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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성군 서삼면에 위치한 축령산 일대가 최고의 삼림휴양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축령산에는 779㏊의 편백나무와 삼나무에서 뿜어나오는 피톤치드 향이 풍부해 병약자들에게는 ‘치유의 숲’으로 일반인들에게는 ‘건강을 지켜주는 숲’으로 각광받고 있다. 많은 이들이 축령산을 찾아옴에 따라 장성군과 서삼면 청년회에서는 장성 축령산 산소축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20일부터 3일동안 제3회 축령산 산소축제를 개최했다. 전시성 행사보다는 관광객들의 건강유지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비교적 충실한 축제여서 대부분이 만족해 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노약자와 장애인들을 배려하는 편의시설이 너무도 취약하다는 것이다. 주차장에서 편백나무 숲까지 이르는 길은 건강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을 뿐 병약자나 노약자를 배려한 보도시설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았다.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노약자들은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주차장에 마련된 화장실은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도 너무도 비좁고 적어 불편함이 컸다. 주 주차장의 경우 남녀용 화장실 2칸만 달랑 마련돼 사용하기가 힘든 상태다. 이런 상황이니 보호자가 함께 일을 봐야하는 장애인들과 노약자들은 이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돌아서기 일쑤였다. 축령산 중턱 일대의 공기가 암환자들의 치유에 좋다는 소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 일부 지역에는 병약자들의 접근이 쉬운 휴양지가 들어서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미흡한 상태다. 병약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난간시설이나 휠체어가 통행할 수 있는 평탄한 도로 등 편의시설 확충도 절실하다. 외국의 경우 보행이 불편한 노약자나 장애인들을 위해 소형전기 자동차를 배치하거나 이들만을 위한 전용 공간(숲)을 마련해 두고 있다. 축령산 장성축제가 국내 최고의 건강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장성군과 서삼면 주민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물론 숲주인인 산림청의 배려와 지원 역시 요청된다. 군은 이번 산소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군도 13호선을 비롯한 접근로 곳곳에 꽃길을 조성하는 등 나름대로 신경을 썼지만 이런 예산들이 방문객들을 위한 반영구 편의시설 확충에 쓰여졌다면 더욱 효과가 컸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크다. 계단을 이용할 수 없어 먼길을 돌아야하는 불편함이 빠른 시일내에 해소되고 노약자들이 가족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들이 대폭 확충되기를 기대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0.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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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자신의 재산 가운데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하고 참여자를 더 확대하기로 하였다는 보도가 최근에 있었다. 그들은 아름다운 기부 바이러스를 중국, 인도, 일본까지 확산시키겠다고 하는데 이 기부약속 운동에 약속한 기부금은 175조여원에 이른다고 한다. 더 감동을 자아내는 것은 ‘내 보유주식의 1%를 넘게 쓴다고 해도 내 삶의 질이 향상되거나 더 행복해지지 않지만 내 재산의 99%를 사회에 돌려준다면 다른 사람의 건강과 행복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그들의 동참 이유이다. 이러한 부자들의 기부운동을 바라보는 좋지 않은 시각도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기부바이러스가 빨리 상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부를 축척한 사람들이 그 일부를 그 사회에 환원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다.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선진국에 비해 아직 뒤처진 것이 현실이다. 총생산 대비 기부액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뒤지며, 개인 기부 비중이 20%에 불과해 80%를 웃도는 선진국과 차이가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러 사회단체를 통한 소액 개인기부금이 증가하고 있고, 다양한 방법을 통한 소중한 기부 문화가 우리의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기부금에 대한 용도를 소식지를 통해 알려 주는 함께 더하는 운동도 많다. 우리는 기부라고 하면 돈 많은 이를 떠올리곤 하지만 정말 감동적인 기부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보게 된다. 또한 적은 금액이라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공동의 목적을 위해 나누는 작은 실천운동을 쉽게 접하게 된다. 기부란 자신이 가진 돈이나 물품을 특정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자원봉사 하여 이웃이나 사회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해결하고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돕는 활동이다. 따라서 자발적인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을 뜻한다. 돈이나 물품을 개인이나 기관에 내놓는 것도 기부이다. 하지만 자신이나 기업이 가진 능력이나 기술을 소외 계층을 위해 쓰는 재능기부도 한 형태이다. 독거노인을 위한 장수사진 촬영, 소외계층 어린이를 위한 공부방 도움, 사랑의 집 고치기 자원봉사활동 등 다양하다. 돈으로 하는 기부보다도 마음과 시간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자신의 달란트로 할 수 있는 기부가 돈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우리가 가진 1%의 마음을 나누는 것 또한 기부이다. 나눈다는 것을 물질적인 것이라는 생각으로 한정시켜두기 때문에 가진 것이 없다는 사실이 나눔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나눈다는 것을 물질에만 초점을 둔다면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따뜻한 말을 나눈다든지, 부드러운 눈길을 나눈다든지, 함께 기쁨과 아픔을 나누는 것은 나눌 수 있는 사랑의 교감이 있어야 한다. 더하여 장기기증은 희망이 없는 환자에게 건강을 되찾는 기회를 주고 삶의 기회를 주는 이웃 사랑의 적극적인 실천이자 생명의 나눔이다. 헌혈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자신의 몸 일부를 떼 내어 다른 사람에게 주는 숭고한 행동으로 생명을 나누는 숭고한 사랑실천이다. ‘동네 우물은 뚜껑을 열어 놓고 마셔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우물은 모든 사람에게 물을 주지 어느 특정한 사람만을 위하여 열고 닫히는 우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내가 번 돈이라고 하여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은 우물을 혼자 마시기 위하여 뚜껑을 닫아 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시인 김지하는 “밥이 하늘입니다. 하늘을 혼자 못 가지듯이 밥은 서로 나눠 먹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 하늘의 별을 함께 보듯이 밥은 여럿이 같이 먹는 것. 밥이 입으로 들어갈 때에 하늘을 몸속에 모시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 아아 밥은 서로 나눠 먹는 것”이라 하였다. “나눔은 언제나 자신을 주는 행위입니다. 나의 생각, 나의 말. 나의 미소, 나의 기쁨, 나의 재능, 나의 지식, 그리고 나의 물건과 그밖의 모든 것을 나누는 것이 바로 내 생명의 일부를 주는 경건한 행위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나눔의 기쁨으로 말미암은 평화가 언제나 우리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이해인 수녀의 시)
칼럼
남도일보
2010.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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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 투기’로 비난을 받고 있는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소속 청문위원 다수가 ‘적격’의견을 표명했다. “도덕적 비난은 좀 받을 수 있지만 장관으로서의 업무 수행능력에 비춰 봐줄만하다”는 것이다. 어떤 의원은 장관을 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치명적인 도덕적 하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별거 아닌 것 같다”는 자기 식구 감싸기 발언까지 나왔다.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는 발언들이다.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업무능력에 대한 검증보다는 도덕성에 대한 검증이 더 중요시되고 있다. 대상자의 과거 경력과 삶의 족적을 들여다보고 국가정책을 공정하게 집행하고 산하기관 공직자들을 부패와 비리로부터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자리다. 이런 자리에서 “업무능력이 뛰어나니까 어느 정도의 도덕적 하자는 눈감아줄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이 주를 이룬 것은 청문회의 당초 취지를 왜곡하는 한편 국민들을 기만하는 처사다. 서민들을 위한 재개발 사업을 떼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악용한 사람을 “큰 하자가 없다”고 면죄부를 준다면 국회청문회를 할 필요가 없다. 이 장관 후보자는 “집사람이 노후대비를 위해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부인명의로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비롯해 남대문, 노원구 중계동 상가 등 모두 4건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액의 부동산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쪽방투기에 나섰다는 것은 노후자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돈 욕심 때문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이 후보자가 지경부 차관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있는 동안 5억7천250만원을 받은 것도 도덕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그는 “변호사 등에게 경제흐름 등을 자문했을 뿐 특정사건에 개입한 적은 없다”고 답했지만 그런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발뺌은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쪽방투기에 나서고 특정 변호사 사무실의 이익을 위해 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지경부 장관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 정도는 낙마사유가 안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낙마사유가 된다”는 반응이다. 도대체 어느 정도여야 낙마사유가 되는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사설
