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제역 매몰지 주변 상수도 확충 사업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정부는 조류독감(AI)및 구제역에 따른 가축 매몰 지역 침출수가 지하로 유입될 경우 농촌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상수도 확충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로 했었다. 정부는 지난 2월, 3천89억원을 투입해 식수오염 우려지역에 상수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장병완의원은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는 올해 1월과 3월 구제역 매몰지 반경 3㎞ 이내 마을에 상수도 확충사업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으나 실제로는 매몰지에서 반경 500m 지역까지만 예산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지원도 500m로 한정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역제 매몰지 반경 500m∼3㎞ 이내에 있는 전국 67개 시·군 1천483개 마을 주민 18만1천460명이 상수도 확충사업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전남은 2만2천494명의 주민이 지원 대상에서 빠지게 됐으며 불발로 그친 지원금액도 243억9천900만 원에 달했다. 예산지원에서 제외된 주민이 가장 많은 곳은 충남으로 4만7천340명이다. 장 의원은 “정부는 지금까지 매몰지 500m부터 3㎞ 이내 지역주민에 대해 두 번에 걸쳐 상수도 확충 예산지원을 약속해 놓고도 아예 사업대상에서 제외시켜 버렸다”며 “더욱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두 번씩이나 정부가 발표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난망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결과적으로 정부가 예산을 핑계로 매몰지 상수도 확충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기만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국민이 식수오염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과 먹는 물의 안전성을 고려한다면 당초 약속대로 기준을 3㎞로 환원하고 올해 안에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2차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수도 확충사업을 대폭 축소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특히 AI 피해가 컸던 전남지역은 치밀한 사후관리와 함께 상수도 개선사업이 시급하다. AI바이러스는 사람까지 전염되는 인수(人獸) 공통 질병인 관계로 매몰지 일대 주민들에 대한 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제역 파동이 어느 정도 가라앉자 슬그머니 상수도확충사업도 미적거리고 있는 정부의 태도는 정당치 않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05 00:00
-
장마철이라고는 하지만 연일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어제는 굵은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듯 따가운 햇살과 함께 뜨거운 공기가 숨을 막히게 한다. 길거리에는 햇볕을 가리는 양산과 우산, 비치파라솔 등이 곳곳에서 눈에 띤다. 젊은 여성들의 옷차림은 보는 이들을 민망하게 한다. 제 아무리 ‘하의실종’패션이 유행이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 하다 싶다. 무더위가 오기전부터 유행했던 차림이니 딱히 더위와는 상관없는 것 같다. 이제 막 6월이 막 지났는데도 8월 중순쯤으로 착각할 정도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람들은 제각기 저마다 더위를 이겨내느라 법석을 떨고 있지만 야외로 나가 첨벙~ 물속에 뛰어드는 만큼 더 좋은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덥다고 물에 무작정 뛰어드는 일은 위험하다. 며칠전 방송에서 휴일 하룻동안 익사자가 3명이나 발생했다고 보도하는 것을 들었다. 언론에 보도된 숫자가 이럴진대 알게 모르게 예서 제서 물놀이로 죽어간 생명들은 더 많을 것 같다. 좀 더 시원함을 느끼려다가 귀중한 생명을 잃으면 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하나밖에 없는 아들 딸들이 죽는가 하면 귀한 손자와 손녀가 할머니와 같이 물놀이를 가 죽는 경우도 있어 주위 사람들을 정말 서글프게 하고 있다. 조금만 조심하고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인데도 우리는 우선 눈앞의 시원함만 생각하다가 어이없는 일을 당하고 있다. 또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침착하게 수습하기보다는 무조건 물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하려다 함께 변을 당하는 일이 너무도 많다. 위험하니까 물놀이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순간의 방심과 무대책으로 인해 벌어지는 개인의 불행과 가정의 슬픔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말이다. 철없는 자식들이 물놀이를 하다가 생명을 잃으면 부모님은 평생 가슴에 그 자식을 묻고 산다. 철따라 나오는 과일도 맛이 없고, 제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나 연속극도 무덤덤해질 뿐이다. 나 자신의 실수가 부모님과 내 가정에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다. 매년마다 여름이면 같이 간 일행을 구하려다 같이 변을 당한 사례들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상황일수록 느긋함과 차분한 행동으로 대처해서 위급함을 헤쳐가야 한다. 물 속에 빠진 아이가 친자식인지 의붓자식인지 알 수 있는 것은 어떤이가 그 상황에서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알수 있다고 한다. 친부모는 무조건 물속으로 첨벙 뛰어들지만 직접 낳지 않은 부모는 주변을 먼저 살펴본다고 한다. 물이 뛰어들어도 될만한 깊이인지, 물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는 사람이 붙들만한 물건은 있는지, 수영을 잘하는 다른 이가 주변에 있는지를 살펴본다고 한다. 언뜻보면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것 같지만 실은 물놀이 사고의 경우 이런 모습이 최선의 모습이다. 물놀이를 하다 사고를 맞은 경우는 이런 계모의 모습이 필요하다. 물 속을 들여다보고, 구하는데 필요한 도구들을 챙기고, 옆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위험도 빠진 당사자는 물론 본인도 위험에서 구하는 일이다. 아무런 희생 없이 모두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이에 반해 친부모는 사랑과 모성애만 가지고 대책 없이 뛰어들어 연쇄적으로 익사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올 여름에는 모두들 조심하면서 물놀이를 즐겼으면 좋겠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챙겨보고 잘 살펴볼 일이다. 만일의 경우에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야박한 듯 싶지만 이 ‘계모정신’을 잘 발휘해 모두들 슬기롭게 대처했으면 싶다. 어쩌면 세상살이가 이와 비슷한 듯 싶다. 눈에 익은 일, 귀에 익은 말, 손에 익숙한 것들에는 깊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관성적으로, 관습적으로 분석하거나 곰곰이 되돌아보지 않는다. 이런 삶은 편안하겠지만 개선의 속도가 더디다. 미래지향적이지도 않다. 정을 내세워 정확한 계산을 하지 않고, 정때문에 분명히 문서로 남길 일을 남기지 않아 낭패와 오해를 부른 일들이 너무도 많다. 무조건적인 정보다는 때로는 냉정한 헤아림이 내 가족과 주변을 더 잘 보살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05 00:00
-
