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등 조각으로 뺑소니범 검거 가장 뿌듯”

교통사고 민원 최일선서 10년간 근무 ‘베테랑’

양쪽 당사자 이해시켜 잘 해결할때 큰 성취감
 

‘교통사고 조사 베테랑’으로 평가받는 광주서부경찰서 윤형근 경위가 20일 교통사고 민원인과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21일은 제 71회 경찰의 날이다. 국민의 안전과 재산보호를 위해 불철주야 일하는 전국 11만 경찰관들의 생일이다. 올해 경찰의 날을 맞아 민원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광주 서부경찰서 교통조사계 윤형근 경찰관을 만났다. 어린시절 동네를 지켜주던 ‘베테랑’ 파출소장을 보며 경찰의 꿈을 키운 그는 경찰 근무 23년 동안 10년을 교통조사계에서 보낸 교통조사의 베테랑이다.

윤 경위는 교통조사계를 ‘민원의 최전선’이라고 말한다. 교통사고 전후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해 과실의 많고 적음을 가려도 과실이 많은 쪽의 반발이 만만찮다. 또 교통사고의 경우 대부분 고의로 저지른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죄의식이 결여된 경우 많아 민원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 경위는 각기 다른 사안에 보험과 교통사고 판례 등을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민원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결론을 찾아가는 것이 매력이라고 꼽았다.

윤 경위는 “교통사고의 경우 예전에 비해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들 도 드물고 금전적인 문제가 오다가 보니 민원인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험 공부 등을 통해 그 부분까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각기 다른 사건들에 대해 해결해 ‘보험 전문가가 됐다’는 말도 듣는다”고 설명했다.

윤 경우가 가장 보람 있게 여기는 일은 목격자나 폐쇄회로(CC)TV도 없이 전조등 조각 하나로 뺑소니범을 잡은 일을 꼽았다.

2014년 어느날 새벽 4시, 광주 서구 쌍촌동에 거주하는 70대 할머니가 운동 중 차에 치여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남편분과 함께 항상 새벽운동을 즐길 만큼 사이가 각별했지만 이날은 할아버지가 함께 나오지 못했다. 할머니를 친 차는 그대로 도망가 버리고 현장에 남은 것 이라고는 전조등 조각 하나 뿐. 윤 경위는 팀원들과 함께 전조등 조각을 가지고 광주 시내에 있는 자동차 부품상을 전부 돌아다닌 끝에 차종과 연식 등을 파악해 사고가 발생한지 4일 만에 범인을 검거에 성공했다.

뺑소니범을 잡은 후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시며 윤 경위에게 “이렇게 단시간에 잡았느냐”며 고마움을 표했다. 윤 경위가 교통사고 조사관으로 일하면서 가장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이제 윤 경위는 젊은 후배들에게 10년간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며 전문가적 기질로 후배 조사관 들을 이끄는가 하면 조사관으로 서의 꼼꼼하고 감각적인 실력을 자랑, 동료 직원들 뿐만아니라 민원인들에게도 정평이 나있다.

윤 경위는 “사고 가해자·피해자가 명확한 일반 수사 사건과는 달리 대부분이 과실범인 교통사고조사는 힘든 상황이 자주 발생하곤 한다”며 “그러나 양쪽 당사자를 배려하고 이해시켜 사건을 잘 해결하고 나면 힘든 만큼 성취감이 큰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안전을 위한 일을 하고 있다는 긍지를 갖고 근무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조직이 되길 원하는 경찰, 계속 지켜봐 주시는 것도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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