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사망위험 여성이 더 크다”-대한순환기학회 10년간 환자 10만2천명 분석결과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의 심장병 환자 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지만 오히려 사망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순환기학회는 전국 18개 대학병원에서 지난 10년(1995년~2004년)간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10만2천명을 분석한 결과, 환자 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사망률은 남성(2.81%)보다 여성(3.92%)이 더 높았다고 27일 밝혔다.
10년간 환자 수에서도 남성 환자는 3.4배 증가한 반면 여성은 4.1배로 늘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심장 근육에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가슴통증 및 심장발작을 일으키는 증상으로 심근경색, 협심증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이같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급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돌연사의 80~90%를 차지한다.
학회는 “돌연사를 부르는 심장병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남성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 차이를 보인 게 이번 조사의 특징”이라며 “심혈관계 질환을 남성의 병으로 인식하는 국내 환경에서 여성에 대한 관심과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학회는 이와 함께 이날 전국 40개 대학병원에서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입원한 여성은 대부분(93.2%) 폐경기 상태로 나타나 폐경 후 관상동맥증후군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폐경 평균연령은 49.53세로 집계됐다.
학회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줄기 시작하는 폐경 이후부터 조절력이 떨어지면서 동맥경화증에 의한 질환이 급속히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인한 전조 증상에서도 남녀간에 차이를 보였다.
여성의 경우는 가슴통증 외에도 숨이 차고, 머리가 무겁고, 불안하고, 소화가 되지 않는 등의 증상을 겪는 경우가 남성보다 높았다. 여성환자 15.1%는 화병으로, 24.9%는 위장병으로 오인하고 병원을 찾기도 했다.
또한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혈전용해요법과 관상동맥 스텐트시술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이 혈관이 망가진 후에야 병원을 찾아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스텐트 시술이 이뤄진 비율을 성별로 보면 남성(95.5%)보다 여성(81.2%)이 훨씬 낮았다. 심근경색증의 경우 수술을 거부한 비율을 보면 여성(21.5%)이 남성(9.9%)보다 높았는데 그 이유로는 수술에 대한 불안감, 경제적 이유, 가족들에 대한 부담감 등이 많았다.
아주대병원 최소연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여성의 대다수가 폐경기 이후로 확인된 만큼 폐경기 여성의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브란스병원 정남식 교수는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 증가, 서구화된 식생활, 스트레스 등으로 심근경색·협심증 등의 발병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전후에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고혈압, 콜레스테롤, 고혈당의 위험 요인들을 관리해 혈관이 굳어지는 것을 막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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