남도일보
2010.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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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김정일의 건강이상설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왔고 북한의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4년 4월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할 당시 목적은 중국 개혁개방 상황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많았다. 그러나 북한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김정일의 진짜 목적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살펴보기 위해 간 것이 아니고, 3남인 김정은을 공식 후계자로 내세우기 위해 중국 최고위층의 승인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공산당 고위층은 김정일의 요구에 대해 거부했다고 전해진다. 이유는 경제가 어렵고 북미 관계 개선도 이뤄지지 않은 어지러운 북한 상황에서 아들로의 3대 세습은 권부 내에 정치적 균열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김정은은 80년대 출생자로서 나이가 어려 가난과 고통을 모르고, 강직한 성격이 되지 못해 북한 내부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주요 이유라고 한다. 그러면 중국의 후계자는 어떻게 뽑는가. 중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권력이 공산당에서 비롯되고, 민주적인 선거가 사실상 없는 체제이다. 따라서 끝없이 치열한 권력투쟁 속에서 미래의 후계자가 결정되는 구조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당시 모택동(毛澤東)의 후계자는 유소기(劉少奇)였다. 모택동과 유소기는 같은 호남성 출신으로 고향도 그리 멀지 않다. 그러나 모택동은 문화대혁명으로 유소기를 숙청했고, 뒤를 이은 임표(林彪)는 모택동 암살을 시도하다가 실패하고 죽었다. 모택동을 이어받은 사람은 화국봉(華國鋒)이었다. 화국봉은 등소평(鄧小平)과 권력투쟁에서 패배했고, 등소평은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올라 중국의 개혁 개방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실행했다. 등소평의 원래 후계자는 호요방(胡耀邦)이었다. 그러나 등소평은 호요방을 권력에서 밀어냈고, 호요방 이후 그 자리에 올라온 조자양(趙紫陽) 역시 천안문(天安門)사태 이후 몰락했다. 등소평은 보수의 요구로 강택민(江澤民)을 후임자로 지목했지만, 이것은 보수파와 조화를 위한 과도기적 선택이었다. 등소평이 오랜 고심 끝에 선택한 것은 호금도(胡錦濤)였다. 호금도는 그를 실망시키지 않았고, 권력을 적절히 활용하며 등소평이 남긴 소임을 잘 실행해 가는 중이다. 그러나 호금도 역시 최고 권력자에 오르는 순간, 등소평과 같은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자신의 임기 이후 자신의 비전을 녹슬지 않게 할 차세대 리더를 선택하는 일이 어쩌면 권력의 최고 완성 단계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중국의 정치지도자는 치열한 권력투쟁을 통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현재 최고 권력자의 시각과 비전이 선택의 중심에 놓이기도 한다. 중국의 정치지도자는 언제나 후계자를 발탁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애를 써야 한다. 중국은 차세대 리더를 키우는 일에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나라라고 볼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와 정치체제가 다르긴 하지만 그들이 후계자를 발탁하고 키워가는 과정에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선거를 통해 발탁된 후계자만이 훌륭한 리더는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지도자의 길을 가려면 먼저 공산당에 입당하고 공산당원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방의 하급 관리부터 일을 시작해야 한다. 지방 관리의 비서로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지방에서 말단 관리로 열심히 일하면 승진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그래도 인정받는 길이 열려 있다. 중국 지도자들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승진과 함께 공산주의청년단이나 중앙 정계로 들어가고, 아울러 성 서기를 거쳐야 한다. 반대로 중앙 정계에서 먼저 활동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지방으로 가서 단련하는 기간을 거쳐야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 성 서기를 오랫동안 거친 뒤에 중앙 정계를 들어올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객관적으로 검증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지도자는 ‘벼락스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가 너무 어리면 권력을 장악할 수 없고 혼란이 오게 된다. 김정은보다는 장남 김정남이 국제적 감각이 있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세습제가 아닌 후계자를 키워야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0.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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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 2, 3학년을 통틀어서 학생은 5명, 선생님은 6명, 행정직원은 1명이다. 한 학급에서 두 학년 이상의 학생을 상대로 가르치는 형태인 복식수업(複式授業)이 불가피해 보인다. 전교생은 1980년에 200명, 2000년에 7명이었다. 20년 사이에 학생은 현저하게 줄었다. 학교의 명맥이 겨우 유지되는 상황이다. 어느 학교일까. 이는 여수시 삼산면 초도(草島)에 소재하고, ‘초도중학교’에서 그 이름이 ‘거문중학교 초도분교’로 변경된 중학교의 학생 수 변동현황이다. 현 정부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효율성 잣대로 보면, 현 학생 총원 5명보다 더 많은 여섯 분이 교직원이니까 대단한 비효율성으로 비칠지 모르겠다. 이러한 사례들을 들어서, 섬지방과 시골지역의 초·중·고등학교를 존치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섬에서 아이들이 초· 중등 교육을 받을 조건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섬 주민이 섬에 남아서 생업에 종사할 의지가 약해지리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어업 환경도 여의치 않아서 섬 주민이 어업을 생업으로 삼기가 힘들다는 주민의 하소연도 크게 들린다. 생업과 2세 교육의 기반이 와해되는 현실 속에서 섬 주민의 숫자는 갈수록 줄어왔다고 봐진다. 농촌과 마찬가지로 섬 지역의 주민 중에 젊은 사람은 많지 않다. 섬 주민의 고령화 현상도 심각함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쾌속선이 오간다 해도, 섬에 자주 들락날락하기에는 장애요인이 적잖다. 시간비용은 제쳐두더라도 뱃삯이 심히 많이 든다. 여수시청 누리집의 해상교통에 관한 정보에서 보면, 여수와 초도 간 여객운임은 3만500원이다. 왕복운임은 7만1천원이다. 가령 타지에 살던 초도 출신의 일가족 성인 4명이 추석 명절에 고향을 찾으려면, 뱃삯만 28만4천원이 든다. 만일 그 가족이 서울에 산다면, 서울 여수 간 고속버스비만 해도 1인당 3만3천백 원이니까 왕복에 26만4천800원이 든다. 그 가족은 교통비로 자그마치 54만8천800원을 지불해야 한다. 고향 한 번 들러보는데 1백만 원 정도는 쉽게 들어갈 듯하다. 이러니까 섬에 사는 부모가 서울에 사는 자식들을 찾아가는 게 더 경제적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선지 명절 때면 역귀성(逆歸省)하는 노부모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제 명절은 자식들이 부모를 살피러 오기보다는 부모가 자식을 살피러 가는 날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한 달 여 후에 돌아올 금년 추석 명절에는 이런 일이 얼마나 많이 벌어질지 궁금하다. 전남도의 경우 2006년부터 ‘섬주민 여객선 운임지원제도’를 시행하여 섬주민이 최대 5천원으로 여객선을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섬 왕래 인원과 섬 지역 인구가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그동안 과중했던 섬 주민의 뱃삯 부담이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낮춰진 때문으로 이해된다. 유감스럽게도, 위와 같이 섬 주민이 섬을 떠나도록 유인하는 요인이 생업, 교육, 교통비 등 여러 면에서 상존하는 현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만일 결국 사람이 모두 떠나버려서 아무도 살지 않는 공도(空島)가 많아지면 어떻게 되는가? 머나먼 장래에 공도는 영토를 획정(劃定)할 때에 시비의 여지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끊임없는 시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고려왕조 말에서 조선왕조 초기에 이르기까지 국가 주도로 섬을 비우는 공도정책이 전개되었다고 하는데, 지금의 섬에 대한 정책은 신판 공도정책으로 평가될지도 모른다. 이 같은 평가를 피하기 위해서, 섬 출신 일반 국민이 섬을 찾을 때의 뱃삯을 일반정액 운임의 40% 수준으로 정하면 어떨까. 그렇다고 해도 초도 출신 성인 일가족 4명이 초도를 찾는데 들어가는 뱃삯은 11만3천600원이다. 적어도 교통비 부담 때문에 부모가 자식을 살피러가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한편 교육정책 측면에서, 현행처럼 학생 수를 기준으로 교사의 숫자를 정하기보다는 섬 지역의 특수성을 절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섬지역의 초·중등 교육의 기반은 생업보다 더 중요하다.
