜻 깊은 날이다.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공이 없었다면 그 누구도 이 세상에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러기에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부모의 뜻을 헤아려 잘 모시는 것은 인간이 해야 할 일중에서 가장 으뜸이다. 효(孝)는 인간관계의 시발인 동시에 모든 윤리의 근본이다. 효가 무너지면 가정이 무너지고 세상이 어지러워질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핵 가족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부모를 모시고 사는 가정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효의 실천개념도 봉양보다는 물질적 보상으로 바뀐 상태다. 자식들의 보살핌 없이 홀로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부모를 보살피는 것보다 자녀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신경을 쓰는 가정이 많다.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 아픈 일이다. 주변의 많은 어르신들이 자식들을 ‘전화 효자’ ‘명절 자식’이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대할 수 있다. 요즘에는 부모 사는 곳을 찾아와 어디가 불편한지, 드시는 것은 어떤지를 살펴보는 자식들이 드물다. ‘전화효자’라는 말에는 전화는 자주 하지만 잠깐 안부를 묻고 끊어버리는 자식에 대한 부모들의 섭섭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 ‘명절자식’에는 설이나 추석 때 찾아와 용돈 얼마를 쥐어주고 그만인 자식에 대한 원망이 스며져 있다.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은 가족가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효 교육을 강화시켜야 하는 이유다. 부모와 형제에 대한 공경과 애정은 우리 사회가 유지해야할 절대가치다. 이 가치가 무너지면 타인들에 대한 배려를 기대하기 힘들다. 효 정신을 하찮게 여기는 사회는 거칠고 험악한 세상이 될 수밖에 없다. 고령화와 함께 독거노인이 늘면서 주변에 노인요양병원수가 많아지고 있다. 국가지원을 받기에 병상에 있는 고령의 어르신들이 더 나은 대우와 대접을 받고 있다는 안도감도 있다. 가족들을 병 수발의 고통과 심리적 부담에서 해방시켜주는 측면도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만큼 가족해체가 신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에 섬뜩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하기 위해서는 효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학생들의 어르신 봉사활동을 크게 늘리고 대학입시 반영도를 높이는 등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 빛고을 노인건강타운과 같은 복지시설에 대한 예산·인력 지원도 대폭 늘려야 한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어버이날이 아니라 국가의 정책개선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날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자식들의 반성이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2.05.0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