광주광역시가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1억원의 예산을 사용할 계획이다. 도대체 누가 이런 생각을 해냈는지 궁금하다. 말이야 그럴 듯하지만 예상되는 문제가 많다. 민간병원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시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민간병원들의 수익성 창출은 병원들이 해결할 일이지 행정기관이 예산을 투입하면서까지 나설 일이 아니다. 광주시는 ‘지역 선도 우수의료기관 발굴 육성 사업’ 과 관련, 내년도 예산 1억원을 우수 병원과 진료 및 의술을 소개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 등에 지원할 계획이다. 또 외국인 환자 진료를 돕는 안내자양성 등에도 예산이 사용된다. 이 지원금은 2013년에는 1억2천만원, 2014년에는 1억5천만원으로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및 각 자치단체가 러시아 및 중국, 카자흐스탄 등지의 외국인 환자 유치에 관심을 쏟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의료와 관광, 웨딩을 접목한 의료관광 상품 개발 및 외국인 수요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의료산업을 활성화시킨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 깊은 일이다. 그러나 친 서민 복지예산의 확대가 절실한 지금, 고소득 분야인 의료업계의 수익확대를 위해 시 예산이 투입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 정필요하다면 의료·관광·웨딩 업계 종사들이 일종의 협의체를 결성해 자체경비로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는 의료분쟁 방지와 외국인 소비자 보호를 위한 행정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역할을 최소화하는 것이 올바르다.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의 “지역 내 유명병원들이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외국인 환자 유치에 매달릴 경우 시민건강 돌보기에 소홀할 것”이라는 지적은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낸 것이다. 수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기초생활보호자 등을 홀대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협회 측이 지적한 대로 광주시는 시 예산을 민간병원들의 수익을 위해서 지원하는 것보다는 해외 민주화운동 상해자나 독립운동가 후손 환자를 돌보는데 사용해야한다. 시가 지향하고 있는 ‘인권도시’의 위상정립에 걸 맞는 지원이다. 지금도 열악한 시설과 보수체계 하에서 근무하고 있는 보건소 업무 종사들의 애로는 외면한 채 시 예산을 민간병원 수익창출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나선 광주시의 태도가 안타까울 뿐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04 00:00
-
호금도(胡錦濤)주석, 주한 중국대사관 한글 사이트에 떠 있는 표기다. 국가주석은 ‘후진타오’라는 중국어 발음 대신 한자음인 ‘호금도’로 적고 있다. 한국에 살고 있는 화교들은 ‘호금도’라 부르며, 연변에 살고 있는 중국 동포들 역시 ‘호금도’라 부른다. 중국인들 중 한국인들을 상대하는 사람들은 명함에 거의 우리 음을 적고 있지만, 중국음으로 적혀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베이징의 ‘베이(北)’와 북방의 ‘북(北)’이 다르게 표기되는 혼란을 지적하면서 한자에 대한 우리 고유의 음을 지키지 못하고 현대 중국음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면, 서양 언어의 침투보다 더한 혼란스러운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우리는 상해(上海)를 ‘상하이’라 부르지만 상해인들은 우리 발음과 같은 ‘상해’라 한다. 우리 민족이 많이 살고 있는 연변(延邊)이나 연변대학(延邊大學), 연길(延吉), 용정(龍井), 도문(圖們)이라 많이 써 있다. 그러나 ‘옌볜, 옌볜대학, 옌지, 룽징, 투먼’이란 글자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동포들은 “한국은 참으로 괴상한 나라다. 우리를 이민족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불만이다. 고구려의 수도인 환인(桓仁)을 ‘환런’, 광개토대왕비가 있는 집안(集安)을 ‘지안’으로 부르고 있다면 우리는 무언가 착각 속에 빠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최근에는 멀쩡하게 잘 쓰던 ‘게놈’을 한사코 ‘지놈’으로 쓰고, ‘알레르기’를 ‘앨러지’라고 혀를 꼬부린다. ‘알레르기’는 독일어이고 ‘앨러지’는 영어이다. 영어 이름 존(John)은 독일에서는 요한(Johann), 불란서에서는 장(Jean)이라고 한다. 헨리(Henry)는 독일에서는 하인리히(Heinrich), 프랑스는 앙리(Henri)라 한다. 대만은 ‘타이완’으로 부르면서, 중국은 왜 ‘쭝궈’로 발음하지 않는가. 중국의 천안문(天安門)은 듣기만 해도 알 수 있는데, ‘톈안먼’으로 발음하고, 자금성(紫禁城)을 ‘쯔진청’으로 읽고 있다. 머지않아 만리장성을 ‘완리창청’으로 쓰게 될 것이다. 소림사(少林寺)를 ‘사오린사’, 황하(黃河)는 ‘황허강’, 주강(珠江)은 ‘주장강’으로 쓰니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중국인들은 의연하여 한국의 지명이나 인명을 모조리 중국식으로 부른다. 광주(光州)를 ‘꽝저우’, 부산(釜山)을 ‘푸산’, 대구(大邱)를 ‘따치우’, 대전(大田)은 ‘따톈’으로 발음한다. 모택동(毛澤東)은 우리말이지만, ‘마오쩌둥’은 중국말이다. 등소평(鄧小平)은 우리말이지만 ‘덩샤오핑’은 중국말이다. 강택민(江澤民)은 ‘장저민’, 이것은 중국말 중에 북경의 보통화이다. 장개석(蔣介石)은 원래 이름이 ‘장카이섹’이지만, 보통화로 ‘장졔스’라 할 뿐이다. 이를 기어코 ‘장졔스’라 표기해야 밥맛이 나는가. 무려 2천년 동안 갈고 다듬어 완전히 우리말로 바꾸었다. 현지 발음은 그 말을 써야 하는 사람이 배워서 그 나라 사람과 얘기할 때 쓰면 된다. 우리끼리 말하는데 굳이 들으면 잊어버리고, 들으면 잊어버리고 하는 것을 억지로 발음해 내면 우월감을 느끼고 그렇지 못하면 열등감을 느끼고 하는 본말이 전도된 괴이한 짓을 할 필요가 없다. 옛날 우리나라 역관들이 중국어를 못했던 게 아니다. 중국어, 거란어, 만주어, 몽골어, 일본어 다 기가 막히게 잘했다. 설령 말은 못해도 사신끼리 만나면 한문 필담으로 동양 삼국은 얼마든지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중국인들은 우리 대통령 이름을 중국음으로 읽는다.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을 ‘리밍보’로 읽는다. 머지않아 공자(孔子)를 ‘쿵즈’, 유비(劉備)를 ‘리우베이’로, 제갈량(諸葛亮)을 ‘주거량’으로 읽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이태리의 로마(Roma)를 미국 사람은 로움(Rome)이라고 한다. 이태리 사람도 영어로 말할 때는 로마라 하지 않고 로움이라고 한다. 여기에 대해 시비를 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극소수의 중국어 배운 사람 외에는 수십번 들어도 잊어 먹을 수밖에 없다. 삼국지를 한 번만 읽으면 현재도 두루 쓰이는 중국 지명을 아무 노력도 없이 줄줄 외우게 되는데, 이렇게 잘 알고 있는 지명과 중국어로 표시된 지명을 연결할 재주가 없다는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04 00:00
-
오는 10일 세계 40개국 3천500여명의 대학생이 참석하는 대규모 청소년 축제가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국제청소년연합이 주최하는 이번 ‘2011 IYF 월드캠프 기념 청소년 페스티벌’에는 각국 대학생들과 아프리카 지역 13개국 청소년부 장·차관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IYF(International Youth Fellowship)설립 1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광주 청소년 페스티벌에서는 세계 대학생들이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면서 교류의 폭을 넓히게 된다. 세계 각국에서 일정기간 봉사활동을 마친 대학생들이 호스트가 돼 해당 국가 학생들을 맞아들이는 한편 글로벌 마인드를 향상시킬 프로그램이 많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자국 대학생 및 청소년 정책 결정에 권한을 지닌 아프리카 지역 청소년부 장·차관들이 참석해 오는 2015년 하계U대회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참석 예정 인사들은 케냐의 오투마 폴 뇽게사 장관을 비롯,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보카사 장 세르지 장관, 잠비아의 먼디아 다라메 차관 등이다. 국제청소년연합은 국제문화교류를 중심으로 하는 청소년 선도 교육단체다. 도기원 회장이 10년 전 설립한 단체로 매년 대학생 해외봉사단을 60여개 국에 파견하고 있다. 1년 동안 현지 문화를 체험하면서 한편으로는 한국문화를 전파하고 돌아온 대학생들은 ‘세계문화체험박람회’등 갖가지 행사를 통해 국제교류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행사는 광주를 세계의 대학생들에게 널리 알리는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광주는 비엔날레의 성공적인 개최에 힘입어 ‘예술의 도시로’, 또 ’5·18민주화운동‘을 통해 ‘인권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세계인들에게는 생소한 도시다. 광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지역민들의 삶을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에게 알리고 미래의 협력자로 삼을 수 있는 기회다. 광주월드캠프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부산과 서울 등지에서도 문화공연을 펼친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태권도·언어클래스 등 아카데미 강좌와 마인드 강연, 단축마라톤, 미니올림픽, 그라시아스 합창단 공연 등에도 참여한다. 2일 오후 7시30분에는 광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IYF아티스트 콘서트’가 개최될 예정이다. 미래의 주인공인 각국 대학생들이 벌이는 문화의 향연에 많은 이들의 관심과 호응이 요청되고 있다.