칼럼
남도일보
2010.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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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개각에 따른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늘부터 시작된다. 야당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10명의 후보자에 대한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의혹들은 뇌물수수에서 부터 위장전입, 허위학력 기재, 친인척들의 공사수주 특혜, 부인의 위장취업, 부동산 투기, 탈세까지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이 같은 의혹들을 접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어둡기 그지없다. 이 의혹들이 만에 하나라도 사실이라면 후보자들에 대한 지명은 철회돼야만 한다. 공정한 법의 집행과 감독을 맡을 고위공직자 후보들이 과거 법망을 피하면서 치부를 하고 자녀교육을 했다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민주당은 김태호 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는 거액 뇌물 수수,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는 허위학력,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동생의 은평 뉴타운공사 설계수주 특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는 현금 자산 누락,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부인의 위장취업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다. 또 이현동 국세청장 내정자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는 각각 증여세 회피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부적절한 발언과 처신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 실시여부는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여·야의 정략적인 입장에 따라 청문회에 대한 접근방식이 확연히 달라 청문회 대상자들을 검증할 수 있을지, 우려가 높다. 또 김태호 국무총리,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가 관련된 사안의 핵심증인들이 상당수 청문회에 불참할 예정이어서 진실확인이 불가능해질 공산도 크다. 게다가 한나라당이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청문회와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의 실체를 확인하자고 제의하는 등 물 타기 전법까지 구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차명계좌 청문회는 용납하지 못한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청문회가 사실규명과는 거리가 먼 정치공세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높다. 대다수 국민들은 고위공직자들이 임명될 때마다 되풀이 되는 비리 의혹 제기와 여야의 정치공세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 하자가 많은 인사들을 임명하는 인사검증 시스템과 위장전입과 같은 사소한 법위반 사항은 큰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식의 오만함에도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여러 가지 난관이 많지만 이번 청문회가 제대로 실시돼 모든 의혹들이 규명되기를 기대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0.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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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았다. 고인의 고향인 하의도를 비롯해 광주, 서울 등 전국에서 그를 기리는 행사가 잇따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그의 철학과 정신은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들의 가슴 속에 더 깊이 아로새겨지고 있다. 민주·인권·통일에 대한 그의 정신과 열정을 계승해 나라발전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갈등과 지역분열이 가속화되고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기에 화합과 통합, 그리고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평화 통일을 외치던 DJ의 목소리가 더욱 그립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보수와 진보, 그리고 정치이해 관계에 따라 아직까지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그의 일관된 나라사랑과 평화통일에 대한 헌신, 노력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매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햇볕정책’으로 대변되는 그의 대북정책은 ‘북한 퍼주기’논란을 빚었지만 점진적으로 북한체제의 변화를 유도하고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켰다. 또 한민족간의 동질성을 회복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의 헌신적인 노력에 따라 대결일변도의 남북관계가 평화와 공존의 관계로 바뀌었다. 김 전 대통령의 단계적인 대북경제지원은 통일비용을 최소화하고 통일쇼크를 사전에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현명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경협관계를 통해 사회· 경제 분야에서 통합관계를 강화해 이를 정치적인 부분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은 미래지향적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수백 조~수천조원이 소요될 통일재원을 마련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힌 것은 역설적으로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통일비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또한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평화공동체-경제공동체-민족공동체로 가는 3단계 통일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이는 표현만 다소 다를 뿐 햇볕정책의 핵심내용이기도 하다. 김 전 대통령은 정치탄압과 고문을 화해로 풀어내고,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역경의 삶을 견뎌낸 인물이다. DJ정신의 핵심은 민주·인권·통일이다. 많은 이들이 그의 정신계승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정신을 현실로 풀어내는 일은 아직도 미미하다. 특히 민주당은 DJ계승자임을 자처하면서도 반민주적인 행태에 젖어있고 통일 한국의 비전을 이끌어내는데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DJ 정신의 올바른 평가를 위해서라도 민주당의 분발과 쇄신이 요구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0.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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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집 말미에 있는 화집에 스승 이호근·조용만 선생 두 분과 같이 찍은 사진이 있다. 1968년 당신들의 회갑 기념 논문집 증정식에서 나의 요청으로 찍은 것이다. 나의 책 ‘1930년대 영시연구’의 서문에서 이창배 교수는 그 가운데 특히 ‘기계시에 대하여’라는 논문에 주목하였다. 이 논문은 ‘이호근·조용만 교수 회갑기념 논문집’에 수록된 글이다. 이호근 교수는 나의 대학원 지도 교수이었다. 선생은 평론가 최재서 선생 등과 같이 경성제국 대학 영문학 전공 동문이었다. 1957년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면접에서 나는 이호근 교수를 지도교수로 모시고 영국 현대시인 스티븐 스펜더에 대하여 의논드렸더니 스펜더는 엘리엇이나 오든보다는 더 친근감이 가는 시인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나의 의사에 동의하였다. 그러나 나는 선생의 논문지도를 받을 수가 없었다. 논문이 어떻게 진행되느냐고 묻지도 않았다. 당시 스펜더는 해방 후 김기림 등의 열의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시인이었다. 1954년에 동경에서 개최된 세계 펜대회의 의장이기도 한 스펜더에 대하여 전쟁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잡지들은 특집을 내는 등 그의 명성에 호응하였다. 그러나 정작 그에 대한 연구는 한국에서 자료를 구할 수 없었다. 서적 수입이 없었던 시대다. 따라서 엔소로지 등에 실린 단편적인 몇 편의 시가 고작이었다. 대학 도서관 등을 찾았지만은 그의 저서나 참고문헌은 희귀하였다. 다만 개인적으로 가령 서울대학 이양하 교수, 연세대학의 최재서 교수, 전후에 불행히 작고한 이인수 교수 등이 남긴 서재 등에 있을 법 했지만은 그분들에게 생면부지의 서생을 소개할 사람이 없었다. 그런 일을 상의하기 위하여 만나 뵙고 싶어도 지도교수는 만나주지도 않은 것이다. 학자가 되는 험악한 길을 혼자 극복하라는 것이었다. 그런 극한상황 속에서 할 수 없이 선생 댁으로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무도 선생 댁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들리는 이야기가 댁으로 찾아가도 만나주지도 않는다는 말 뿐이었다. 수소문 끝에 어렵게 댁을 확인하고 어느 더운 일요일 영등포로 선생을 찾아갔다. 고려대학교에서 영등포는 광주에서 목포까지의 거리다. 당시의 불편한 교통사정을 감안하면 천리 길이다. 불안한 가운데 긴 골목을 지나 조심조심 선생 댁 문안에 들어섰더니 마침 선생은 작은 뜰에 있는 선생 키 높이의 무궁화 앞에 서 계셨다. 선생은 하얀 한복 차림으로 무궁화에 잘 끼는 진드기를 헝겊으로 닦아내고 계셨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무궁화에 대한 더욱 고마운 느낌과 같이 있다. 내가 가끔 찾아가는 조용만 교수, 여석기 교수, 조지훈 선생들 댁에 비하면 선생 댁은 너무 작고 초라하였다. 그러나 그 허름한 변방 영등포 집에 심어놓은 무궁화의 이미지와 같이 나에게 한복 차림의 선생에 대한 회상은 강력하다. 선생은 무궁화와 같은 분이었다. 늘 혼자 피어있는 하얗거나 분홍빛 꽃잎, 그러나 한 여름 끈질기게 100일을 피는, 속이 붉은 낭만주의자, 무궁화는 항일 감정을 반영하는 이미지로 비췄기 때문에 집 뜰에 심을 수 없었던 시대에 선생은 꽃다운 젊은 지성을 우울하게 보낸 사람이었다. 그 때 무궁화는 다만 쓰러질 듯 기운 시골 생울타리에 없는 듯 한여름 100일을 피는 질기고 겸손하면서 그러나 울타리 버팀목으로 강인하게 서서 다만 바른 햇빛을 구하고 있는 꽃이었다.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는 무궁화는 낮과 밤을 알고 가리는 단순한 생명력의 꽃이었다. 무궁화를 쳐다보거나 만지면 눈에 피가 생긴다는 말을 믿고 나는 자랐다. 하얗거나 분홍 꽃잎에 속이 붉은 까닭이 그런 느낌과 일치하였다. 어린이까지 공략한 악랄한 일제다. 해방 후에 무궁화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지금 그 순종의 무궁화는 간혹 시골 밭길에서 볼 수 있을 뿐, 봄날 일본 국화이기도 한 벚꽃이 온 나라를 뒤덮는 현상과 너무 대조적이다. 지금 우리 국화 무궁화가 몇 그루 한적하게 무등산 산길에 피어 있다.
