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종식이후 경각심 사라져 문병수칙 '유명무실'

'후진국 병원문화 개선' 언제쯤…
메르스 종식이후 경각심 사라져 문병수칙 '유명무실'
지역거점병원도 관리시스템 없어…타지역 병원과 대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사태가 진정되면서 지역 내 병실문화가 또 다시 '후진국형'으로 회귀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확산될 당시 그나마 지켜졌던 문병수칙 준수의식은 희미해지고, 4인이상 환자가 입원하는 다인병실 위생관리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자 중 환자의 가족이거나 병문안을 갔다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40%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지역 병원들은 지난 6월 메르스 사태 당시 병원마다 문병 명단을 필히 작성하게 하고 면회시간과 인원을 제한하는 등 철저하게 통제했다. 또 일반 병원 방문객들도 자발적으로 마스크 착용과 손세정제 사용 등 개인위생 수칙을 제대로 준수됐다.

하지만 메르스가 사실상 종식된 7월 중순 이후 각 병원들의 관리가 느슨해졌을 뿐 아니라 방문객들도 협조하지 않는 실정이다.
광주지역 22개 종합병원 중 대학병원과 국립병원 등을 제외, 사실상 모든 병원에서 문병 명단 작성지가 사라졌다.

또 지역 거점병원인 전남대병원마저 별도 면회실 마련이나 방문객 수 제한 등 문병 관리시스템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

일방적으로 통제를 유지할 경우 보호자들과 방문객들의 불만을 감당하기 힘들어 병원 측에서는 강력한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실정이다.

배달음식 병실 반입도 여전했다. 광주 상무지구 유흥가와 밀접해 있는 A병원의 경우 일부 환자들이 병원 주변에서 환자복을 입은 채로 일반 식당가를 출입하거나 음식 배달원이 드나드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금연제도와 달리 공공장소 내 금주(禁酒) 관련 법이나 규정이 없어 일부 1인실에서는 음주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나마 응급실은 보호자 1명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통제하고 있는 것만 메르스 사태이후 달라진 모습이다.

반면 서울을 비롯해 경상지역 대학병원들은 병원 출입을 제한하고 입원 환자 면회 자제 등 새로운 병실문화 만들기에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고 있다.

우선 강북삼성병원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입원 환자에게 안부 메시지를 전달하는 '쾌유기원카드' 제도를 도입했다.
모든 면회는 통제하는 방식으로 담당 간호사가 환자에게 지인들의 소식 등을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칠곡경북대병원은 국내 최초로 이달부터 병실 내 면회를 전면 금지하고 별도의 면회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방문객 전원에 대한 체온측정과 함께 입원환자의 경우 보호자 1인의 출입만 허용하고 있으며 병동에 보호자가 상주하기 위해서는 주치의와 면담을 통해 상주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전남대 병원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문병 통제시스템 도입에 공감하고 있으나 뿌리깊게 박힌 전통방식의 문병문화를 고치기가 힘들다"며 "병원 자체적으로 개인위생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한편 입원환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y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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