사설
남도일보
2011.07.01 00:00
-
7월의 첫날이다. 반년은 이미 과거가 됐고, 가까운 미래인 새로운 반년이 시작됐다. 뭔가 새롭고 희망찬 일이 생기리라는 기대로 새해를 시작했으리라. 혹자는 희망에서 실망으로, 실망에서 절망으로 계속 어두워지는 시간을 보냈고, 어떤 사람은 절망의 늪에서 희망의 실마리를 찾아 탈출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절망에는 이르지 말아야 한다. 실망은 잠시 희망을 잃었을 뿐이지 희망이 아예 없어진 상태는 아니다. 문자 그대로, 절망은 희망이 끊어진 상황이다. 존재가 소멸하면, 최고의 절망이 찾아든다.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은 화급한 국가적 의제는 무엇인가. 첫째, ‘대학 반값 등록금’문제이다. 2월 25일자 [남도시론] ‘학부모 살리는 길, 대학의 토건의식 혁파’에서 대학가에 체질로 굳어진 토건의식을 혁파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 시점이 대학 등록금 납부시기여서 다뤘었다. 상당히 시의적절한 문제의 제기였다. 대학 반값 등록금의 실현방안은 전반기에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됐다. 해마다 봄에 반짝 일어났다가 바로 사라지는 ‘개나리 투쟁’이라던 대학가의 등록금 투쟁이 금년에는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선배들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선거판에 영향을 미칠 표를 계산해보고 정치인들이 싫든 좋든 그 대열에 표를 던졌다. 그 결과 ‘대학 반값 등록금’문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현상된 토건경제의 부작용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긴급한 국가적 의제로 자리를 잡았다. 둘째, 가계부채문제이다. 과도한 가계부채가 시한폭탄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가계부문이 취할 대응책의 하나는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는 ‘무재고 소비’의 생활화이다. 한편 그저께 당국은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내놨다. 부디 이 대책으로 가계부채라는 정비 불량 항공기가 안착(soft landing)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채를 줄이려면, 지출보다 소득이 더 많아야 할 텐데, 가계의 소득능력을 높이는 대책은 보이지 않고 지출을 조장할 수단에 대한 통제장치는 솜방망이로 보인다. 가계부채문제도 주택건설과 관련된 토건경제의 산물인 점에 착안하여 좀 더 유효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셋째, 경제와 사회의 여러 측면에서 나타나는 독과점의 강화와 폭력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이다. 10대 그룹이 한국경제를 사실상 지배하는 독점체제, 인구와 경제력의 수도권 독점의 강화, 수도권 주요 대학의 독과점화 등은 그 폭력성을 하도급업체의 위기, 비정규직 노동자의 보편화와 노동세력의 파편화, 중앙에 종속된 내부 식민지로서 기능하는 지방의 공동화, 과도한 등록금에 값하지 못하는 대학교육의 투자수익률 저하, 청년 실업자의 양산과 사회 전반의 양극화 등의 형태로 드러냈다. 경험이 언어의 진실을 담보한다. 경험하지 않은 감정에 대한 표현은 껍데기일 뿐이다. 혹자는 가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가난을 피부로 느끼면서 겪는 사람은 가난의 고통을 온몸으로 안다. 어떤 사람은 가난을 머릿속으로만 이해한다. ‘가슴을 친다’고 말하지만, 그 심장한 의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어지는 가슴을 진정하려면, 가슴을 주먹으로 쳐야 하고 때로는 손바닥으로 토닥토닥 거려야 한다. 비판을 허용하지 않고, 합당한 목적도 없이 신봉되는, 토건경제의 도그마에 사로잡힌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독점 세력이 가난한 사람의 미어지는 가슴을 어찌 이해하겠는가. 뭇 백성이 임금님은 우리들의 하소연을 들어준다고 믿었던 정조 임금 시대에는 민란이 없었다. 임금에 대한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면서 조선 후기에 민란이 많아졌다고 한다. 지금 말로 바꾸면, 민란은 생존권 투쟁이다. 현 지배세력이 가난을 관념적으로만 이해하고 대응의 시기를 놓치면 한국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가늠되지 않는다. 남북관계와 공공부문부채 등과 여타 문제도 중요한 의제로 생각되나, 민생과 직결된 위의 세 의제는 토건국가를 극복하는 관점에서 후반기에 해결의 틀이 마련되어야 한다. 뭇 사람이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고, 많은 이들의 존재가 보전되기를 기대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1.07.01 00:00
-
고혈압아라든지 당뇨라든지 심장병이라든지 전립성이라든지 성인병 없는 사람이 없고 그 가운데 절반은 귀가 어둡다. 동문모임이다. 만나는 날이 25일인데 졸업 기수가 25회라 관례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6·25는 어김없는 날인데 그날은 대개 옛날 자기의 스무 살 적에 겪은 이야기로 즐겁다. 6·25 때 우리는 스무 살이었다. 하는 이야기 가운데 하도 여러 번 들은 것은 자연스럽게 빠져나가고 다시 들어도 늘 재미있는 이야기가 반복된다. 그 가운데 두 친구의 첫날밤 이야기는 늘 들어도 재미있다. 그들은 이미 저 세상 사람이지만 그러나 그날만은 꼭 그 친구들을 상기하면서 흥겹게 보낸다. 한 친구는 약혼 중에 군대에 소집되어 제주도 육군 훈련소에 입소하였다. 그땐 한참 전쟁 중이라 단기간 훈련하고 전선으로 배치하던 때다. 이송하기 전 부대에 따라서는 결혼한 훈련병에게 아내와의 마지막 면회가 허락되었다. 그러나 제도적인 행사가 아니고 소속 부대장의 임시조치이다 보니 숙소가 단꿈을 꾸기에는 너무 초라하였다. 임시로 설치된 마룻장위에 난장 간이변소같이 거적을 쳐놓고 거기서 부부의 밀월을 보내야 했다. 여기저기서 마룻장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내 친구도 그 거적 안에서 첫 날밤을 보내야했다. 또 한명의 친구는 전쟁 중 지리산 구례 토지면에서 의경으로 근무하다가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첫날밤에 밤손님의 습격을 받고 혼비백산 신부 돌볼 틈도 없이 개구멍에 몸을 숨겼다. 다행히 무사하였지만은 평생 아내로부터 비겁한 남자라는 구박을 들어야 했다. 서점에 들러 베스트셀러인 김난도의 에세이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군데군데 선 거름으로 읽었다. 그러나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어떤 강력한 안티테제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우리의 청춘은 죽음이었다’는 관념의 덩어리였다. 우리의 청춘은 아프다는 감미로운 말로는 대표하지 못한다. 전쟁의 시기였기 때문에 우리의 청춘은 바로 죽음이었던 것이다. 스무 살이면 어느 쪽이건 좋은 도구의 나이다. 오늘 결과적으로 미화되지만 사실은 연고에 따라 어느 한 쪽에 증발되었다. 그래서 때로 형제나 친구들 간에 총을 겨눠야 했다. 6· 25에 동창들이 만나면 60년 전 서로 반대의 입장에 있었던 것을 가끔 상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월은 위대하다. 우리는 그래서 더 할 이야기가 있다. ‘70, 80년대 독재와 간난에 시달렸지만은 그러나 그때는 기회가 있었다. 한참 성장하던 참이라 아무리 술 먹고 연애하고 데모를 해도 다들 취직은 했었다. 독재와 함께 싸운다는 공동체의식도 있었고 그러나 요즘 20대는 철저하게 파편화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을 어떤 말로도 위안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60년 전의 전설 같은 이야기가 위안이 되겠는가. 마치 억지로 역사책이나 읽어보라는 무책임하고 실속 없는 충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철저하게 실패한 시대를 살아남은 우리에게 오늘 그 실패한 이야기가 정답고 다정하게 살아나듯이 오늘 청춘의 아픈 이야기는 어느 날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아픈 오늘을 사는 청춘에게 청춘이 죽음이었다는 사실이 야담으로라도 연결되었으면 한다. 19세기 영국낭만주의 시인 셸리의 대표적인 시 가운데 사라져버린 청춘에 대한 탄식을 노래한 짧은 절창이 있다. ‘오 세계여, 오 인생이여, 오 시간이여,/ 그 마지막 계단에 올라 절규하노니/ 너의 꽃다운 청춘은 어디 갔느냐/ 없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낮이고 밤이고 할 것 없이/ 기쁨은 사라져간다/ 봄여름 가을 겨울 나의 가슴은 다만 슬픔 일뿐/기쁨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셸리가 탄식한 그 시대는 격동의 시대였다. 영국은 청춘이 크게 좌절한 시대를 가장 위대한 도약의 시대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도약의 주역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좌절하고 우울하였던 청춘들이었다. 생각을 바꾸면 아픔은 우리에게 계시일 수도 있다. 아픔은 꽃처럼 붉을수록 더욱 아름답다. 그것은 청춘 본연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6.30 00:00
-
