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문예 부흥’ 경제·대중성 감안해야

전남도가 전통 문화예술자원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남도문예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도는 이를 위해 서화와 전통정원, 바둑, 종가문화, 음식, 문학, 판소리 등 12개 비교우위 핵심자원의 성격과 활용도를 분석해 모두 24개의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사업비도 올해 39억 원, 2017년 251억 원, 2018년 996억 원 등 모두 2천121억 원이 투입된다.

도가 전남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문화예술자원을 미래먹거리로 설정하고 개발·보존계획을 세운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도는 우선순위를 정해 문화자원을 대중화하고 경제가치화하기위해 ‘선택과 집중’의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사업별 추진위원회와 자문단, 실무 TF팀을 구성하고 오는 9월까지 실시계획을 수립한 뒤 신규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도가 발표한 대로 ‘남도문예 르네상스’가 차질 없이 추진되면 남도문화는 또 한 번의 융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우선 도가 내세우고 있는 핵심자원에 대한 투자가 경제성을 갖고 있느냐는 문제다. 현행 문화예술진흥기금이 예술인의 작품생산이나 개인역량강화에 사용된 점을 감안할 때 소모성 예산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상품으로서의 남도문화를 서화나 바둑, 종가문화, 문학, 판소리 등으로 설정할 때 대외경쟁력이 있느냐는 점도 고민해야 한다. 전남경제를 살릴 먹거리로서의 남도문화는 한류(韓流)로서의 특장성(特長性)을 갖출 필요가 크다. 특히 중국관광객들을 유인할 수 있는 차별화된 남도문화의 육성이 필요하다. 서화·바둑 등은 중국문화의 특징과 겹쳐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

이와 함께 도가 구상하고 있는 ‘남도문예 르네상스’가 각종 건물을 짓고 단체를 설립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개선해야할 대목이다. 외화내빈(外華內貧), 혹은 속빈강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건물을 세우고 예술가와 직원들을 뒷바라지 하는데 대부분의 예산이 사용될 우려가 있다. 문화예술인들만을 위한 남도문예르네상스가 될 소지가 많다.

그보다는 전남 농어민들의 전통적 생활상과 민속을 관광자원으로 삼는, 실용적 ‘남도문예 르네상스’가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전지현과 김수현 주연의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등장하는 대사 ‘치맥’과 ‘개불’로 인해 국산 맥주와 통닭 그리고 노량진수산시장의 개불이 유명관광자원이 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경제성과 대중성 확보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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