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의지로만 담배 끊기 어려워…보조치료 병행해야

'흡연도 질병'…금연 치료에 왕도는 없다
단순 의지로만 담배 끊기 어려워…보조치료 병행해야
보조제는 전문가 상담 후 사용…금연캠프 성공률 높아

많은 이들이 금연을 시도하지만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다. 특히 올해초 담뱃값이 오르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다짐한 이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금연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사실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점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그런 이유로 담배가 폐암을 일으킨다든가 혹은 다른 어떤 무서운 병을 불러온다는 점에 대해 아무리 자세히 알리려해도 현재 흡연하는 이들 마음속에 잘 스며들 것 같지는 않다.
김연표 화순전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흡연과 금연치료에 관한 몇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 등을 들어봤다.

◇흡연자의 자녀는 흡연자가 되기 싶다= 흡연자뿐 아니라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의 흡연을 적극 말린다. 하지만 부모가 흡연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녀가 흡연자가 될 확률은 급격히 증가한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흡연자일 경우 자녀가 흡연자가 될 확률은 같은 조건을 가진 비흡연자 자녀에 비해 8배가 높다고 한다. 자녀에게 흡연 습관을 물려주고 싶은가? 평생 담뱃값을 계산하면 1억 원 정도 된다고 한다. 지금 금연한다면 자녀들에게 1억 원 이상 물려주는 셈이 된다.
 
◇금연은 의지만으로 이룰 수 없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점 중 하나가 담배는 중독물질이라는 점이다. 본인의 의지만으로 끊을 수 없기에 담배가 중독물질 중 하나로 분류되는 것이고, 실제로 의지만으로 끊을 수 있는 사람은 100명 중 4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96명 중 반 정도는 흔히 알고 있는 '작심삼일' 실패한다. 하지만 자신의 실패를 너무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한번 실패한 금연 시도라도 자꾸 쌓이게 되면 금연 성공률을 높여주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실제로 6개월 이상 금연에 성공한 이들은, 그 이전에 평균 4회 정도의 실패한 금연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패한 금연 시도가 '의지만으로 금연을 이루겠다'는 잘못된 믿음을 바꾸도록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최근 금연열풍으로 인해 주변에 금연을 도와주는 시설이 많이 늘었다. 적절한 도움을 받을 경우 금연 성공률은 20%까지 높아진다.
 
◇금연치료에 왕도는 없다= 혼자서 금연시도를 하는 이들을 보면 대부분 주변 지인이 성공한 금연 방법, 혹은 유행하는 방법을 따르려 한다.
하지만 다 같아 보이는 흡연자들도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제각각이며, 따라서 성공적인 금연을 이루는 방법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최근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니코틴 의존도를 측정하는 설문지를 한번쯤은 접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설문결과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이도 있고 낮은 이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니코틴 의존도가 낮다고 금연이 쉽게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고, 손이나 입이 심심해서 일 수도 있다.
이런 이들에게 니코틴 패치나 껌을 권하게 되면 여태까지 없었던 니코틴 중독까지 생기는 경우도 흔히 발생한다. 금연보조제 사용을 고려중인 이는 먼저 금연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자담배 덜 해롭나 '글쎄'= 최근 “전자담배가 진짜 덜 해롭습니까?'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언뜻 생각하면 담배보다 덜 해로울 것 같으면서 냄새도 없어서 많은 이들이 금연 대신 선택하고 있다.
전자담배가 통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믿을 수 있는 연구결과는 없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설마 발암물질로 가득찬 담배보다 나쁘기야 하겠느냐는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문제는 전자담배가 자녀들의 흡연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청소년들의 전자담배로 인한 흡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수년내 우리나라도 동일한 상황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담배는 담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냄새가 나지 않아 자녀들이 흡연을 시작할 수 있는 최적의 제품이다.
 
◇'금연캠프' 성공률 높아= 담배를 꼭 끊고 싶다면, 국가금연지원센터에서 시행하고 있는 '금연캠프'에 관심을 가져보기 바란다.
'금연캠프’에서는 신청자들을 1박2일 혹은 4박5일간 금연지원시설에 입소토록 해 종합적인 금연치료를 시행한다.
중증흡연자의 경우에도 40~60%의 금연 성공률을 보이는 치료법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수백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비용 때문에 쉽사리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국가금연지원센터의 출범과 함께 금연에 대한 의지만 갖고 있다면 누구나 관련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보건소 금연 클리닉 등에서 적절한 방식으로 금연치료를 받았지만 2회 이상 금연시도에 실패한 경우, 가까운 시·도 금연지원센터에 문의해보길 권한다. (전남지역 금연지원센터 061-372-9030)

정리/김영민 기자kym@namdonews.com
<자문>김연표 화순전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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