광주서부교육지원청이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펼치고 있는 판소리 한 대목 부르기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부교육청은 지난 5월부터 순회강사들을 채용, 관내 90개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5월부터 판소리를 가르치고 있다. 또 4개 학교에서는 방과 후 교실로 확대해 주 2회 전문 강사가 20~30여명의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서부교육청이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학생들에게 우리 가락의 멋스러움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예향 광주의 학생답게 판소리 한 대목을 어디서든 뽑아낼 수 있다면 자신감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또 잊혀져가고 있는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애착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는 것이다. 서부교육청이 지난 2개월 동안 이 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학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신나게 판소리를 배우며 우리 국악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좋은 교육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 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몸으로 받아들이는 이런 교육이야말로 살아있는 교육이며 국가의 미래를 밝혀주는 교육이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는 대중가요는 의미도 불분명하고 남녀 간의 만남과 이별을 주제로 한 것이 많아서 사실 초등학생들이 따라 부르기에는 민망한 것들이 많다. TV 오락 프로그램에 초등학생들이 출연해 대중가요에 맞춰 요란하게 춤추는 모습도 사실 볼썽사나웠다. 국적불명의 음악과 춤에 우리 청소년들의 영혼이 잠식당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초등학생들이 판소리 한 대목을 익히고 있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배우는 시간이 짧지만 학생들에게는 국악을 소중하게 여기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사소한 계기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듯이 초등학생들이 국악을 사랑하고 생활 가운데서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판소리 한 대목 부르기 사업은 전임 안순일 교육감이 추진했던 학생 문화예술 프로그램 중 하나다. 안 전 교육감은 1학생 1휴대 악기 사업을 함께 벌이면서 학생들의 예술성을 키우는데 노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예술프로그램이 중단돼 아쉬움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서부교육청은 과거에도 국악 감상 교육 DVD를 제작, 학생들이 우리 국악에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서부교육청이 학생들의 소양을 살리면서도 우리 전통문화를 보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대해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고 싶다.
사설
남도일보
2011.06.30 00:00
-
광주광역시가 국제아리랑축제를 격년제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강운태 시장은 27일 “정부가 국내 아리랑 전체를 수집해 내년에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예정이니 문화재단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과 협의해서 내년에 아리랑 축제를 주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시의 기본적인 구상은 2년마다 열리는 회화중심의 축제인 광주비엔날레의 사이에 해마다 소리중심의 아리랑 축제를 병행해 개최한다는 것이다. 회화와 소리를 중심으로 한 두 축제가 맞물려 개최되면 문화도시로서의 광주시 위상제고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듯싶다. 시의 이번 결정은 최근 중국 국무원이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의 아리랑과 랴오닝(遼寧)성의 춘향가, 심청가 등 판소리를 제3차 국가 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한 것이 알려지면서 국민들 사이에 아리랑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아리랑 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국민들의 주장에 시가 나름대로 발 빠르게 대처한 것이다. 그러나 여론의 흐름에 영합한 한건주의의 발상이 내재해 있다.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하지 않은 즉흥적이고 신중하지 않은 정책입안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쉽게 말하면 돈 되는 일이라면 편의점까지 진출하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다를 바 없다. ‘축제꺼리’가 된다 싶으니 남의 동네 것이지만 백화점 상품처럼 잘 포장해 팔아보겠다는 심보를 읽을 수 있다. 시의 아리랑 축제 개최 추진은 ‘문화중심도시’를 명분삼아 다른 지역에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아리랑을 탈취하는 행동에 다름 아니다. 한국 것을 왜 중국이 무형문화유산으로 삼느냐는 항의와 불만은 역으로 광주시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아리랑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정과 전승노력은 광주시보다는 전남 진도나 경남 밀양, 강원 정선지역이 훨씬 깊고 애틋하다. 아리랑의 본고장이랄 수 있는 이들 지역과 사전협의를 했거나 양해를 구했다면 사정은 다르다. 또 광주시가 아리랑의 전승과 보전을 위해 그동안 예산과 행정지원을 해왔다면 시의 이번 결정은 명분이 있다. 그러나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으면서도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도시라는 점을 핑계 삼아 아리랑 축제를 개최하겠다고 나선 것은 떳떳하지 못한 처사다.
사설
남도일보
2011.06.29 00:00
-
요즘은 어디서나 쉽게 ‘외국인’들을 볼 수 있다.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외국인들은 미국인을 비롯한 서양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지에서 온 외국인들이 많다. 여성들의 경우 노동자들도 있지만 국제결혼을 해 가정을 꾸린 여성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지난 주에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다. 강의 장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동에 있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였다. 필자는 이날 50여명의 여성들에게 ‘다민족 국가로서의 한국의 과거와 현재’ 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의 전 며칠 동안 고민하면서 강의안을 마련했다. 강의안은 대충 이렇다. 과거 고대 한국의 여러 나라는 다민족 사회였다.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아직도 많은 논란이 일고 있지만 고구려는 여러 동북아시아 인종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였다. 맥족(고구려)은 소수의 지배계층이었으며 말갈족은 피지배 계층이었다. 한족과 부여, 옥저, 동예, 거란, 선비 족 등은 극소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 역시 마찬가지다. 고구려 유민은 물론이고 말갈족과 해인, 거란인, 실위인, 소그드인들이 한데 살았다. 그러나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신라에서 살던 아랍계 민족들의 자료와 역사적 유물은 비교적 풍부한 상태다. 신라와 이슬람 문명이 만나 활발히 무역을 했고, 또한 많은 무슬림들이 경주에 정착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역사유물들이 많이 남아있다. 기록에 따르면 신라 49대 헌강왕때 개운포(지금의 울산)에 모양과 의상이 괴이한 4명이 출현했다. 아랍권 문헌에 신라와 관련된 내용이 처음 나온 때는 서기 845년이다. 이븐 쿠르다지바는 그의 역사지리서에 아랍인들의 왕래와 신라의 지리적 위치, 아랍으로 수입되는 특산물들에 대해 기술했다. 또 술라이만이라는 아랍상인은 851년에 쓴 ‘중국과 인도의 소식’이라는 기행문을 통해 신라를 소개하고 있다. 경주에 있는 괘릉은 무인석상은 곱슬한 머리카락과 구레 나루, 매부리코 등의 모습을 지녔다. 안압지 발굴때는 아랍권 특산물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아랍권 사람들이 신라의 황실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으면서 활동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처용가 역시 아랍권과의 교류가 스며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 때는 이슬람 문명과의 교류가 더욱 활발했다. 1024년 이후 100여명의 아랍상인들이 각종 물품을 가지고 3차례나 고려를 찾았다. 이 중 일부는 고려에 귀화하고 고려여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귀화 무슬림의 원조는 삼가(三哥) 장순룡(張舜龍)으로 덕수 장씨의 시조이다. 경주 설씨(薛氏)의 시조 역시 위구르인 설손(薛遜)이다. 고려시대 개경에는 무슬림의 생활공동체가 형성돼 있었다. 13세기 후반부터 150여년 동안 원나라로부터 유입된 무슬림들은 고려 땅에서 고유의 생활양식과 종교의식을 유지하며 살았다. 속요 쌍화점(雙花店)에서 등장하는 회회아비는 만두를 사러온 고려여인을 유혹하는 무슬림이었다. 조선시대에도 이슬람들은 조정으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받으며 살았다. 회회인들의 사회적인 위치는 대부분 상위계층이었으며 조정으로부터 봉록을 받았다. 조선 초기까지 무슬림들은 그들 특유의 복장을 하고 이슬람식으로 궁정의례를 치렀다. 세종대왕 때 한식으로 옷을 입고 예배의식을 바꾸라는 칙령이 내려짐에 따라 이슬람 문화는 자츰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외에도 많은 사례가 있다. 우리의 먼 조상들을 거슬러 찾아보면 중국과 몽골, 중앙아시아, 그리고 이란을 거쳐 아랍에까지 그 뿌리가 뻗어 있다. 그런데도 우리가 외국인에 대해 생소한 감정을 품게 된 것은 500년 넘게 계속된 배타적이고 운둔적인 상황과 무관치 않다. 단일민족임을 과장되게 강조한 일부 국수주의자들의 역사교육도 영향이 컸다. 주로 이런 이야기들을 강의했다. 지금, 많은 민족들이 ‘코리아 드림’의 꿈을 쫓아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우리 사회를 더 다양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줄 수있는 기회다. 다문화 가정을 보호하면서 국력의 기틀로 삼는 지혜로운 국가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
