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가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부총장 임명과 관련해 조선대 서재홍 총장과 강동완 교수는 최근 법적투쟁을 시작했다. 강 교수는 “15대 총장선거에서 2순위를 한 자신을 이사회가 부총장으로 임명할 것을 요청해 서 총장이 동의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며 최근 광주지방법원에 서 총장과 박해천 부총장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강 교수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은 법원이 내릴 것이지만 모양새는 흉하다. 대학이 지닌 여러 기능중의 하나는 자연현상 및 사회문제에 대한 원인분석과 합리적인 대안제시에 있다.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 제시와 실천적 기능탐색도 중요한 기능이다. 지금 조선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은 ‘대학이 이론의 성찬장일뿐 실천력과는 거리가 멀다’는 세간의 비난을 여실히 증명하는 사례다.
서 총장과 강 교수 간의 감정싸움은 양시(兩是)의 입장에서 보면 일견 수긍이 간다. 서 총장은 ‘부총장 임명은 총장의 권한인데도 이사회가 월권을 했다’는 입장이다. 옳은 말이다. 강 교수는 “서 총장이 이사회가 권고한 2순위 부총장 임명 요구에 동의했음에도 다른 교수를 임명한 것은 도의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또한 옳다.
그러나 양비(兩非)의 무게 또한 만만치 않다. 일단 서 총장에게는 약속파기의 잘못이 있다. 조선대 법인 이사회는 지난해 9월3일 서 교수를 총장에, 2위 강 교수를 부총장에 선출했다. 당시 서 교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부총장 임명에 대한 대학 이사회의 요청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서 총장은 부총장 임명을 6개월 동안 미루다가 결국 박 교수를 부총장에 임명했다.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강 교수는 주장의 공감에도 불구하고 학내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 갈등을 증폭 시켰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안겨주고 있다. 명예회복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법적해결을 도모한 것은 이해가 가나 그럴 일이 아니었다. 이 부분은 서 총장에게도 원죄가 있다. 서 총장은 지난 14대 총장 예비선거에서 1위 득표를 했으나 이사회 임명에서 탈락하자 전호종 총장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었다.
조선대가 내부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간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부분이다. 학문과 행동이 따로 이고, 조정능력을 상실한 대학이라는 인식은 조선대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다. 연구와 학생지도에 정성을 다하는 교수들에게도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서 총장의 진솔한 사과와 포용력 발휘, 그리고 강 교수의 화합을 위한 대승적 양보 등이 필요한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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