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치료시기 놓치면 뇌수막염 등 무서운 합병증으로

‘감기 오인’ 가을철 발열성 질환 쉽게 보면 ‘큰 코’
초기 치료시기 놓치면 뇌수막염 등 무서운 합병증으로
야외활동시 피부노출 최소화 필요…벌레물림도 조심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 극심한 일교차 등으로 인해 감기에 걸리는 등 이런저런 잔병치레가 많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매년 가을이면 유행하는 무서운 발열성 질환들도 주의해야 될 대상중 하나, 일명 가을철 3대 질환이라 불리는 발열성 질환들의 그 예방법에 대해 이두영 메디체크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내과 전문의에게 알아본다.

◇털 진드기 원인, 쯔쯔가무시병= 쯔쯔가무시병(Scrub Typhus)이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 때 그 미생물이 인체 내로 들어가 혈액과 림프(액)를 통해 전신에 퍼져 발열과 혈관염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전국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산지와 잡목이 많아 털진드기가 서식하기 좋기 때문. 특히 털진드기의 수가 증가하기 시작하는 9월부터 질병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11월에 절정을 이루다가 12월부터는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에 벌초를 하거나 밤을 따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산에 갔다가 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경우가 흔하다. 팔, 다리, 머리, 목 등의 노출 부위, 또는 습기가 많은 사타구니, 목덜미, 겨드랑이, 엉덩이 부위를 물리기 쉽다.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1~3주로 알려져 있다.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린 뒤 1~3주 후에 갑자기 시작되는 두통, 발열, 오한이 초기 증상이며 이어서 기침, 구토, 각막충혈, 근육통, 복통 및 인후염, 림프절 종대(커진 상태, 비대) 등이 동반되며 피부에 발진과 부스럼 딱지가 나타난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2일 내에 증상이 빠르게 호전될 수 있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약 2주 동안 발열이 지속된다. 합병증으로 뇌수막염, 난청, 이명이 동반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의 경우 도는 가을철 열성질환 예방을 위해 쯔쯔가무시증이 많이 발생하는 도내 14개 시군을 집중 예방관리 지역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야외활동이 많은 농업 종사자, 등산객 등 지역 주민 42만 명을 ‘감염 우려계층’으로 분류해 시군 보건소에 9월 초까지 예방교육을 완료토록 했다.
마을방송, 반회보 등을 통한 주민 예방교육도 지속적으로 실시토록 했다.

◇오염된 물 조심하자, 렙토스피라병= 렙토스피라병(Leptospirosis)은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돼 발생한다. 매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사람과 동물에게 동시에 감염될 수 있는 흔한 인수 공통 전염병이기도 하다. 감염된 동물은 만성 보균상태를 유지하면서 렙토스피라균을 소변으로 배설하여 개울이나 강물, 지하수, 흙 등을 오염시킨다. 사람은 오염된 환경과 접촉하면서 감염된다. 특히 장마철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에게서 비교적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수기에 집중호우나 홍수가 있었을 때 농작물 피해방지나 재해복구 작업 등에 참여한 농부, 축산업자, 군인, 자원봉사자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유행이 수 차례 발생한 적이 있다.
 발생시기는 8월 초부터 시작되어 9월과 10월에 최고조에 달한다. 갑자기 시작되는 발열과 두통, 오한, 심한 근육통(특히 종아리와 허벅지), 충혈 등이 흔한 증상이다. 이상한 형태의 발열, 수막염, 발진, 용혈성 빈혈, 피부나 점막의 출혈, 의식저하, 객혈을 동반하는 호흡기 증상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이 중 황달을 초래하는 렙토스피라병은 5~10% 정도이다. 황달이 생긴 중증 환자 중 5~30%가 간 장애가 아닌 신부전으로 사망한다. 그러나 신장투석을 시행하면 사망률이 떨어진다. 대체적으로 사망률은 낮은 편이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사망률 또한 높아진다.