칼럼
최혁
2011.06.29 00:00
-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4년 연속 예결위원이 된 것과 관련, 당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판적 시각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예결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로 먼저 ‘소외되고 있는 호남관련 예산’을 들었다. 한나라당은 집권당이지만 호남에 지역구를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이 없기에 자신이 심부름꾼 역할을 자임했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지난 26일의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이 예결위를 고집했던 가장 큰 이유로 한나라당의 ‘호남예산 무관심’을 거론했다. 그는 “집권당답게 국토의 한 부분인 호남의 관련 예산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자청하고 나서는 의원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기꺼이 예결위원을 사퇴하고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이 의원은 한나라당의 ‘호남 포기’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던졌다. 그는 “한나라당은 호남 포기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호남은 ‘일당 독주 거부’로 변하고 있는 만큼, 당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호남은 반드시 변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내에 팽배해 있는 ‘호남예산 외면’이 자신을 ‘호남예산지킴이’가 되게 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나 예결위원장에게 매년 애걸해 예결위에 있게 됐다”는 말도 했다. 우리는 이 의원의 진정성을 믿고 그의 입장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 이는 광주·전남지역 고위공무원 상당수가 이구동성으로 “이정현 의원만큼 국비예산확보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준 이가 없다”는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 고위공무원은 “이 의원은 도움을 요청하면 그 자리에서 예산부처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결과를 나중에 알려주곤 했다. 도움을 주었다는 이유로 나중에 어떤 부탁을 해오는 일도 없었다. 상당수 공무원들이 어려운 일이 생기면 이 의원을 가장 먼저 찾아간다. 이 의원이야말로 지역발전을 위해 가장 열심히 뛰고 있는 의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의원은 자신을 ‘심부름꾼’으로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많은 이들은 그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각종 호남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진실한 호남정치인으로 여기고 있다. 그의 헌신과 노력은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그가 기여한 광주, 전남·북 현안사업 예산확보는 실로 막대하다. 그가 지금까지 지역발전을 위해 기울여왔던 정성과 지역민들에게 보여준 진심에 대해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사설
남도일보
2011.06.28 00:00
-
무등산은 광주광역시와 전남 담양·화순군에 걸쳐 있으며 통상 공원지역 30.23㎢를 포함하여 주변자락 115.76㎢를 무등산권역으로 칭한다. 동서남북 어디에서 보더라도 넉넉한 풍경을 보여 지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으나 사실은 우리가 무등산으로부터 더 사랑을 더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가관계에서 가까울수록 배려와 존중심을 가져야 하는데도 가끔씩 그 중요성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듯이 무등산도 시민들에게 가까이 있어 되레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해방이후 궁핍한 생활 때문에 무차별 벌목을 했던 것이나 국가안보 우선 정책으로 인해 정상에 각종 군사시설들이 들어선 일, 막무가내로 만들어진 여러 갈래의 등산로로 인한 훼손 등 생채기가 있었다. 그러다가 무등산은 1972년 도립공원 지정을 시작으로 상처 깊은 훼손을 복원하는 일이 본격 추진됐다. 1977년 무당골 무허가 집 철거를 시작으로 90년대 초반에는 이 지역 환경단체 중심으로 무등산에서 취사행위 금지와 곳곳에 묻혀있던 쓰레기 쓰리운동, 지난 1996년부터 10년간에 걸쳐 중봉주변 군부대, 누에봉 주변 KT중개소, 원효사 지구 원주민촌 22세대를 이전 복원하는 사업이 추진됐다. 특히 증심사지구 복원은 10년 이상에 걸쳐 막대한 사업비(747억원)를 투자해 91세대를 이주하고 복원한 사례는 시민을 행복하게 했으며 외지인들에게는 수범사례로 평가를 받았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추진한 일들이지만 이같은 사례를 통해 한번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지난해까지 시가 무등산 상처를 치유하는데 그 노력이 있었다면 민선 5기 출범 후 시정 목표인 ‘모든 가치를 시민의 행복에 둔다’라는 철학을 바탕삼아 무등산 보호도 새로운 방향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옛길과 무돌길, 그리고 정상 개방 추진 등이다. 옛길은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선조들이 이용한 무등산 내부에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 길로서 총 23㎞며 지금까지 50여만명이 탐방하여 숲길을 체감하고 있다. 무돌길 역시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와 함께 100년 된 지도 등 자료를 근거로 발굴하였으며 무등산 외부인 광주, 담양·화순을 연결하는 총 50㎞의 순환길로서 지금까지 광주지역 24㎞를 개방했고 담양·화순지역 26㎞는 오는 8월말까지 개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무등산 자락 어느 곳에서든 자유로운 이용과 탐방이 가능하도록 무등산 순환버스도 운행하여 옛길·무돌길과 함께 시민의 행복을 배가하도록 하였는데 그 결과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 방문하는 관광객에게도 품격높은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무등산에 대한 훼손지 복원 및 여러 자원 발굴 등과 함께 무등산만이 가진 주상절리대 등 천연기념물과 다양한 문화·역사 자원을 토대로 우리 시는 시·도민의 의견을 집약해 지난 12월 환경부에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을 건의했다. 돌이켜보면 깊은 상처였던 훼손지를 복원하여 치유한 일, 몰랐던 옛길을 발굴하여 개방한 일, 국립공원 지정을 건의한 일 등 무등산에 대해 추진한 많은 일들이 역사로 기록되고 회자되면서 무등산 사랑에 대한 지역민의 사랑은 더욱 커질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면서도 무등산 정상을 바라보면 늘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무등산 정상은 3봉(천왕봉·지왕봉·인왕봉)이 있지만 지난 1966년도에 군부대가 주둔하여 통제되고 있어서 보고 싶지만 볼 수 없고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아쉬운 공간으로서 시민들에게 갈증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갈증을 풀어야 몸과 마음이 편안하듯이 정상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군 당국에 전달하고 협의한 결과 지난 5월 14일 하루 정상개방이 이루어졌고 모두가 느낀 것처럼 정상에 도착해서는 환희를, 내려오면서는 아쉬움을 간직한 바 있다. 46년만에 정상개방이 이루어지면서 2만여명의 탐방객이 줄지어선 장불재∼서석대∼군부대(정상) 1.8㎞ 구간의 긴 행렬을 보면서는 시민들 한결같이 뜨거운 감정을 느꼈으리라 여긴다. 최근 강운태 시장은 간부회의에서 개방에 대한 시민들의 감동을 전하면서 “시민의 뜻인 계절별로 4번, 적어도 봄, 가을철 2번의 개방이라도 우선 성사시키라”고 말했다. 앞으로 정상개방이 더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군 당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무등산 정상이 시민들에게 완전히 환원되도록 행정력을 집중시키는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6.28 00:00
-
