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부터 주로 시작…신경 눌려 통증 유발
디스크와 증상 비슷…전문가 진단받아야
부분마취

척추관 협착증

고령인 유모(79)씨는 3∼4년 전부터 조금만 걸어도 허리와 다리가 아파 쉬었다 가야해 여간 고통스런 게 아니다.
유씨는 그동안 여기저기 병원을 찾아 혈압, 당뇨 치료 처방과 함께 물리치료를 받아봤으나 그 때뿐이었다.
최근 전문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은 유씨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이 원인으로 나이가 많아 적극적인 치료를 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을 들었다.
주변에서 유씨처럼 나이 든 노인분들이 관절 및 허리의 통증으로 인해 무엇인가에 의지해 걷거나 걸었다 쉬었다를 반복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길을 걷다가 잠깐 앉아쉬면 허리의 아픈 것이 덜해지는 것은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광주우리병원 신경외과 김석철 원장의 도움말로 척추관협착증의 증상과 치료 등에 대해 알아본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척추관이 좁아져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다리가 터질듯이 아프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이 척추관은 일어서면 척추관을 감싸고 있는 인대가 안으로 밀고 들어와 척추관이 더욱 좁아져서 통증이 심해진다.
반대로 허리를 굽히거나 누우면 인대가 팽팽해져서 척추관이 조금 넓어져 통증이 줄어든다. 따라서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은 서거나 걷기가 힘들고 앉아서 쉬면 괜찮아지는 것이다.
이런 고령의 환자가 주변에 상당히 많다. 인구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척추 디스크의 수분함량이 낮아지면서 미세한 균열이 가게 되고 척추 뼈가 미세하게 흔들리게 된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디스크의 높이가 낮아지면서 척추뼈의 간격이 좁아지고 그 보상작용으로 척추에는 작은 뼈 조각들이 자라게 된다. 마치 무릎 관절염이 있는 환자들의 무릎이 커지는 것처럼 척추 관절도 커지게 된다. 관절이 커지면 인체 각 기관으로 뻗어 나가기 위해 신경이 나오는 척추 신경 구멍이 막히면서 퇴행성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한다. 척추의 퇴행성 변화는 50대부터 시작돼 많은 경우에 단순히 요통이나 양쪽 엉치 부위로 통증이 나타나지만, 허벅지나 종아리, 발목, 발바닥까지 저리거나 쑤시고 아픈 경우에는 위와 같이 신경이 눌려있다고 볼 수 있다.

주의할 점은 흔히 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탈출증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과 디스크는 증상은 비슷하지만 치료법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치료를 받았다간 도리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 허리통증이 나타나면 바깥 출입이 어려워져 신체적 기능이 저하되고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이 때문에 가족들까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면서도 수술에 대한 부담감으로 비수술적 치료에만 의존해 상태가 호전되지 않은 환자의 경우 부분 마취로 수술 후유증과 통증을 줄여주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새로운 마취방법과 최신 미세침습수술의 발달로 인해 전신마취 없이 부분마취만을 통해 안전하게 좁아진 신경을 풀어줄 수 있다. 이러한 부분마취는 전신마취와 달리 의식은 살아있고 심장이나 폐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수술 도중 환자 스스로 호흡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병 등을 오래 앓은 환자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수술 받을 수 있다.
또한 최소침습 미세수술을 통해 2~3㎝정도의 피부절개를 통해 현미경을 통한 미세수술을 시행, 좁아진 허리신경을 감압할 수 있다. 이러한 신경관 감압술은 과거와는 달리 인공보형물을 넣거나 나사못 고정술을 시행할 필요가 없고 1시간에서 1시간반정도면 시행이 가능하므로 수술에 대한 부담도 극소화 할 수 있다.
광주우리병원 신경외과 김석철 원장은“척추관협착증은 다리에 오는 다양한 통증 때문에 다리 병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지만 허리 쪽에 눌린 신경부위에 따라 다양한 부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초기에는 비수술적 치료와 함께 운동요법을 통해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좋지만 상태가 중증일 경우 수술로 근본원인을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광주우리병원 신경외과 김석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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