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향의 고장 담양, 인문학 르네상스 꿈꾸다

죽향의 고장 담양, 인문학 르네상스 꿈꾸다

<최형식 전남 담양군수>
 

인류의 삶은 인문학이 견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어·문학·역사·철학, 즉 문사철(文史哲)로 불리는 인문학은 정치·경제·역사·문화를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이끈다. 그것은 우리의 삶에 본질이기 때문이다. 문명을 발전시킨 그리스와 로마, 산업혁명과 군주제의 타파와 종교혁명으로 자유를 쟁취한 유럽, 노예를 해방시키고 민주주의의 상징이 된 미국은 그 동력의 원천은 인문학이었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일찍이 인문학의 중요성을 알고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교육의 백년대계(百年大系)를 인문학에 기반을 둔 것이다.

전남 담양하면 대나무를 연상한다. 물론 담양을 상징하는 것은 대나무만이 아니다. 가사문학, 조선중기의 가사문학 르네상스의 중심에 서 있는 의암서원과 송강서원, 대치서원, 그리고 소쇄원, 식영정 등 담양 곳곳에 산재된 정자문화와 깨끗한 생태환경과 복합문화공간 갤러리, 미술관 등 인문학적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어 담양이야말로 하늘이 내린 천혜의 ‘인문학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다.

‘혁신적인 생각은 인문학·과학·예술이 삼발이처럼 떠받쳐 줄 때 나온다’. 1920년대 영국의 과학자인 스노는 ‘두개의 문화(The Tour Culture)’란 책을 썼다. 그는 옥스퍼드의 셰익스피어 전문가와 대화가 안 통하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 자신은 햄릿에 대해 잘 모르고 셰익스피어 전문가는 미적분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다. 즉 과학문화와 인문문화의 소통의 부재가 단절을 가져온다는 위기감을 갖고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담양의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예술·과학에 두루 섭렵한 미래지향적 통섭형 인재가 많이 나와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군의 미래를 바꿀 성장 동력은 우리지역을 이끌어갈 학생들을 포함한 젊은 세대라고 보며 이들에 대한 인문학 교육이야말로 우리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가장 큰 성장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3월 18일 ‘제36차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 심의결과 담양군이 전국 최초로 인문학 교육특구로 지정·의결됐다. 담양이 가고자 하는 인문학 교육특구는 담양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내다보고 군민과 학생들이 인문학 독서를 생활화 하는 등 인문학 교육을 기초로 해서 과학자, 철학자, 대문호, 노벨상 수상자 등 큰 인재들이 각 분야에서 배출될 수 있도록 하고 무엇보다 사람을 중시하는 인본중심의 도시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담양이 가지고 있는 생태환경, 대나무, 문화, 역사 등과 융합한 인문학 콘텐츠를 통해 인문학을 브랜드화해서 담양을 초·중·고·대학생들의 인문학 기행지로 발전시켜 나가고 아울러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는 인문학 여행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인문학 콘텐츠 개발, 인본중심 인문학 계승발전, 인문학 융복합 활성화, 인문학 인프라 구축 등 2020년까지 4개의 추진과제와 가사문학페스티벌, 탐방프로그램 운영, 인문학해설사 양성, 관광지별 인문학 산책기행과 초·중고생이 참여하는 창의인성 인문학 캠프와 평생 인문학 학교 운영 등 17개의 세부사업을 추진하게 되며, 사업 추진을 통해 2천320여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천600여명의 고용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마을 전체가 아이의 부모이자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우리 군은 백년대계(百年大計)를 내다보고 참된 인문학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가정, 학교, 지역사회 모두가 하나가 되어 추진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사문학의 대중화, 누정문화 등 길위의 인문학, 생오지마을 문예창작교실, 대나무문학축제, 대피리오케스트라 등을 담양다움의 인문학 교육특구 사업으로 발전시켜 국내 초·중·고·대학생들의 인문학 기행지로 브랜드화 하고 이태리의 피렌체를 넘어서는 인문학 르네상스의 아이콘이 될 수 있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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