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집 소문난 집] 광주 동구 불로동‘大光’

가을을 뒤로 한 찰나에 겨울이 성큼 다가섰다. 스산한 바람에 옷깃 여미고 움츠러든 몸은 본능적으로 따뜻한 온기를 찾아 떠난다. 방관은 금물이라. 후각을 파고드는 녀석의 집요함에 이끌려 식당에 들어섰는데…. 광주 최초 육전 전문점 ‘대광’ (대표 이향숙).
24년간 쇠고기 육전(肉煎)에 열정을 쏟아온 집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말끔한 정장 차림의 종업원이 살갑게 손님을 맞는다. 함박웃음을 짓는 이 대표. 식당을 찾은 손님들에게 혹시나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되레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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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전은 명절 때 제삿상에 많이 오르는 음식이다. 허나 두툼한 육전은 저리가라. 음식 맛과 재료의 질을 최고로 생각하는 게 ‘대광’의 철칙. 이집 최고의 음식은 단연 쇠고기 육전. 최상위 등급(A+) 쇠고기를 사용, 아주 얇게 썰어내어 실핏줄이 눈에 선명하다. 입바람으로 살짝 ‘후∼∼’ 불면 뒤집힐까 걱정된다.
얇게 잘린 쇠고기 조각은 찹쌀가루에 잠시 몸을 맡긴 후 계란을 풀어헤친 그릇에 풍덩. 불판에 오른 후 붉은 빛깔의 쇠고기가 노란 빛깔로 변모를 시도한다. 쇠고기 육전 완성. 시식만을 남겨둔 차례.
육전이 처음이라 조바심이 앞선다면 잠시 접어둬도 좋다. 이곳에서 추천하는 방식에 따라 맛을 음미하면 만사 오케이. 이 대표는 육전에 잡곡소스를 살짝 얹혀서 파절이를 곁들이는 방식을 적극 추천한다. 웰빙이라 해 쌈싸먹는 게 유행이긴 하지만 이 가게에서만큼은 이 방식을 따르면 후회 없을 듯. 한입 쏙 넣으면 육전은 가히 환상적으로 녹아든다. ‘이를 어쩌나’. 신선이 이 맛을 본다면 식탐이 날 정도로 최고다.
여기에 숨겨진 비밀병기 ‘잡곡소스’의 힘 또한 대단하다. 8가지 잡곡 재료가 한데 어울려 육전의 맛을 돋우는데 헌신적으로 봉사한다. 잡곡소스 제조방법은 ‘1급 기밀’이란다. 다른 가게에서도 ‘대광’의 잡곡소스를 모방해 선보인 적 있지만 이곳 소스의 맛을 따라오긴 역부족. 독특한 소스 맛으로 인해 오랜 기간 기억에 남을 법하다.
겨울철 키조개전·굴전 인기
‘대광’은 사시사철 음식으로 육전과 산낙지전, 여름철 맛전, 겨울철 키조개전과 굴전을 전문으로 한다. 키조개는 장흥 앞바다, 굴은 득량만과 고흥 청정해역에서 채취한 싱싱한 해산물을 매일 공수 받아 사용한다.
바다의 짠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해산물에 첨가물을 절대 넣지 않는 게 자랑거리. 이 대표가 추천하는 겨울철 메뉴는 키조개전과 굴전. 키조개는 단백질이 많고 필수 아미노산과 철분이 많아 동맥경화와 빈혈 예방에 좋고, 굴은 각종 비타민과 칼슘 및 유기물질이 많아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각종 해산물 전은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맛이 상큼하다. 바다의 맛을 제대로 발산해 다시 찾는 이들이 많다.
뚝배기 밥으로 깔끔한 뒷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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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가 더 당긴다면 뚝배기 한공기 추가. 하얀 쌀밥위에 은행과 차조, 흑미가 예쁘게 장식된 뚝배기에 8가지 밑반찬, 그리고 빈 그릇이 함께 나온다. ‘뚝배기가 겁나 뜨거우니 조심하라’는 종업원의 따뜻한 배려. 새로 나온 그릇에 뚝배기 안 내용물을 옮겨 담고 빈 뚝배기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자연스레 숭늉이 만들어진다. 밑반찬에도 주인장의 정성이 가득하다. 집에서 직접 만든 토하젓은 이미 음식매니아들에게 정평이 나 있다. 영양을 고려한 밑반찬이 한상을 가득 채운다. 마무리는 숭늉으로 깔끔하게 정리. 구수한 맛에 옛 생각 아련하니 더욱 좋다.
(예약문의=062-223-3598, 062-223-1685) 사진/신광호 기자 s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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