칼럼
남도일보
2010.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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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부터 인천·김포·제주· 김해 공항에 ‘알몸투시기’로 불리는 전신검색기가 설치돼 가동된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일 인천공항에서 전신검색기 시연회를 가졌다. 이 날 시연회는 인권침해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국토해양부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만일의 경우에 예상되는 테러와 각종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3대를, 나머지 공항에는 1대씩의 검색기를 설치, 운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국토부의 이 같은 결정은 범죄예방과 편의를 앞세워 어떤 경우에든 보호돼야할 인권보호를 무시한 처사이다. 필요하다고 인정이 되면 국가권력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좋지 않은 전례를 남긴 셈이다. 국가권력이 수사를 위해서 개인 전화나 이메일을 도청하거나 열람하는 것이 다반사인 현실에서 보면 이미지 보관이나 출력이 금지된 전신검색기 사용은 하찮은 일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큰 구멍 하나가 또 뚫린 것이다. 국토부는 전신검색기 통과 대상자는 일반 승객이 아니라 요주의 리스트에 오른 승객만 해당되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 동성의 검색요원이 이미지 검사를 담당하기 때문에 우려될 만한 프라이버시 침해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게이트와 금속탐지기에서 이상반응이 나온 승객들은 전신검색기 검사를 받아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이상반응이 나온 승객들은 준 테러범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아야 하며 일반 승객들의 따가운 눈총을 견뎌내야만 한다. 전신검색기에서 송출된 이미지는 얼굴이 가려지고 신체의 굴곡은 희미하게 처리돼 인권침해의 소지가 적다고는 하지만 막상 전신검색기 앞에 서서 자신의 알몸을 내비쳐야 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분명한 인권침해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국토부에 전신검색기 설치금지를 권고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국가의 안녕과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테러범 색출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금속 탐지기나 정밀촉수검사로도 얼마든지 무기소지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 문제는 편의를 위해서라면 인권에 어긋나는 일도 해낼 수 있다는 국가권력의 오만함이다. 얼마전 수사를 위해서 고문을 자행한 경찰관들이 구속되는 일이 있었다. 아무리 범죄자라도 보호돼야할 인권은 있다. 사소한 인권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정부가 아쉽다 .
사설
남도일보
2010.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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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역사적인 날, 1945년(乙酉) 8월 15일, 일제(日帝)는 패망하고 한국은 반세기동안 일제(日帝)의 기반서 벗어났다. 그렇지만 크게 각성해야 할 민족적 반성은 그토록 사력(死力)을 다해온 한민족의 수고와 땀이었지만 우리는 그나마 자력(自力)으로 왜적(倭賊)을 섬멸치 못하고, 겨우 연합군의 승전보로 덤으로 얻은 해방이었다. 국치(國恥) 이후로 그렇지만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온 민족이 항일(抗日) 투쟁과 광복운동을 너나없이 계속했던 것도 사실이다. 가까운 중국이나 만주를 노상 무대로 삼는 독립운동사는 귀아픈 이야기지만 美洲本士는 다소 감감할 수 밖에 없는 공간과 지리적 조건이 된다. 재미(在美) 한족이 그 불우한 처지와 환경에서도 허락되는 바 온갖 최선을 다해 몸바치고 물질 바쳐서 위대한 韓人독립운동을 전체가 해온 것은 누구할 것 없이 위대한 정신의 산물이었다. 하여 조국의 해방을 맞이하니, 남은 사명은 그간 유리되고 흐트러진 조국재건을 후원함이라, 자각해서 美洲한인대표들을 국내에 파송케 되었다. 美洲, 하와이, 멕시코, 쿠바를 통해서 在美한인연합위원회 산하 각 단체들 가운데서 선출한 대표들이, 하와이 호놀룰루서 소집되어, 1945년 10월 24일로 대표단을 조직하여 국내로 파송하였으니, 그 조직부서와 사명 중 대표단 조직만 지면(紙面)상 소개한다. 한시대, 김호, 송종익, 김병언, 김성낙 등 5명과 하와이 각 단체의 김원용(Wonyong Kim), 도진호, 전경무, 최두욱, 조제언, 정두옥, 안창호, 박금우, 안정송 9명 등 모두 14인을 대표단으로 조직하였다. 대표단의 사명(使命)은 첫째, 해방을 맞이하고 건국 노상에서 노심초사하는 국내 동포에게 在美 한국의 위문을 드리고 재건사업에 봉사할 것, 둘째, 남북통일과 군정(軍政)의 행정 이양을 요구하는 민족적 운동을 후원할 것, 셋째, 국내의 정치동향을 살펴서 건설적 운동에 봉사할 것, 넷째, 대표단의 국내 체류기간은 우선 1년으로 한정할 것 등이다. 그 대표단 국내 활동은 서울 종로 한청 빌딩에 사무소를 정하고 정당과 단체들을 연락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혼란이 막심하던 정치적 파국(破局)서는 아무 효과도 못 얻었다. 軍政 아래 정치 실권이 없는 민중과 다수 정당에 있을 뿐이었는데 그중 한국 민주당은 중산층과 교회파와 중령(中領)에 있던 전재민과 월남한 피난민의 정객들이 집중(集中)되어 가장 유력하였으나, 대개 이승만을 중심하고 軍政의 세력을 바라보던 극우파였다. 임정 김구(金九)파가 적잖은 신임을 받았으나 그들은 이승만을 협동하는 한편 중간노선을 연락하여 몽롱한 입장을 가지고 좌우간 방황하였다. 소수정당 난립 중 정수분자들이 있었으나 그들의 생활이 빈궁하여서 많은 재정으로 구제하지 않으면 활동시킬 수 없는 형편이었고, 그외에 좌익 분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 정당들의 기대가 在美한족대표단의 의사와 같지 않아서 협동할 수 없었다. 이 무렵 美軍政이 과도 입법의원 설립을 발표하였으니, 이것이 한인으로 하여금 한국에 적당한 민주국가 건설의 법률을 기초하며 장차 수립될 남북통일 정부를 예상코 행정 이양을 준비하던 것이다. 과도 입법의원의 반수는 각 도 인민의 선거로 택선하고 반수는 국내와 국외에 있던 단체의 유능한 지도자 중에서 택정하는데 在美한인 사회에서 김호와 김원용이 택선을 받고 1년동안 봉사하였다. 在美한인의 사회운동은 조국해방까지 한 계단을 마치고 새 계단으로 들어가는데 그 앞서 실업장려와 장학사업, 문화운동과 노소협동들의 여러가지 사업이 놓여있었다. 국내에 정부가 수립된 후에 이민(移民)을 기대하며 조국과 소통하므로 모든 사업을 발전 시켜보려는 희망이 한층 컸으나 아직도 조국에 왕래하는 자유가 없고 때로는 차별행사까지 보게 되어서 기대감이 어그러지고 실망속에서 방황하는 것으로 10년 세월을 보냈다. 필자는 이 같은 맥락속에서 그간 십유년을 지속적으로 관찰 탐방해온 결과 여전히 在外동포를 아우르는 정부의 성의있는 후원은 없고, 정권이 바뀔 적마다 상투적 홍보만이 시끄러울 뿐 제도적 후원은 미미할 뿐이다. 항일(抗日) 투쟁을 한다는 건 한 집안 三代가 망한다는 처참한 희생인데도 정작 그 후손들이나 가족들은 굴레벗긴 말처럼 무대책, 외면 당하는 오늘의 현실이다. 北에는 동족이면서도 무서운 가면(假面)을 뒤집어쓴 김정일 가족 왕조가 탕탕거리고, 한일합방 무효를 떠드는 일각에서는 반성은 커녕 백년이가고 천년이 가도 손톱만큼도 변하지 않는 日帝가 우리를 간섭하고 있다. 점입가경으로 국내서는 각종 국가시험을 보면 國史과목이 필수 과목서 빠져 있어 역사교육을 망손시키고 있다.
