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심판 임박…민주당 경선주자 ‘호남 공략’ 올인

安·李, 잇따라 호남행…지지세 확장·반전 모색 나서

文, 올해 들어 4차례 지역방문…인사 탕평 ‘승부수’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 기일을 27일로 확정하는 등 탄핵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첫 당내 경선 격돌 지역인 호남의 민심을 얻기 위한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이 덩달아 분주해지고 있다.

대선 후보 지지율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캠프 인선마저 호남 출신을 요직에 앉히는 등 인사 탕평을 승부수로 띄었고 판세 뒤집기에 나선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첫 당내 경선 격돌 지역인 호남 방문에 잇따라 나서며 지지세 확장에 총력을 기울인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24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야권의 텃밭인 호남을 방문해 민심 잡기에 나선다.

안 지사는 24일 오전 전남 보성을 찾아 청년 농부들의 민심을 청취한 뒤 순천으로 이동해 순천문예회관에서 열리는‘순천에 심쿵하다’토크콘서트에 참석한다. 이어 여수 교동시장 화재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인들을 위로하고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다음 날에는 전북 전주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다.

지난 11일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았던 안 지사가 2주 만에 다시 이곳을 찾는 이유는 전통적 지지층의 마음을 잡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선한 의지 발언’이 논란이 되자 신속하게 사과했으나 야권 지지층을 중심으로 안 지사의 선호도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 수습 차원의 방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지사와 함께 당내 경선레이스에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도 다음 주 초 호남에 방문하기로 하고 현재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이번 호남 방문을 통해 야권의 텃밭 표심을 다져서 경선 구도에서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민주당 첫 경선지역인 호남이 승부를 결정하는 바로미터와 다름 없기 때문이다.

대선 주자 지지율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 역시 ‘호남 끌어안기’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당장 올해 들어서만 4차례 호남을 방문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 12일 전북 전주를 방문한 데 이어 사흘만인 15일 전남 여수와 광양, 순천 등을 찾아 민심 청취에 나서 그동안 인사에서 소외된 호남 민심을 자극하면서 사실상 ‘호남 출신 총리’를 약속하기도 했다.

캠프 인선에서도 호남 인사가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전남 목포 출신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광주 출신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전남 고흥 출신인 송영길 의원을 총괄본부장으로, 전남 장흥 출신인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핵심 참모 라인에 호남 출신을 앉혔다. 앞서 전남 장흥 출신 임종석 전 의원이 비서실장으로 캠프에 참여했으며, 이밖에 강기정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상황실장으로 가세했다. 전남의 유일한 지역구 현역인 이개호 의원도 캠프에 합류했다.

문 전 대표의 아내인 김정숙씨 역시 지난 해 추석 이후부터 최근까지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전남지역을 방문하면서 내조를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배를 타고 전남 완도, 신안, 영광 등의 섬 지역을 찾아다닐 정도로 구석구석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탄핵 심판 선고일이 임박하면서 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첫 경선지역인 호남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며 “호남 경선이 사실상 판세를 좌우할 수 있어 지지층 이탈을 차단하고 세 확장에 나서는 주자들간 경쟁이 향후에도 치열히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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