지난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기훈 전남문화산업진흥원장의 미니홈피 내용이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전원장은 자살 전날과 이틀 전 5차례에 걸쳐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미니홈피에 남겼다. 그가 메모형식으로 남긴 주요 내용은 인사 청탁으로 시달린 것과 줄을 타고 들어온 자질미달 일부 부하직원들과의 갈등, 불합리한 정부지원 사업선정 등이다. 그의 죽음 직후 경찰은 김 전원장이 문화산업진흥원 운영 비리와 조사를 받았으며,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린 그가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대부분의 언론들도 경찰의 견해에 동조하는 추측성 보도를 초기에 내보냈다. 경찰이 계약직 연구원에 대한 급여반납 요구 등에 대해 사건 접수를 한 뒤 조사를 벌였다는 사실이 그 근거였다. 그러나 그의 미니홈피에서 김 전원장의 자살원인을 헤아려 볼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김 전원장은 모 도의원으로부터 상당한 인사외압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도의원에 대해 지역구와 성을 밝히며 “도의원이 알고 지내는 기관장의 딸이 진흥원 채용에서 떨어진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지역 유권자는 중요하고 당하는 사람의 인권은 필요 없다는 것인가”라며 억울한 심경을 내비쳤다. 15일 올린 글에서는 “2008년 개원하고 얼마 안지나 강력하게 인사 청탁이 들어왔으며 외지인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압박이었다”며 “능력도 안 되는 친구를 이미 다 얘기가 됐으니 출근시키겠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고 그 도의원으로부터 꾸준히 압박을 받았다”고 적었다. 또 김 전원장은 그 도의원으로부터 ‘친구와 조카를 챙겨 달라’는 요구를 받는 등 수시로 압력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상 경찰에 접수된 김 전원장에 대한 진정은 청탁이 거절되거나 무시된 것에 대한 김 전원장 주변사람들의 보복성 진정일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지방의 토호세력으로 군림하면서 부당하게 등장한 인사 청탁과 압력을 행사한 인물에 대해 조사를 펼쳐야한다. 김 전원장은 국가사업 선정의 불합리한 점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홈피에는 ‘도내 한 대학의 사업에 대한 중간보고가 부정적으로 나왔는데도 정부가 이 대학에 시간적 여유를 주고 내용물을 바꿔치기해 사업을 따내도록 했다’는 내용도 있다. 이런 모든 내용은 그가 자살을 결심하도록 압박한 요인들일 수 있다. 타향에 와 열심히 일하던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런 인사 청탁과 국가사업 비리가 조용히 묻혀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6.27 00:00
-
중국 무순(撫順)시는 요녕성의 성도인 심양시의 바로 옆에 있는 도시로 인구 300여만 명의 도시이다. 중국에서 보통 시라 하면 500여만 명으로 무순시는 작은 도시이다. 시내 중심가에 혼하(渾河)가 흐르고 있는데, 서울의 한강처럼 넓고 아름답다. 양쪽에는 새로운 고층 건물과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있어 아름다운 도시로 변모했다. 이곳은 노천탄광으로 유명하여 바로 산 위에서 파 들어갔는데, 지금은 석탄이 거의 없고, 30여 개의 층층대가 이루어져 깊이는 80m 정도 이른다. 일본이 1932년 9월 16일 일본 헌병과 수비대들이 평정산 일대를 포위하여 마을 주민 3천여 명을 몰살한 곳으로 일본의 잔학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기념관 내에 5m×80m 의 넓이에 800여 명의 뼈가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 시체를 태운 목재라던가, 휘발유통, 엄마와 아이가 바로 옆에 껴안고 있는 처참한 것들이 놓여 있다. 일본이 망하자 전범과 마지막 황제 부의(溥儀)가 갇힌 ‘무순감옥’은 잘 보존되어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념관에 일본인들의 학살장면과 전범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대하는 장면, 부의의 일생에 대해 적혀 있었다. 무순에서 철령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고구려산성이라는 비석이 보이고, 무순시내를 지나 누루하치의 고향 신빈현에 도착하면 양서봉 장군의 유적지가 나온다. 도로변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산속에 위치하고 있는 곳에 그의 흉상과 기념비가 만들어져 있다. 한국인들은 잘 모르지만 우리 동포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조국 해방을 위해 곳곳을 누비며 항일운동을 호소한 걸출한 지도자다. 양서봉 장군이 활약하던 남만주 일대는 일본군 치안숙청이 중점적으로 벌어지는 곳이기도 했다. 그는 일제와 대항하기 위해선 항일투쟁 연대를 강화하고, 수십 차례에 걸쳐 지속적인 국내 진공 작전을 펼쳐 1930년대 항일 독립 운동에 금자탑을 쌓아올린 명장이었다. 그의 1934년 9월 19일 41세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고, 그의 시신을 일본군들이 이리저리 끌고 다니다 고구려산성 기슭에 묻었다. 북한은 1961년 유골을 평양 근교로 이장했으며, 또한 한국에서는 서울 국립묘지 현충원에 그의 묘소(가묘)가 만들어졌고, 1962년 건국훈장 국민장이 추서됐다. 예전에 쉬지 않을 때 단오날만은 조선족들에게는 제일 먼저 쉬어 준 곳이 바로 무순시이다. 그런데 작년부터 단오날에 한국주간을 개최하여 조선족은 물론 한국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마당으로 만들었다. 무순시에는 한족, 만주족, 몽고족들이 많이 살고 있다. 그런데도 조선족 축제만 있다는 것은 무순시가 상당히 조선족들을 위해 배려하고 지원해주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번 행사에 무순시의 지원은 물론 조선족 문화관이 주축이 되어 경제인, 한국 동포재단, 무순시 조선족기업가협회, 요녕대한경제기술문화센터, 무순시 한국 기업인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문화국 유영위 국장의 전반적인 지원과 조선족 문화관 이원식 관장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한국에서 심양 영사관, 한중문화교류회, 국평예술단도 참여했다. 무순시에 5만명의 조선족 인구가 있으며, 이곳 사회의 조선족들은 다른 어는 지역보다 단합이 잘 된 것 같았다. 무순시 인민대표회의 미지방 부주임은 축사에서 “오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갖춘 무순에서 한중문화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뜻 깊은 일이며, 한중문화교류사에 보다 아름다운 한 페이지로 남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무순시 조선족기업가협회 김영남 회장은 축사에서 “조선족 민속축제는 무순시 5만명 조선족동포들의 삶에 있어서 가장 성대한 명절이 되었으며, 이 행사의 목적은 바로 한중문화교류 활동을 진일보 추진시키고, 무순시 조선족 동포들의 문화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무순시 신화조선족소학교의 부채춤이 첫무대로 국평예술단의 설북춤, 남도민요, 경기민요, 화관무 등은 관중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외에도 한중사진작품전, 한중장기친선경기, 한중문화교육발전세미나 등 많은 활동이 진행되었다. 앞으로 이러한 축제에 한국 정부의 많은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칼럼
남도일보
2011.06.27 00:00
-
전남 무안국제공항의 풍경은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다. 넓디넓은 공항 청사지만 대합실에서 승객을 찾아보기 힘들다. 활주로 역시 텅 비어 있기 일쑤다. 몇 십 명에 불과한 승객들의 보안검사와 탑승절차를 마친 뒤 우두커니 서 있는 공항직원들의 모습이 오히려 민망할 정도다. 국제공항이라지만 국제선이 4편에 불과하다. 국내선도 2편 밖에 없다. 그마나 국제선의 경우 탑승률이 절반 이하일 때가 많다. 승객들이 없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공항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승객이 없는 공항, 경제성이 떨어지는 공항, 그러다 보니 자연 국제 항공사들도 취항을 꺼리고 있다. 무안공항이 개항 5년째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올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무안공항 이용객은 4만1천34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천543명이 감소했다. 통계대로라면 무안공항 이용객수는 하루 평균 300여명에 불과하다. 이용객 감소는 구제역, 일본지진 등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전남도는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항공사를 상대로 미주노선 중간경유 문제를 협의하는 등 승객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손익여부를 냉정하게 따져 노선결정을 내리는 항공사의 특성상 실현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인도항공측은 ‘상업성이 떨어져 항로 개설이 어렵다’ 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 승객을 겨냥한 국내선도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승객유치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장흥, 완도, 목포 등지에서 운행되고 있는 쾌속선의 영향이 크지만 우선 광주로부터의 접근성이 취약한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는 대불공단을 비롯한 목포 인근의 산업 인력 층이 얇은 것도 한 가지 원인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KTX가 완공되는 2014년부터 광주공항, 무안공항 통합을 본격적으로 논의, 추진키로 한 바 있다. 광주시는 그 이전까지 무안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안공항의 이용객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이나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와는 반대로 전북의 군산공항은 차근차근 국제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군산공항이 활성화되면 광주·무안공항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광주와 전남의 공동발전이라는 큰 틀 안에서 광주·무안공항의 기능과 역할을 조정하는 지혜로운 선택이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6.24 00:00
-