칼럼
남도일보
2010.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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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패닉 상태다. 신규 아파트는 분양이 되지 않고 분양된 아파트는 입주가 되지 않는다. 기존 아파트 역시 팔려는 물건은 쌓여 가는데 매수자는 구경조차 싶지 않다. 가격도 바닥을 짐작키 어려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 그뿐 아니다. 단군 이래 최대개발사업이라는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한 대규모 공공 및 민자사업들이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아파트와 도시재개발사업으로 쉽게 돈벌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대형 건설사마저 생사의 기로에서 허덕이고 있다. 벌려 놓은 사업을 손 털자니 손실이 너무 크고, 그대로 밀고 나가자니 앞이 안 보인다. 정부 발주물량이라도 많아지면 어떻게라도 숨통을 틀 수 있으련만 그것도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대응하다보니 정부부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 공공지출을 대폭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사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이 같은 시대적 변화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다. 그동안 부동산 불패신화에 취해서 단순하게 땅 파고 아파트 짓는 것만으로 먹고 살던 사업행태를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사람들이 집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가 고급레벨이라는 너무나 한국스러운 생각이 최근 아파트 가격의 대세적 폭락을 경험하면서, 투기마인드가 빠진 다른 주거형태에 관심을 보이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주거와 레저를 함께 구가할 수 있는 페어빌리지 같은 전원주택단지에 중장년층의 관심쏠림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일명 J프로젝트)가 바로 그런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곳이다. 세계적인 골프도시로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즈처럼 아름답고 멋진 휴양도시를 만든다는 것이 전라남도의 확고한 신념이다. 세종시에 정부 부처가 옮겨오고 호남선 KTX가 2014년에 완공되면 대전에서 목포까지는 고작 50분이면 도착하게 된다. 눈 밝은 기업가라면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의 시장성이 갈수록 커지고 좋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은행은 어떤가? 신용화폐시스템에서 돈은 은행이 만들어 낸다. 시중은행이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을 통해 신용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은행은 돈을 빌려주고 그 이자로 수익을 올리는 것을 기본구조로 한다. 은행이 자신의 금고에 돈을 쌓아놓기만 할뿐 대출을 하지 않으면 은행의 수입도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은행대출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가계 부채가 700조원을 넘은 상태에서 이와 연관된 아파트 가격의 붕괴로 더 이상의 개인대출이 어려운데다, 기업에 대한 대출도 시장의 불확실성이 심해 늘어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잘못 빌려 줬다가는 떼인다는 불안감으로 대출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긴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많은 부분 이해가 가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남아도는 돈을 한국은행에 다시 맡기거나 채권을 사들이는데 쓸 수는 없는 일이다. 이는 은행의 기본책무에도 맞지 않다. 당연히 은행도 머리를 싸안고 새로운 대출사업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도식적인 수익성 분석이 아닌 시대적 안목으로 사업판단을 해야 한다. 은행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듯이 지금 건설업계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들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도록 은행이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일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이는 은행이 새로운 대출영역을 개척하는 것과 같다.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물론이다. 그러나 아파트를 벗어나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처럼 새로운 주거문화를 사업화하려는 시행사를 옥(玉)으로 보면 크게 틀린 판단은 아닐 것이다. 분명히 돈 벌 수 있는 사업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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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가 공무원 채용방식을 개방형으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안은 현행 행정고시를 5급 채용시험으로 이름을 바꾸고 내년부터 5급 신규 공무원의 30%를 민간인 전문가 중에서 선발, 2015년에는 50%까지 늘리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행안부는 필기시험 위주의 기존 채용방식으로는 공무원으로서의 적성과 자질을 검증하기 어려웠다며 채용방식 변경을 설명하고 있다. 각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외부인을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특별 채용하면 공직사회의 전문성도 살릴 수 있고 경직성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개방형 채용방식은 공정성과 합리성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 자칫하면 현대판 음서제도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음서제도란 고려 및 조선시대에 중신들이나 양반들의 자녀·친족 등을 관리로 등용한 제도를 말한다. 과거를 보지 않고도 관리가 될 수 있어서 결국은 명문가의 자녀들이 관리가 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행안부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박사학위 자격증을 소지하거나 민간기업 근무 경력 등을 갖춘 자가 응시토록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면접시험의 평가기준을 명확히 설정해 점수왜곡을 방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 사회처럼 학연·지연·혈연 등 온갖 연줄이 촘촘히 연결돼 있는 사회구조의 특성상 고위층이나 재계 실력자의 자녀· 친인척들이 고위 공직자로 진출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공직자는 무엇보다도 청렴성과 봉사심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학위와 민간기업의 경력 여부가 이런 가치의 소유여부와 어떻게 부합되는지도 의문이다. 일부에서는 1차로 5급 공무원 선발예정자의 2배수를 뽑은 뒤 이들로 하여금 별도의 시험을 치르게 하는, 공정성 확보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소한의 시험절차도 없이 심사위원들의 주관적 판단만으로 공직자를 뽑는 것은 엽관제도의 폐해가 재발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행안부는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이 국민적인 동의와 지지 속에서 실시되기 위해 세부적인 채용 방안에 대해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양한 인성·적성검사를 통해 공직자로서의 인품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검증도 필수적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0.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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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후반기 국정운영의 핵심가치 중 의 하나로 ‘공정(公正)한 사회 구현’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선진국 대열로 나아가는 현 시점에서 선진화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선결조건은 공정한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이 대통령은 ‘공정한 게임의 규칙’ 확립을 제시했다. 국민 누구나 정당한 노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고 계층 상승도 가능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승자독식의 구조를 없애 약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 선진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 대통령의 최근 행보와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공정한 사회구현’이라는 가치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고 있다. 공정한 사회구현이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일컫는 것임에도 최근의 청와대, 장·차관 인사는 상식이 배제된 불통과 오만의 인사였기 때문이다. 힘없는 시민들은 사소한 잘못에도 엄한 처벌을 받는데도 힘 있는 사람들은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을 저질러도 흐지부지 되고 있다. 