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측, 이재용 영장 기각에 내심 안도

박근혜 대통령 측은 1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된데 대해 공식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최종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던 특검의 뇌물죄 수사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모양새여서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날 “법원의 결정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변호인단과 잘 상의해서 차분하고 담담하게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특검 수사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이날 아침 일찍 언론보도를 통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별다른 반응은 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측과 청와대 참모들은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가 향후 특검 수사와 헌재 탄핵심판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밤새 법원의 결정을 예의주시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는 특검이 입증에 주력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뇌물죄 혐의와도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법원의 이번 결정에 따라 특검의 여론전이 다소 주춤해지고 법리싸움에만 몰두할 기회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박영수 특검팀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53개 기업들 중 처음으로 청구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다른 기업들과 박 대통령 수사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필요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찬성표를 받는 대가로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에게 특혜 지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두고 특검은 최씨와 정씨에 대한 삼성의 특혜 지원이 사실상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는 주장을 펼쳐 왔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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