우리는 흔히들 공직자의 청렴과 바람직한 공직자의 자세에서 항상 회자되고 있는 것이 바로 다산정신이다. 왜 우리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다산의 목민관에 대한 마음가짐. 즉, 목민심서를 공직자의 귀감으로 삼고 있을까? 다산 선생은 전남 강진에서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며 후진을 양성하고 실학을 집대성하며 공직자들이 지켜야할 윤리, 애민(愛民)정신으로 능력과 분수를 지키고 청렴과 절검을 생활신조로 명예와 부를 탐하지 말고 뇌물을 절대로 받지 말아야 하며 백성에 대한 봉사정신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오늘날의 경찰은 환경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목소리로 인해 모든 면에서 우리 경찰의 역할과 책임은 강화되고 업무도 다양, 복잡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공직자, 특히 경찰은 특유한 윤리가 필요하게 되었으며, 이와 관련 사명과 목표, 지향해야 할 가치와 당위 등 필연적인 문제를 구현해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윤리라는 것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도리로서 서로의 약속으로 맺어진 국민과 공직자의 관계 또한 이러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공직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직업윤리의식이 필요하고, 한 단계 더 높여 생각하면 나날이 발전해 가는 민주사회에서 지켜져야 할 행정윤리가 필요하게 된다. 경찰업무 집행에 있어서 절차상의 투명함은 물론이고, 그것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책임과 의무는 일반사람들의 능력을 능가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보는데 경찰공무원은 국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들로서 정보 독점에서 오는 폐단을 스스로 생성해서는 안 될 것이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나누는 과정 속에서 서로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최근 국토부 직원들의 향응 접대 등 연일 뇌물수수, 공금횡령 등 공직자들의 낯부끄러운 비리가 적발되고 각종 언론을 도배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더 다산의 청렴·애민정신이 절실하고 환영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경찰은 앞으로 좀 더 시민들에게 한발 앞서 나아가는 자세와 몸에 밴 친절과 성실, 그리고 규정에만 너무 얽매이지 말고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행정, 시민을 위한 아낌없는 봉사와 즐겁게 베푸는 자세가 정말 필요하다고 본다. 청렴! 개인적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공평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 공직자에게 강조되는 필수 덕목, 공과사의 명확한 구분, 책임 의식, 그리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정답고 성의 있게 대하며 남을 위하여 힘을 바쳐 애써야 하는 친절과 봉사 정신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간다면 진정한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지 않을까? 그래서 공직자의 귀감이신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더욱 그리운지도 모르겠다.
칼럼
남도일보
2011.06.24 00:00
-
기상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름철 기상현상인 장마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결과와 장마의 미래 전망 등 장마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장마백서2011’을 지난 22일 발간했다. 장마백서는 1995년에 처음으로 발간된 이후 16년만에 펴낸 것으로, 지난 32년(1979~2010년) 동안의 기상관층 자료를 사용해 분석한 장마의 기후학적 특성과 장마 기간 중 집중호우 특성 뿐만 아니라 장마에 관한 학계의 연구결과, 장마의 변동성, 장마로 인한 재해 및 사회경제적 영향, 장마의 미래 전망 등 장마에 대한 총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 들어 장마철 집중호우 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음 ▲남부지방의 호우빈도가 중부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음 ▲장마의 종료 시점 및 2차 장마의 시종시점이 빨라지고 있음 ▲호우로 인한 재해는 기상재해의 약 30%를 차지하고 주로 7월에 발생함 등이다. 여기에다 장마의 긍정적인 측면도 함께 기술돼 있다. 올해는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가고 있는 시점에서 기상이변에 대한 대처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기가 시작되면서 집중호우로 인한 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일차원적으로 호우특보를 예보하는 것이 아니라 양적인 개념을 도입해 한 차원 높은 여름철 위험기상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첫 번째로 집중호우가 오면, 상습 침수되었던 지역에 대한 점검 및 예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상습침수되는 지하차도, 상습침수 피해지역인 북구 해산마을, 광산구 송정2동과 마륵동 화훼단지 등 광주시내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예방을 적절한 시기에 시와 각 구에 지시하지만 현장에서 이를 철저히 이행해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얼마 전 전국을 휩쓸고 간 구제역과 AI의 가축 매몰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구제역 종합 정보 사이트의 매몰지 현황을 보면 구제역 매몰지 4천581개소, AI 매몰지 213개소에 이르고 있다. 이 중 광주ㆍ전남의 경우 광주는 AI 매몰지 3개소, 전남은 AI 매몰지 112개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집중호우에 대비해 현장정밀점검을 재실시하고 침출수 유출 예방 및 대책 등을 마련, 집중호우로 나타날 제2의 구제역과 AI의 피해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광주지역에는 크고 작은 공사현장들이 많이 있다. 대규모 공사 현장으로 남구 임암동의 효천지구하수처리시설 설치사업, 영산강살리기 6공구현장, 어등산 관광단지 현장, 아시아 문화의 전당 등의 대규모 공사현장이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현재 공사현장들이 토목공사 및 구조물 타설 공사 등을 진행 중에 있어 지하 침수 예방, 공사현장의 석축, 옹벽 점검과 양수기 등 수방자재 가동상태 확인 등의 집중 호우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장마가 오면, 항상 재해를 입게 되는 여름철 농업재해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장마철에 농작물 등 농업인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예방위주의 여름철 농업재해에 대해서도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장마, 호우, 태풍 등 여름철 발생할 수 있는 농업재해에 대한 단계별 행동요령 및 농작물ㆍ농업시설물 관리 등에 대한 예방위주의 종합대책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하고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여 농업분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러한 장마철을 맞아 환경오염사고 등이 빈번히 일어난다.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에서 장마기간에 불법으로 오염물질을 배출하거나 관리소홀로 인해 오염물질이 빗물이나 홍수에 유출되는 환경오염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자연재해로 인한 또 다른 인재(人災)가 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항상 이맘때면, 장마철의 집중호우에 대비를 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렇지만 지구의 기후가 인류가 만든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단적인 자연재해가 일어나며,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사는 터전이 안전지대가 아닌 점을 기억하며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칼럼
남도일보
2011.06.24 00:00
-