관련자 몇 사람이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국정농단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이는 차관 인사에서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공정한 사회 구현’을 외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식의 ‘공정한 사회’란 문제가 많다. 이번 광복절 특사에서도 많은 정치·경제계 인사들이 사면·복권을 받았다. 불법자금을 받은 정치인들과 수백억 원대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이들이 풀려 나왔다. 일반 재소자들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힘 있는 사람들만이 대접받고 사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권력, 부의 세습은 심각한 실정이다. 수백만, 수천만 원대의 과외를 받는 서울 강남의 부유층 자녀들과 영세민 자녀들이 똑같은 조건에서 입시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영남에 편중된 인사 역시 공정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단행된 권력기관과 내각에서의 영남편중 인사는 지역 간 불공정과 차별의 원인이 되고 있다. 부와 권력에 접근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상황은 기득권 층의 입장에서는 공정하달수 있지만 가진 것이 없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공평하다고 말할 수 없다. 공정한 사회 대신 공평한 사회가 돼야한다. 공평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사회 시스템 개선과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0.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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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중국 절강성 항주시에서 ‘최부지려(崔溥之旅)’라는 주제로 전남문화재원구원(원장 최한선)과 절강대학 한국연구소, 삼문현정부가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가졌다. 북경대학의 갈진가 교수, 동국대 조영록 교수 등 최부 선생 연구에 쟁쟁한 인물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최부(1454∼1504) 선생은 전남 나주 동강면 성지촌에서 태어나, 1477년 때 진사에 합격하였고, 1486년에는 중시(重試)에 합격하였다. 1487년 9월에 추쇄경차관(推刷敬差官)의 임무를 띠고 제주에 가 제주로 도망간 노예들을 잡아 육지로 보내는 일이었다. 1488년 윤 정월에 부친상 소식을 듣고 급히 제주에서 배를 타고 고향으로 가다, 추자도 부근에서 폭풍을 만나게 되었다. 함께 탄 43명과 14일 동안 바다에서 표류하는 동안 풍랑과 추위에 떨어야 했으며, 해적을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였으나, 절강성 태주부 우두외양(牛頭外洋)에 상륙하였다. 중국은 왜구들의 침입을 자주 받아, 왜구는 먼저 살해하고 보고만 하게 되었다. 그들을 처음에 왜구로 오인 받았으나,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선인으로 밝혀지자 곳곳에서 존경과 대접을 받게 되었다. 우두외양에 상륙한 이후 영파, 소흥을 거쳐 항주에서 경항대운하를 따라 소주, 양주, 북경까지 도착한 최초의 한국인이었다. 그는 표류 중이거나 귀국할 때까지 항상 상복을 벗지 않았으며, 명나라 황제를 알현(謁見)할 때도 옷을 갈아입지 않겠다 하여, 명나라 관리들의 애를 먹게 하기도 했다. 북경을 출발하여 산해관, 요양, 구련성을 거쳐 압록강에 이르러 귀국하였다. 여정이 8천여 리에 달했으며, 135일간의 체류를 한 후 7월에야 한양 청파역에 도착하였으며, 그 때 성종의 명으로 ‘표해록(漂海錄)’을 남겼다. 중국의 3대 기행문인 표해록,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 일본 원인(圓仁)의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 중에서 표해록이 가장 좋은 기행문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은 최부 선생의 해박한 지식으로 중국 전역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표해록에 명나라와 조선과 일본간의 대외관계를 알 수 있다. 그 당시에도 왜구가 자주 출몰하여 중국을 괴롭혔으며, 5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중국과 일본,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변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해록은 당시 명나라의 해안방비, 정치, 운하, 지리, 민속, 언어, 문화 등 두 나라 관계를 연구하는데, 중국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았거나, 미흡한 부분의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표해록은 일반인에게는 볼 수 없다가 1573년 외손 유희춘(柳希春) 선생이 발간하여 세상에 내놓았으며, 일본에서는 1769년 청전궁금(淸田君錦)에 의해 당토행정기(唐土行程記)로 발간되었다. 미국에서는 1965년 John Meskill에 의해 영어로 번역되었으며, 1979년에 최기홍(崔基泓) 선생이 우리말로, 1992년 북경대학 갈진가(葛振家) 교수에 의해 소개되어 더욱 알려지게 되었다. 성종은“공은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여러 곳의 사지(死地)에 다니면서도 국위선양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하며 선물을 하사하였다. 그는 김종직의 문하로서 1498년 무오사화가 일어났을 때, 다른 문인들과 함께 장형(杖刑)을 받고, 단천으로 귀양가, 1504년 4월 사형에 처해졌다. 그의 나이 51세로 그가 가지고 있었던 포부와 경세제민의 재능을 백분의 일도 펴보지 못하고 비운을 만나 끝내는 죄 없이 죽고 말았으니, 그 당시 사림(士林)들은 몹시 애석해 마지않았다. 중국 절강성의 관리들은 최부 선생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으며, 최부 선생이 지나가는 곳에 유적지를 만들려고 한다. 절강성에서는 최부 선생의 길을 따라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월계향 월계소학교와 무석시 석혜공원에 최부 선생의 기념비가 있다. 무안군 몽탄면 최부 선생의 표는 무안군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정비가 되었지만, 나주시 동강면 성지촌에는 조그만 비석만이 쓸쓸하게 세워져 있을 뿐이다. 이제 한중교류를 위해 최부 선생의 기념사업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
칼럼
남도일보
2010.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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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면 광복절이다. 특히 이번 광복절은 한·일 병탄 100주년에 맞는 것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의미가 크다. 10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만큼 한·일간의 과거사 앙금이 청산돼야 하지만 일본정부의 진정어린 사죄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지난 10일 담화를 발표하고 과거 한국에 대한 식민 지배가 초래한 고통과 관련해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간 총리의 담화에 대해 대다수 국민과 정치권, 학계, 시민단체들은 “식민지화 과정에서 빚어진 민족학살과 침략 전쟁기에 일어난 강제동원의 피해가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는데 일본이 책임을 지는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일관계의 새로운 구축을 위해서는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죄와 반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 내부적으로도 과거 일제가 저지른 민족학살에 대한 정리와 추모 사업 등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점검 또한 절실하다. 특히 일제의 식민지 지배과정에서 빚어진 동학혁명은 아직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 일본군은 1894년 9월부터 1895년 5월까지 경기· 전라도 지역에서 토벌작전을 수행하면서 전남지역에서만 3천여명의 농민군들을 학살했다. 1894년 12월 장흥 석대들 전투에서는 1천500여명이, 순천·광양 전투에서는 1천여명의 농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장흥지역의 경우 일본군과 함께 토벌에 나선 관군 쪽 후손들과 농민군 쪽 후손들은 동학혁명이 일어난지 1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서로에 대한 감정이 해소되지 않아 지역화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태다. 또 지난 1995년 홋카이도 대학의 한 창고에서 ‘1906년 9월 20일 진도에서 효수된 동학당 수괴’라는 문서와 함께 유골 한기가 발견됐지만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으면서 아직까지 안치되지 않고 있는 것은 우리의 성의와 역사의식이 부족한 탓이다. 전남 진도군은 한때 유해 봉환 이후 묘역조성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진도 출신의 동학농민군 장수인지 확실치 않다’는 이유로 이를 백지화시켰다. 이처럼 우리 내부적으로도 비참했던 한일 과거사를 정리하고 추모하는 여건이 미흡하다. 일본에만 반성을 촉구할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적으로도 미흡한 역사정리와 겉돌고 있는 추모 사업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0.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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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남도는 조선의 개국(1392)과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1453)에 반대한, 절의와 지조를 생명보다 귀하게 여긴 선비들이 낙남(落南)해 와 서울의 선진 문명과 교육 수준을 기존 탯자리 문화에 접목시켜 한층 수준 높은 문화를 창출한 문향(文鄕)으로 알려져 있다. 