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마지막 위안부 할머니 위한 아름다운 날갯짓

곽예남 할머니 후원‘광주·전남 나비’결성 추진

현재 폐암 말기 판정·도움의 손길 절실에 뜻 모아

해남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공점엽(96) 할머니가 최근 별세한 가운데 광주·전남 마지막 남은 ‘위안부’ 피해자를 돕기 위한 지역민들의 위로와 희망의 날갯짓이 시작된다.

26일 광주여성재단에 따르면 지난 17일 별세한 공점엽 할머니를 돕기 위한 시민모임인 ‘해남나비’와 조현옥 시인, 광주여성재단 관계자, 광주와 담양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활동가들이 ‘광주·전남 나비’(가칭)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에서 마지막 남은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92) 할머니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는 한편 ‘위안부’ 문제에 함께 고민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곽 할머니는 광주 남구에서 거주하다 지난해 12월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담양에서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고액의 치료비 덕분에 암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조치만 받고 있는 실정이다. 가족들이 임시로 지은 컨테이너에서 지내는 등 생활고도 겪고 있다.

이들이 곽 할머니를 위해 의기투합하게 된 것은 지난 달 27일 광주여성재단 여성전시관에서 열린 ‘마르지 않는 눈물 : 나비의 꿈’ 기획전이 계기가 됐다.

‘위안부’ 피해 여성을 조명하는 이 전시는 광주여성재단이 기획했다. 광주 여성재단은 전시 준비과정에서 공점엽 할머니를 돕는 시민모임 ‘해남나비’의 이명숙 대표를 비롯한 많은 시민 활동가들과 만남을 가지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조현옥 시인은 전시 개막식 당일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시 낭송을 하게 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곽 할머니를 돕기 위한 ‘광주 나비’와 ‘담양 나비’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고 두 단체 창설은 조만간 구체화될 계획이다. 특히 지역을 벗어나 서로 연대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서로 동의했다. ‘광주·전남 나비’를 논의하게 된 이유다.

‘광주·전남 나비’는 향후 곽 할머니 지원을 위해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지역사회 관심을 호소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역할과 더불어 여성 성폭력, 인권 문제 해결 등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광주여성재단 관계자는 “기획전시를 매개로 시민활동가 등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시민단체 결성에 나서고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며 “인권도시 광주에서 ‘위안부’ 문제에 미진했던 점을 반성하는 자리가 됐다. 조금 늦었지만 ‘위안부’ 문제 등 여성 인권 활동에 있어 다양한 활동을 펼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한 할머니는 42명이다. 이 중 광주·전남에 거주하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는 곽예남 할머니 한 분뿐이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