광주김치타운내 세계김치연구소 건립공사 업체 선정과 관련한 평가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광역시는 세계김치연구소 건립공사 참여를 희망한 남광건설컨소시엄과 호반건설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설계적격 심의를 벌여 지난달 남광건설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광주시 남구 임암동 675번지 광주김치타운 안에 건립되는 국책사업으로 지하1층 지상4층 연면적 9천582㎡ 규모이다. 시측은 남광건설 컨소시엄이 설계와 가격 점수에서 앞서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평가방식의 불합리함과 담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가 이번 설계 적격 심의에 적용한 평가방식은 ‘차등평가’로 한 업체가 평가 항목에서 다른 업체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게 되면 100점 만점을 주는 방식이다. 경쟁컨소시엄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은 남광건설 컨소시엄은 이 같은 평가방식에 따라 자동적으로 100점을 맞았다. 호반건설 컨소시엄은 85점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남광건설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되고 호반건설 컨소시엄은 탈락했다. 그러나 합리성을 상실한 평가방식이라는 지적이어서 행정의 투명성에 흠집이 나고 있다. 13명의 심의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평가인 만큼 항목별 점수를 공개하고 양측의 장단점을 비교해 건설적인 대안을 재도출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현행과 같은 방식은 평가위원들의 전문성과 의견이 사장되는 단점이 있다. 특정업체에 공사를 주기위한 편법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최고점과 최하점을 두고 평가점수를 매기고 심의위원들에게 자율적으로 점수를 배정토록 했으면 오해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비교우위 업체의 점수를 항목당 만점기준으로 부여토록 한 것은 오해와 반발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시는 총인시설 적격자 선정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시가 대형공사를 발주하면서 투명치 않은 과정과 기준을 가지고 업체를 선정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일이다. 야구장 건설 과정에서도 이와 똑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업체선정상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과정에 대한 투명성 확보도 중요하다. 그래야 경쟁을 벌이다 탈락한 업체의 수긍을 끌어낼 수 있다. 공정한 룰과 상식적인 평가시스템이 확보돼야 한다는 뜻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1.06.23 00:00
-
어릴 때는 기본적인 생활습관과 성격, 행동양식이 형성되어 가는 시기로 이 시기에 몸과 마음에 형성된 생활습관은 성인까지 지속되므로 어려서부터 안전에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 사망 원인 가운데 1순위는 안전사고이며, 가장 안전할 것으로 여겨지는 가정에서 오히려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들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혹은 사소한 것으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가정 내 유아 안전사고 대부분은 부모가 잠시 한 눈 파는 사이에 일어난다. 그렇다고 아이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는 사고를 막지 못하므로 아이의 행동에 관심을 가져야하며, 아이가 자주 만지거나 올라가는 것에 위험이 없는지 잘 살펴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응급처치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가정 내 유아 사고사례를 살펴보면, 아파트 창가나 베란다에서 놀다가 추락하는 사고, 욕실에서 혼자 놀다가 미끄러지는 사고, 정수기 온수에 의한 화상, 엘리베이터 문틈사이 손가락 끼임, 이물질을 삼켜 호흡곤란으로 질식하는 사고 등 가정 내 유아 안전사고 유형은 다양하다. 따라서 부모는 평소 아이들이 자주 만지거나 올라가는 것에 대해 유심히 관찰하고 사전에 위험요소를 없애도록 힘써야 한다. 또한 아이들에게 위험한 곳,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교육하여 사고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 유아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추락·넘어짐·미끄러짐 사고를 예방하려면 침대, 의자, 소파 등 가구 위에 아이를 혼자 두지 말아야 한다. 베란다의 방충망은 고정하고 욕실 바닥은 물기나 비눗기를 없애고 미끄럼방지용 매트를 까는 것이 좋다. 베이거나 찢어지는 사고를 방지하려면 유리제품의 사용을 피하고 칼이나 가위 등 날카로운 도구는 아이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한다. 아이들이 물건을 삼켜 부모를 당황케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3세 미만의 아이의 경우 습관적으로 장난감 등 작은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므로 완구를 가지고 놀 때 함께 지켜봐 주고 단추나 구슬 등 작은 물건은 아이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혹시나 아이가 약물을 삼켰을 경우, 해당 약물을 가지고 병원에 가져가야 하고, 시력장애, 청각장애가 없어도 사고를 잘 일으키는 아이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지 상담을 받아볼 필요도 있다. 유아안전사고는 부모들의 관심과 교육을 통해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 어린 아이일수록 부모가 아이를 철저히 보호하여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유아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법은 모두 간단하고 상식적이지만, 실제로 이를 지키지 않아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부모들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안전 교육 자료를 열람하고,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안전 위험 요소가 뭔지를 파악해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6.23 00:00
-
지난 20일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 골프장 블루 코스(파71·7천574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111회 US 오픈 골프 대회에서 북아일랜드 출신 로리 매킬로이가 역대 최연소 우승, 역대 최소 언더파 우승, 역대 최소타 우승이라는 각종 기록을 갱신하면서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그날은 미국의 아버지날이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매킬로이는 머리가 하얀 중년의 남자와 뜨겁게 포옹하였다.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아들의 골프 레슨비를 벌기 위하여 오전엔 체육관 화장실 청소, 오후엔 골프장 바텐더로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쉬지 않고 일한 게리 매킬로이였다. “나는 고육을 많이 받지 못했지만은 하나 뿐인 아들을 위하여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아들 우승의 소감을 말하였다. 박세리의 아버지를 상기시킨다. 그러나 자식욕심은 동양 사람이 더 극성이다. 서양 사람들도 더러는 없지 않지만 그러나 그 문제에 관하는 한 동양과 서양의 헌신은 농도가 다르다. 서양은 대개 자식보다는 자기의 할 일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세상을 살아가지만 그러나 동양 사람들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기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서양 사람들은 자녀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자유롭지만 동양 사람들은 희생적이다. 동양 사람들에게 자식에 대한 욕심은 남자 뿐 아니다. 여자들의 욕심이 더욱 강렬하다. 서양에는 맹모삼천이라든지 한석봉의 어머니 같은 전설적 미담이 흔하지 않다. 대신 오히려 부자간의 갈등이나 모자간은 경쟁이 더 흔하고 일반적인 현상이다. 동양 사람들은 자식에 관하는 한 신앙적이다. 그들은 ‘자식이 천국’이라 믿는다. 예이미 추아란 중국계 예일대 교수의 책 ‘타이거 마더’를 읽었다. 그것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었다. 속이 시원하다. 그리고 그런 책을 50년 전에만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 책 내용은 미국에 사는 중국계 어머니의 두 딸 교육에 대한 맹자의 어머니 같은 이야기다.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다면 타이거 마더가 되어야한다는 체험적 이야기다. 나는 요요마가 세계적인 첼리스트가 되기 위하여 얼마나 엄격하고 맹렬하고 철저한 동양적 가정교육을 받았는가를 읽은 적이 있다. 아이를 엘리트로 키워내는 한 어머니의 호랑이 같은 교육에 대하여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남편은 유태인이다. 우리는 유태인의 가정교육에 대하여 많이 듣고 있다. 그러나 중국 어머니의 그것은 유대인 남편도 겁을 먹었다. 저자는 두 딸을 엘리트로 키우면서 철저하게 몇 가지 일을 엄금하였다. 1. 친구 집에서 자는 일, 2. 아이들끼리만 노는 일, 3. 텔레비전 보는 것과 컴퓨터 게임, 4. 정규수업외의 과외활동에 대한 아이들의 자유로운 결정, 5. A학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오는 것, 6. 체육과 연극 외의 수업에서 1등을 놓치는 일 등이 그것이다. 그는 말한다. “아이를 기르는 일은 너무나 어렵다.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사람에게서 미움을 살 때도 있으며, 쉬운 일이 하나도 없고 갑자기 쉬워지지도 않는 어려운 과정이다. 양육은 365일의 헌신과 오뚜기 정신, 각종의 술책으로 버텨야 하는 끝없는 총력전이다.” 그리고 말한다. “누구나 할 수 있다. 그것은 결코 비법이 아니다.” 한 가정의 영화가 3대를 가지 않는다는 인식은 동양에서는 일반적이다. 제1세대는 맨발로 뛰고 제2세대는 누리고 제3세대는 망한다. 만일 제3대가 망하지 않기를 원한다면 끊임없이 제1세대의 긴장을 유지하여야 한다. 저자는 자주 자기 아버지를 상기하였다. 한번은 학교에서 2등을 하고 자랑스러워 아버지를 학교로 모시고 갔는데 돌아와서 아버지는 말했다. “다시는 그런 모욕적인 장소에 나를 부를 생각은 마라” 2등은 모욕인 것이다. 아버지는 화교가 타국에서 살아남는 생존양식을 그렇게 가르쳤다. 세계는 국제화나 경쟁 등으로 늘 타국에서 사는 긴장을 요구하고 있다. 내식으로 말하자면 ‘요산요수(樂山樂水)’의 세상은 없다. ‘고산고수 (苦山苦水)’의 철학이 생존양식이다. 동양의 어머니는 옛날부터 그렇게 살았다.
칼럼
남도일보
2011.06.2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