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 폐광에서 발견된 세계 멸종위기 동물인 황금박쥐가 잇단 조사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황새복원연구센터는 겨울철 폐광 속 잦은 출입과 카메라 플래시 촬영 등으로 황금박쥐의 동면을 방해,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센터는 지난달 환경부에 겨울철 동굴 속 박쥐 조사 중단과 함께 적극적인 보호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또 폐광개발사업과 동면기 희귀 박지 서식지 출입 등 동면 박쥐를 방해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법안 신설을 제안했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박쥐보호재단은 박쥐 멸종해가는 원인의 하나로 겨울철 동면 중인 동굴에 사람의 출입을 꼽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박쥐보호법에 따라 겨울철 박쥐가 서식하는 동굴 출입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고 연구센터는 설명했다.

동물행동학과 박시룡 교수는 "동면 박쥐가 인위적으로 잠에서 깨면 최소 2~3주 동안 동면할 에너지를 한꺼번에 소모, 봄에 깨어날 에너지가 부족해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겨울철 박쥐가 서식하는 동굴에 사람이 자주 출입하거나 조사를 이유로 카메라 플래시 촬영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통영 폐광의 황금박쥐는 토석채취장 허가를 반대하는 주민이 지난달 초 경남도 산지관리위원회에 참석해 진술하면서 그 존재가 알려졌다.

그러면서 지난달 토석채취 용역업체를 시작으로 낙동강유역환경청, 국립생물자원관, 문화재청 천연기념물센터 등에서 잇따라 3~4차례의 실태조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들 기관조사에서는 황금박쥐가 2~3마리만 확인돼 집단으로 서식 중이라는 주민들 주장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황금박쥐 학명은 '붉은 박쥐'로 2005년 천연기념물 제452호, 지난해 5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Ⅰ급으로 각각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한편 황금박쥐가 발견된 통영 폐광지역 인근에 한 업체가 토석채취장 개발을 추진, 주민이 반발하면서 사업주와 수년째 마찰을 빚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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