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꼴인 광주·전남 관광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중 0.8%만 광주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1명만 광주를 들른 꼴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여행 중 전라지역을 방문한 비율도 3.4%에 불과하다. 이는 외국인들이 쇼핑과 관광인프라가 잘 구축된 서울·수도권과 제주도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도 멀고 쇼핑 인프라도 없는 광주·전남에 외국인 관광객이 뜸한 이유다.

광주·전남에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다고 말하는 것은 순전히 ‘국내용’이다.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음식과 사찰, 해안풍경, 섬은 수도권이나 전라도 지역이나 별 차이가 없다.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해 본 외국인들만이 어떤 차별을 느끼고 남도의 맛과 멋을 찾는 것이다. 남도는 분명히 멋진 곳이지만 외국인들이 가까이 하기에는 지리적·감성적으로 ‘여전히 먼 곳’이다.

광주·전남지역에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무엇보다 즐겁고 흥겨운 장소가 많아야 한다. 대표적인 장소가 카지노와 쇼핑시설이다. 여수 경도와 해남 화원반도 일대에 카지노가 들어서야 중국인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몰리게 된다. 광주와 여수, 목포 등 주요 항구도시에도 면세점이 들어서야 한다. 그래야 크루즈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관광수입창출이 가능해진다.

전남도 등이 중국인관광객들을 유치한 관광업체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면서까지 외국인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낮에 산·바다풍경을 구경시킨 뒤 밤이면 호텔방에 들어가 잠이나 자라는 식으로 관광객들을 유치해 보았자 이는 1회용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카지노와 온갖 유흥시설, 면세점이 있는 제주도는 즐기고 노는데 최고의 장소다.

광주광역시는 정율성선생 유적지를 중국인 관광유인책으로 삼기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예산도 투입하고 있다. 시의 지원 아래 100여명이 넘는 예술관계자들이 중국 현지에서 정율성 기념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으로 과연 몇 명의 중국인관광객들이 정율성 유적지를 찾아오는 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말로 주고 홉 정도’로 받는 모양새다.

지난 총선에서 광주·전남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국민의당은 광주·전남 관광활성화에 대해 진심어린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에 ‘호남에도 면세점을 신설해야 한다’ 고 촉구하는 식의 ‘면피성 의정활동’은 곤란하다. 실제로 일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정부를 채근하고 기업들에게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실질적이고 수입창출적인 관광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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