위 두 사건에 반대한 뜻 있고 의식 있는 선비들이 낙남의 지역으로 우리 전남을 택한 이유는 여럿 있지만 우선은 서울과 먼 지역이라는 지역성이다. 서울과 멀기에 정치적 입김에 비교적 민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그래서 명철보신(明哲保身)하기에 적합하여 후일을 기약하기에 유리하리라는 기대감으로 많은 선비들은 전남으로 입향을 감행했다. 그들의 전남으로의 낙남 이유는 또 있다. 남쪽이기에 기후가 따뜻하고, 그런 까닭에 물산이 풍부하며, 넉넉한 물산은 곧 따뜻한 인정으로 이어져 낯선 이방인을 박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게 작용하였다. 물산의 풍요가 가져다 준 것은 인정의 넉넉함만이 아니다. 먹고 사는데 신경이 덜 쓰여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법이 아니던가? 그래서 남도인들은 시, 서, 화 등 예술에 관심을 기울였고 그 결과 주옥같은 시문은 물론 서권기(書卷氣) 넘치는 서예술과 절제와 기품이 서린 문인화를 창출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고려 때부터 대를 이어 토반을 이룬 집안은 물론 조선시대에 꽃을 피운 집안들은 그들 나름대로 전통의 음식문화를 창안하고 그 것을 계승, 발전시켜왔으니 해남 연동의 고산 집안은 그 중 하나이다. 지금 남도에는 각 시·군의 문화원마다 서예나 문인화 한 두 강좌 개설하지 아니한 곳이 없을 정도로 꾸준히 전통의 맥을 잇고 있다. 얼마나 다행하고 자랑스러운 일인가? 그런데 정작 그 것은 일부 한정된 공간에서 일부 동호인이니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로만 취급되고 있으니 아쉬움 천만이다. 축제 같은 것을 통해 얼마든지 서화(書畵)의 향유층과 창작층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 축제, 주민의 자발적 참여 축제 등으로 차별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축제 기획자도 그런 데에는 눈이 멀다. 축제의 내용이 천편일률적이라는 말은 그래서 외면키 어려운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음식은 더 심한 편이다. 전남의 맛깔스러운 음식을 기대하고 축제장을 찾은 외지인은 십중팔구 실망하기 마련이다. 왜 그런가? 축제장에 설치된 음식점들이 문제의 근원이다. 축제장엔 전남 토박이 요리사가 운영하는 음식점이 매우 적다. 아니 너무나 적다. 왜냐하면 임대료를 받고 각 지자체가 외지인에게 식당 개설권 내지는 운영권을 양도해버렸기 때문이다. 임대를 받은 업자들은 전국 축제장을 다니면서 전국 축제장의 음식 맛을 하나로 평정하기에 이르러, 전국 어디를 가도 음식 맛이 똑 같다는 말을 하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전라도에 가도 전라도 음식 맛을 보기가 매우 힘든 처지가 되었으니 그 책임은 누가 져야하는가?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해 초청된 출연진도, 축제 내용도 오십 보 백 보인 축제, 그런 축제를 꼭 해야만 하는지? 전남의 축제만이라도, 아니 전남의 축제부터 전남인의 습속과 전통, 그리고 정서에 맞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명실공히 전남 도민이 주인이 되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 예컨대 명량축제만하더라도 이순신 관련 축제를 하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시서화를 통한 명량대첩의 재현, 전라도 군사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 퍼레이드를 통한 더위 사냥 등 지역의 역사성과 인프라를 충분히 살린 축제 내용을 기대해마지 않는다. 축제는 결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우선되어선 안 된다. 먼저 지역민이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그래서 같은 지역민으로서의 동질감을 느끼고, 더 나은 지역 사회 건설을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칠 수 있는 계기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저 외래 탐방객의 숫자에 연연한 나머지, 지역민과는 소통되지 아니한 그런 공허한 축제, 이젠 축제 마당의 주인공을 바꾸길 바란다.
칼럼
남도일보
2010.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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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4대강사업저지특위가 11일 영산강 사업과 관련한 민주당의 당론을 내놓았다. 영산강 팀장인 강기정 의원은 이날 영산강 일부 구간에서의 준설과 광주천 지천 수질개선을 위한 사업비 확충, 대형 보 건설 중단, 수질 개선과 관련이 없는 영산강 사업비의 대폭삭감 등을 주 내용으로 한 민주당의 대안을 소개했다. 이날 강 의원은 퇴적토가 많은 일부 구간에서는 준설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강의 흐름을 인공적으로 차단하는 죽산보와 승촌보 건설을 중단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또 영산강사업 전체 본예산 사업비 중 수질개선비는 1.8%인 483억 원에 불과해 핵심문제인 수질개선이 외면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광주천 등 지천의 수질개선을 위한 하수관거정비, 하수종말처리장 확충 사업비 등의 국고지원 비율을 70%로 상향조정하고, 수질개선사업비를 현재 3천474억 원에서 1조1천463억 원으로 늘려야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보 건설 등이 포함돼 있는 영산강 총 사업비 2조8천899억 원을 1조4천450억 원으로 대폭 삭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홍수피해 예방과 용수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 영산강 살리기 사업을 수질개선 측면에 가중치를 너무 크게 두고 있어서이다. 현재의 영산강은 하천바닥에 쌓인 퇴적토와 높아진 강바닥 때문에 홍수에 너무 취약하고 물도 부족해 자정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강 의원은 보 건설 대신 영산강 상류 4개 댐의 방류량을 확대하고 강변에 저류지를 만들면 유량 확보와 홍수조절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다. 예전의 영산강이 전남경제의 대동맥이었던 것처럼 지역경제회복에 힘이 되는 강으로서의 기능도 회복시켜야 한다. 영산강 살리기 총 사업비가 2조9천여억 원에 달한 것은 영산강 수역에 나루터와 황포돛배를 복원해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사업내용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광주천 지천의 수질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며 사업비 삭감을 주장하는 것은 나주·함평·무안 등 전남지역 대다수 주민들의 영산강 뱃길회복 염원을 무시하는 것이다. 수질개선이라는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는 민주당의 영산강 사업 대안은 유량확보, 홍수예방,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시 마련돼야할 필요가 크다.
사설
남도일보
2010.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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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8월은 무덥다. 특히 올해의 8월은 연일 폭서로 그 무더움에 밤낮이 없다. 낮에는 날마다 더위가 기록을 갱신하고 있고 밤에는 며칠이고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날마다 전기 사용량이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밤 내 더위에 시달리다가 새벽에 눈을 부치고 무거운 몸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푸른 하늘이 무섭다. 태양은 벌거벗었다. 그리스 신화속의 제우스처럼 폭군이 된 태양이 가린 곳 없이 안방, 사랑방 할 것 없이 집집마다 들지 않은 곳이 없다. 무사출입이다. 마음까지도 태양의 폭력을 피할 수 없다. 태양 때문에 열사병으로 노인들이 쓰러져 나가고 있다. 구원군처럼 기다리는 소나기는 왔다하면 폭우가 되어 산이 무너지고 길이 막히는 홍수가 되어 수백 명이고 죽어나가는 중국의 이야기가 이제 새삼스러운 뉴스가 아닌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한국의 8월이 더운 것은 더운 날씨 때문만은 아니다. 그 8월에 광복절이 있고 국치일이 있기 때문이다. 8·15 광복절은 일제 36년의 식민지 지배에서 해방된 날이고, 8월 29일 국치일은 100년 전 나라가 일본에 병합된 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도 문제가 상징하듯 한일 관계는 결코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직면한 현실로 남아 있다. 일본 텔레비전 NHK가 지난 7월 첫 일요일 밤 9시부터 5회에 걸쳐 한국 근대 100년의 역사를 특집 보도하였다. 그 보도 내용은 100년간 한일 관계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 특집을 보고 있으면 기획이 객관적이고자 한 노력의 흔적이 없지 않지만 그 역사적 사실 때문에 치미는 울화의 열기로 여름밤 더위를 잊게 된다. 세계의 냉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다만 한반도가 분단으로 남아서 아직 현실적 고통을 겪는 것은 일제 식민 지배 때문이다. 그러나 8월이 더운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8월은 그들이 패망한 8·15 때문이 아니라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의 원폭 피해의 회상 때문이다. 지금 일본 열도는 마음속에 3천℃ 고열의 원자폭탄이 회상되고 있다. NHK는 평화라는 이름으로 65회 기념일을 맞는 히로시마와 나가사끼 두 도시의 기념행사를 생중계하였다. 8월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축전에서는 반기문 UN 총회 사무총장과 미국 주일 대사를 비롯하여 영국, 프랑스 등 핵보유국을 포함한 30여국 대표가 참석하였다. 가히 세계적인 기념행사가 되었다. 