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원짜리 배트맨폰 180만원에 매물로 나와
1년 전 아이언맨폰도 여전히 120만원 호가 

지난 13일 오전 10시 120만원짜리 삼성전자[005930] '배트맨폰' 1천대가 선착순 판매 10분만에 매진됐다. 이 제품 구매자들은 전부 실수요자들이었을까.

단지 용돈벌이를 위해 배트맨폰을 사들인 사람이 꽤 많다는 사실이 곧 드러났다. 제품이 매진된지 불과 30여분 만에 인터넷 중고장터에 '배트맨폰 팝니다'는 글의 속속 올라왔기 때문이다. 

한정판 갤럭시S 시리즈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이른바 '갤테크'의 등장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온라인 스토어에서 배트맨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갤럭시S7엣지 인저스티스 에디션' 1천대를 선착순 판매해 10분 만에 재고를 모두 소진했다.

회사 측은 119만9천원에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배트맨 슈트 모양 케이스, 배트맨 배지, 가상현실(VR) 체험 기기인 '기어 VR', 오큘러스 VR 콘텐츠 이용권 등 패키지를 같이 제공했다.

하지만 중고장터에 나온 배트맨폰 가격은 정가보다 훨씬 비쌌다. 치열한 경쟁 끝에 배트맨폰을 손에 쥔 일부 소비자들은 최소 165만원, 최고 180만원을 부르며 호객 행위를 했다.

순식간에 붙은 프리미엄이 50%나 됐다.

선착순 1천명 안에 들지 못한 소비자들이 웃돈을 조금 보태 125만∼130만원에 물건을 구한다고 글을 올렸으니, 결국 판매가와 구매가의 호가 차이가 40만∼50만원에 달한 셈이다. 

비슷한 일은 삼성전자가 한정판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마다 반복되는 추세다.

앞서 삼성전자가 작년 5월 선착순 판매한 119만9천원짜리 '갤럭시S6엣지 아이언맨 에디션'도 1천대가 금세 매진됐고, 인터넷 중고장터 등에서 프리미엄을 얹은 뒷거래가 활개를 쳤다.

당시 인터넷 중고장터 운영진은 이처럼 가격을 올려받는 판매자를 재가입 못하도록 강제 탈퇴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이번에 배트맨폰이 나오면서 같은 상황이 되풀이됐다.

한 때 중고장터에서 180만원 안팎으로 거래됐던 아이언맨폰은 출시된지 1년이 지나도록 100만∼120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배트맨폰 선착순 판매의 폭발적인 인기와 뒤이은 중고시장 매매 과열은 상당 기간 비싼 값을 유지한 아이언맨폰을 경험한 소비자들의 학습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갤럭시S 시리즈 한정판이 정가보다 고가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며 "갤테크가 법 위반은 아니지만, 일부 판매자의 지나친 상술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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