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변화와 혁신,국민 동의할 수 있어야" 제시민주, 순조로운 협상 기대밖 발언에 당황 기색
순조로운 단일화 협상을 기대했던 민주당은 예상 밖의 발언에 다소 당황해 하는 기색이다.
안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께 제안한다. 모두 한자리에 모여, 국민들을 증인으로 선의의 정책 경쟁을 할 것을 약속하면 어떻겠냐"며 3자 회동을 제안했다.
이어 일문일답에서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 2가지는 첫째가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고 둘째가 국민이 동의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라며 "2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단일화 시점에 관해서는 "시한을 못박는 것은 아니고 방법을 논하는 것도 이르다"며 "정치권의 변화와 혁신을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느냐로만 판단하겠다"고 애매한 반응을 보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모두 끌어들인 프레임 속에서 야권단일화를 논했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동안 민주당 측은 '문재인 대통령-안철수 총리'이라는 밑그림을 그려놓고 안 원장의 출마선언과 함께 이어질 단일화 협상을 기다려왔다.
최근 들어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문 후보로의 단일화에 자신감을 가져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 발언만 놓고 보면 안 원장은 문 후보 중심의 단일화 논의에 호락호락 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셈이다.
오히려 민주당이 변화와 혁신에 성공해야한다는 전제조건을 내걸어 은근히 민주당을 새누리당과 함께 구태정치의 틀 안으로 밀어넣었다.
이는 향후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양측간에 적지 않은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그간 민주당은 안 원장 입당을 통한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을 주장해왔다. 정당의 지원 없는 대권도전은 필패라는 일반적인 인식에 기초한 것이다.
하지만 맞장구를 쳐야할 안 원장이 미리 가시를 세우는 바람에 머쓱한 처지가 됐다.
나아가 안 원장의 발언은 독자출마에 대한 의지로도 읽혀진다. 여야 모두 변화와 혁신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3자 구도로 본선을 치르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당 후보를 내지 못할 경우 당으로서 존립이 위태로워지는 민주당으로서는 안 원장의 이같은 태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안 원장이 말한 새로운 변화는 새누리당 집권 연장을 막고 정권을 교체해야만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단일화 없이는 정권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