생존한 피폭 희생자들을 앞세운 유가족들의 합창으로 시작된 나가사끼 평화식전은 원자 폭탄이 투하된 시간인 11시 2분에 올린 5천명의 묵념과 묵념 속에서 울린 나가사끼의 종이 인상적이었다. NHK 텔레비전은 ‘봉인된 피폭의 참상’이라는 제목으로 히로시마 원폭 피폭 직후 일본 군부가 작성하여 미국 점령군에게 보고한 내용으로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보관된 것이다. 그 내용의 특색은 원폭 투하 지점을 중심으로 거리에 따라 발생하는 희생자의 수의 통계이고 피폭 이후 투하직후에 현장에 진입한 사람들의 신체에 발생한 증후를 본인들의 일지 등을 통하여 기술한 내용들이다. 그리고 그 내용을 자진해서 미군에게 바친 일본군의 비굴을 간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텔레비전은 원폭 피해를 내용으로 쓴 시를 낭송하면서 전국을 순회하는 한 여배우의 낭송 여행을 특집 보도하였다. 그 시 가운데는 히로시마 폭탄 낙하지점에 세워진 시비 내용도 들어있다. 시는‘아버지를 살려 내라, 어머니를, 형제자매를, 이웃을, 나를 살려내라, 인간을 살려내라’라는 구절로 억울한 그들의 호소가 공감을 주었다. 그러나 뜨거운 8월의 일본 열도를 보는 한국인의 눈은 복합적이다. 히로시마, 나가사끼의 현장에서 우리는 희생된 한국인을 보고 있다. 거기서 죽은 우리는 얼마나 억울한가. 우리는 아직 오늘의 민족적 비극의 원인을 일본으로 보고 있고 그 책임을 일본이 회피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우정을 말하는 그들의 진심을 의심하고 있다. 한국의 코앞에 있는 작은 섬 독도를 끊임없이 그들은 자기의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그것을 말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0.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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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의 영남편중인사에 대해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 대통령을 포함해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대표 등이 영남출신인 가운데 이번 8·8 개각에서 국무총리와 국세청장 등 권력핵심요직이 또 다른 영남인사들로 채워져 권력을 독점하게 됐다. 이번 개각에서는 경남 거창 춘신인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국무총리로 지명된 것을 비롯, 대구 출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경남 마산 출신 박재완 고용노동부장관, 경북 영양 출신 이재오 특임장관이 입각됐다. 이로써 영남 출신 장관은 4명이 됐으며 4대 권력기관 가운데 3곳을 영남출신이 장악하게 됐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경북 영주 출신이고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는 부산 출신, 이현동 국세청장 내정자는 경북 청도 출신이다. 이외에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구 출신이며 배득식 국군기무사령관도 경북 달성 출신이다. 경남 남해 출신인 박희태 국회의장과 경남 마산 출신인 안상수 한나라당대표 등 영남 출신들이 국회와 한나라당, 정부 주요 요직과 권력기관장으로 포진한 현실을 빗대 민주당 등 야권은 ‘영남 민국’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권력기관에 대한 ‘영남 독식’ 편향인사는 과거 군사정권 때보다 더 심하다고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권력을 영남 출신 인사들이 모두 독차지하고 있고 청와대 60명의 비서관 및 수석 중 40%가 영남 출신”이라며 “대한민국이 아닌 ‘영남민국’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개각은 거의 남용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명박정권에서는 간판도, 권력도, 핵심도 모두 영남 출신으로 너무 지나친 편중인사”라고 말했다. 이 같은 편중인사는 집권 후반기를 맞아 이 대통령이 강력하게 국정을 장악하기 위해서 믿을 수 있는 주변 사람을 중용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공직사회의 특징상 하부구조는 이런 쏠림과 편중현상이 더욱 두드러져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 지역편중 인사는 이 대통령이 최근 강조해온 ‘소통’과 ‘화합’이라는 측면은 도외시한 것으로 ‘불통’과 ‘불화’라는 국민갈등이라는 부작용만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균형 있는 발전과 국민화합을 위해서는 출신지역을 감안한 균형 있는 인재등용이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0.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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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세의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국무총리로 발탁된 것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잘된 인사”라고 한 말씀을 던졌다. 그 자신 대통령 재임 시에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인물을 장관이나 주요 권력기관장으로 임명한 뒤 비서관들에게 “다들 놀라겠지?”하며 흡족해 했던지라 그의 스타일과 비슷한 이번 깜짝 인사가 무척 마음에 든 모양이다. YS는 이번 8·8 개각에 대해 “이 대통령이 큰 바둑을 뒀고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며 “대통령이 하기 어려운 인사였는데 개각을 잘 했다. 40대 총리를 발탁한 것은 잘된 인사로 국민의 기대가 클 것으로 본다” 고 평가했다. 이 같은 호평은 “우리가 남이가?”라는 연대의식도 한 몫을 한 듯싶다.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가 대학생 시절 상도동계의 좌장이었던 김동영씨의 집에서 기거하며 어깨너머로 정치판의 돌아가는 속내를 어렴풋이나마 배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인연에 경남 거창 출신에 서울대 후배이기도 한 김 총리 내정자와 지연·학연까지 겹치니 ‘큰 바둑’이라 할만하다. 이에 반해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전형적인 깜짝 인사”라며 “검증되지 않고 신뢰할 수 없는 리더십”이라고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대권에 뜻을 두고 있는 김 지사의 입장에서 보면 김 총리 내정자가 여권의 강력한 대권후보로 급부상하는 것이 영 신경에 거슬리는 모양이다. 김 지사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과거의 경력을 쌓아서 어떻게 검증을 받아서 이 나라를 어느 나라로 끌고 갈 것인지, 저 사람한테 기대할 게 있는지 없는지, 이런 것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예측과 검증된 역량에 대한 믿음이 없다”며 “이게 과연 정상이냐”고 말했다. 이런 김 지사의 반응은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김 총리 내정자 지명과 관련해 “지난해 정운찬 총리 기용 때도 차기 대선주자 구상을 염두에 두고 있었듯, 김 총리 후보자 지명에도 차기에 대한 고려가 깔린 것”이라고 말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중앙정치 경험이 없는 48살의 도지사 출신을 차기주자로 육성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중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서이다. 친박계 인사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불쾌하다”는 것이다. 친박계 인사들은 청와대가 ‘젊은 세대’기용이라는 의미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에게 ‘구세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것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박 전대표에게 차기를 순순히 넘겨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친박계 쪽은 김 총리 내정자가 2007년 한나라당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행보를 하다가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친이계로 돌아선 것에 대해서도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여당 쪽의 반응은 계파와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동안 김 내정자를 지지해왔던 정두언 의원은 “우리 국민은 현직 대통령이 키워주는 정치인은 절대로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김 후보자 스스로 대선주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쓴 소리를 내뱉었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2012년의 대선후보 경선이 김 내정자를 비롯 오세훈, 원희룡, 남경필, 임태희 등 40~50대 주자들의 각축장으로 변해버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박연차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됐던 김 내정자의 도덕성에 시비를 걸고 나선 상태다. 민주당 등 야당 쪽 인사들은 “영남에 편중된 권력핵심 인사의 정점은 김 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라며 청문회에서의 일전을 벼르고 있다. 일반 국민들은 40대 총리의 등장에 대해 대체적으로는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인 것 같다”는 반응이다. 어떤 50대는 아내가 “아이고, 저 젊은 사람이 총리자리에 오르는데 당신은 뭐요?”라고 말할 때 “자괴감과 함께 묘한 질투심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60대는 “인생에 대한 경륜과 지혜가 40대라는 젊음에 밀려 용도폐기된 것 같은 씁쓸함이 크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40대 총리가 정치판에는 격랑을, 민심에는 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칼럼
최혁
2010.08.1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