◇등줄쥐가 전파하는 신증후성 출혈열= 늦가을에 유행하는 신증후성 출혈열(Hemorrhagic Fever with Renal Syndrome)은 ‘유행성 출혈열’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신증후성 출혈열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5만 명에게 발생할 정도로 공중보건학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한타바이러스가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만성 감염된 등줄쥐의 타액, 분변 등으로 한타바이러스가 배출, 공기 중에 건조된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그러므로 쥐가 많이 서식하는 야외에서 눕거나 작업을 할 때 감염 위험이 높다.
주로 건조한 시기인 10~12월에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 농촌 지역에서 발생하지만 드물게 도시의 집쥐나 실험용 쥐를 통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야외활동이 많은 남자, 농부, 군인, 설치류 동물 실험실 요원 등에게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신증후성 출혈열의 특징은 혈관 기능의 장애인데, 모세혈관의 투과성이 증가되고 이로 인하여 복막 뒤 부종이 생기면서 복통, 요통이 발생한다. 또 폐포 내로 체액이 유출되어 폐부종이 발생하면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 혈관기능 장애뿐만 아니라 혈소판의 기능 장애 및 혈소판 감소가 나타나면서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신증후성 출혈열 증상은 9~35일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난다.
증상은 5단계로 나눌 수 있다.
1단계 발열기(3~5일)에는 발열, 권태감, 식욕 부진,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복통, 요통, 얼굴과 몸통의 발적(피부나 점막에 염증이 생겼을 때에 그 부분이 빨갛게 부어 오르는 현상), 결막 충혈, 출혈반(보통 동전만한 크기의 멍) 등의 증상이 차차 발생한다.
2단계 저혈압기(수시간~3일)에는 발열기의 증상들이 계속되고, 해열과 동시에 혈압이 떨어지고, 심하면 착란, 섬망, 혼수 등 쇼크 증상을 보인다. 심한 단백뇨, 빈뇨가 나타나고, 혈소판 감소, 백혈구 증가, 혈뇨, 토혈, 적혈구용적율(hematocrit) 상승 등의 출혈 경향이 나타난다.
3단계 핍뇨기(3~5일)에는 혈압이 정상이나 정상 이하로 떨어지고 오심, 구토, 핍뇨, 질소혈증, 전해질 이상(칼륨이온 증가), 때로는 뇌부종, 폐부종도 볼 수 있다. 반상 출혈, 자반(멍), 위장관 출혈이 뚜렷해지고 소변이 나오지 않는다.
4단계 이뇨기(7~14일)에는 다뇨(3~6L/일)가 동반되며, 심한 탈수, 쇼크, 폐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
5단계 회복기(1~2개월)에는 가끔 다뇨가 지속되거나 야뇨, 빈혈 증상이 있다.

◇가급적 피부 노출을 자제해야= 이들 질환은 추석 즈음 벌초나 성묘 등을 하는 과정에서 감염될 가능성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염 예방을 위하여, 논밭 작업이나 야외활동 시(성묘, 벌초, 등산, 농촌체험, 논밭일 및 과수작물 추수 등)에는 기피제를 뿌리거나 긴소매, 긴 바지, 양말, 장화를 착용해 감염된 털진드기 및 설치류의 배설물에 접촉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좋다. 논이나 물이 고인 습지에 들어갈 때는 장화, 장갑 등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또 야외활동 후 두통, 고열, 오한과 같은 심한 감기증상이 있거나, 벌레에 물린 곳이 있으면 지체하지 말고 가까운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두영 메디체크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내과 전문의는 "작업 시에는 기피제 처리한 작업복과 토시를 착용하고,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 등 보호장구 착용해야 한다" 그리고 "3대 감염병 모두 감염 초기에 야외활동 후 발열, 오한, 두통이 있어 이러한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고 말했다.
정리/김영민 기자kym@namdonews.com
<자문>이두영 메디체크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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