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항마' 허준영 낙점…노원병 4파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사표를 내밀면서 정치권의 '태풍의 핵'으로 부상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26일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5차 회의를 열고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허준영 전 경찰청장을 공천키로 했다. 진보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인 김지선 후보, 통합진보당에선 정태흥 서울시당위원장이 출마하면서 노원병 보궐선거는 4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다만 민주통합당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가운데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동섭 지역위원장이 탈당 후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원 병은 진보정의당 노회찬 대표가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공석이 된 지역구다. 진보정당이 어렵게 10여년에 걸친 노력 끝에 탈환했던 지역, 이른바 '야당의 텃밭'이지만 안 전 교수가 출마하면서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특히 새누리당 안팎에선 안 전 교수의 대항마로 무게감 있는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었다.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홍정욱 전 의원을 비롯해 원희룡, 나경원 의원이 물망에 올랐지만 본인이 손사래를 치면서 빅 매치는 무산됐다.

일각에선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안 전 교수의 '새 정치'에 맞서 '젊은 정치'로 대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고심 끝에 허 전 청장이 낙점됐다.

한때 허 전 청장이 코레일 사장 시절 추진했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부도 처리되고, 고위층 성접대 사건 연루설이 불거지면서 공천은 물 건너 가는 듯 했다. 하지만 허 전 청장은 "사실이면 할복자살을 하겠다"고 강하게 부인했고, 새누리당도 고심을 거듭했다.

공심위원인 김도읍 의원은 "확인 결과 소문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복수 신청자가 있었지만 전문성이나 지역 및 당 기여도, 무엇보다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현안인 창동차량기지 문제 등을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됐다"고 낙점 배경을 밝혔다.

현재 노원병 민심은 안 전 교수의 지지도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가운데 허 전 청장과 김지선 후보, 정태흥 후보가 표 다툼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JTBC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0일 서울 노원병 유권자 700명(총 통화 시도 1만19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안 전 교수의 지지율이 38.5%로 가장 높았고, 민주통합당 이동섭 지역위원장이 17.7%,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는 15%로 집계됐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의 지지율은 16.9%로 조사됐다.

새누리당은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도읍 의원은 "노원병이 쉬운 선거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안 후보가 지지도는 있지만 지역 밀착형으로 지역구에서 꾸준하게 바닥을 닦아온 허 후보도 나름대로 경쟁력 있고 지역민들과 지역 현안을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 영도에서는 새누리당의 김무성 전 의원과 민주당이 전략 공천한 김비오 지역위원장, 통합진보당의 민병렬 최고위원이 3파전을 벌인다. 충남 부여·청양은 이완구 전 지사가 공천을 받은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부터 이틀간 공천 후보를 공모키로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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