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서남권 새 도약의 날개 ‘흑산공항’

전남 서남권 새 도약의 날개 ‘흑산공항’

<고길호 전남 신안군수〉
 

전남 목포에서 뱃길로 2시간, 흑산도의 파도는 거세다. 비금·도초를 지나면 바로 큰 바다를 만나는데, 배는 놀이기구처럼 요동친다.

섬 주민이나 익숙한 사람들은 괜찮지만 초행길의 육지 관광객들은 배 멀미를 한다. 그러나 멀미보다 더 아픈 것이 있으니 결항이다.

바람이 심해 ‘주의보’가 내리면 배들은 ‘올스톱’한다. 응급환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관광객들은 발이 묶인다.

선박안전기술공단목포지부에 따르면 목포에서 흑산·홍도를 운항하는 2개 선사의 여객선은 1년 평균 30일 정도 결항한다.

흑산도는 홍도를 비롯한 인근 섬의 관광기항지로 서남해 관광의 관문이다. 또 각 섬과 섬을 연결해주는 해상교통의 요충지이고, 서남해안 어업의 전진기지이자 행정 중심이다. 그러나 교통수단이 여객선뿐이고, 이동시간이 2시간이 걸려 접근 효율성이 떨어진다. 특히 기상조건이 악화되면 대체 교통수단이 없어 주민들은 꼼짝없이 발이 묶인다.

이제 서남해의 중심축 흑산도에 새로운 도약의 ‘날개’가 필요하다. 바로 흑산공항이다. 흑산공항이 개항하면 전남 서남권의 산업, 관광, 교통 등 모든 분야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먼저 흑산공항이 개항하는 2020년이 되면 현재 흑산·홍도 관광객이 연 70만명을 훌쩍 넘는 107만명의 전국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사계절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발전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된다.

흑산도를 중심으로 홍도, 가거도, 만재도, 장도, 영산도 등 주변의 아름다운 섬들을 연결하는 다양한 해상관광상품과 항로도 개발돼 쉼과 힐링이라는 맞춤형 관광상품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공항개항으로 중국과의 인적 물적 교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며, 지역항공사 설립 등 소형 항공운송사업 시장 확대를 통한 국내 항공산업 활성화도 예상된다. 이밖에도 중국인 관광객 증가, 국토 균형발전, 전천후 교통수단 확보로 인한 도서민 삶의 질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흑산공항은 흑산면 예리 일원에 1천200m 활주로와 계류장 등 부대시설을 갖춰 50인승 항공기를 운항하게 되며, 현재 사업비로 국비 1천833억원을 확보, 사업자 선정 등을 앞두고 있다.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올해 11월 흑산공항 건설이라는 역사적인 첫삽을 뜨게 된다.

신안군은 2020년 성공적 개항을 목표로 대응계획을 수립하는 등 모든 준비와 노력을 다하고 있다. 흑산도 및 인근 섬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과 주요 관광거점 및 역사·문화자원 정비, 응급의료지원 체계 구축 등 성공개항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물론 흑산공항 건설에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철새 중간기착지이자 쉼터인 흑산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환경을 보존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공항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안군에서는 관련기관과 함께 철새 보호를 위해 5곳의 대체서식지 및 쉼터를 조성할 예정이며, 공항부지도 효율성은 살리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한 부지을 선택했다.

이밖에도 접안시설 현대화 등 각종 관리시설을 정비하고, 숙박시설과 음식점을 확충해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흑산공항은 이제 서남해 지역발전의 시금석이며 꿈이다. 흑산공항이 차질없이 건설돼 지역민의 염원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흑산공항이 지역발전의 꿈을 싣고 힘차게 날아오르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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