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ㆍ망상 질환 ‘조현병’…예방·치료 관리 중요

최근 폭력성향 환자로 인한 강력범죄 잇따라 발생

매년 가파른 증가 2010년 이후 환자 10만명 넘겨

감추지 않고 치료 받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절실해



지난달 29일 인천 둔촌동 8세 여아 살인사건의 범인인 10대 소녀는 조현병(schizophrenia)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사회적 충격을 줬다. 광주지역에서도 지난달 7일 자신의 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한 30대 송모씨도 조사결과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 폭력성향으로 나타나는 조현병 환자에 의해 누구나 강력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환자가 많은 조현병은 증상이 다양해 대처하기 쉽지 않지만, 약물 치료와 함께 가족과 주위 사람의 이해가 증상을 예방하고 악화를 막는 첩경이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조현병 매년 가파른 증가세

10대 소녀와 30대 남성처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서운 범행을 저지르고 환청이나 망상 등에 의해 사회활동에 지장을 받는 질환이 조현병이다. 일종의 정신분열증이라고 말을 한다. 조현병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또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불균형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며 뇌실의 크기가 일반인보다 크거나 일부 뇌의 대사가 감소할 때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조현병 환자는 2015년 기준 10만6100명에 이른다. 2010면 9만4천명, 2013년 10만2천700명, 2014년에는 10만4천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발병 연령 비율을 보면 남성은 15~25세가 가장 높은 반면에 여성은 남성보다 약 10년 정도 늦게 나타나고, 질병의 예후는 여성이 남성보다 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받는데 편견·차별 없애야

조현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의학계에서는 조현병을 앓을 생물학적ㆍ유전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 환경적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발병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현병은 질병 초기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조절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치료가 늦거나 중간에 중단하면 충동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송씨 역시‘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으면 아버지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성완 전남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정신적 치료를 받는데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게 치료의 근본으로 누구나 감추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며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아 적절한 치료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 병원에서 전화를 하거나 가정방문을 통해 병원을 찾도록 유도하는 등 환자생활을 도와줄 사례 관리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외래진료본인부담 완화 조치

치료는 가장 보편적인 것이 약물치료다. 전문의들은 향정신병 약물을 복용하면 급성기 증상들을 상당부분 호전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심리 사회적 치료를 병행함으로서 증상호전 후 생길 수 있는 직장이나 학교생활의 어려움에 대처해야 한다.

정부는 최근 우울증 등 주요 정신질환 유병율의 빠른 증가와 높은 자살율 등의 상황을 감안해 외래 본인 부담율을 건강보험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2차, 3차 병원에서 외래 진료시 본인부담률을 15%에서 5%로 조정했다.

예를 들어 의료급여 2종 수급권자인 조현병 환자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2차)에 내원해 집중요법(단가 2만4천300원)을 1회 치료받고 약 ‘인베가서방정’(단가 3천295원) 30일분을 처방 받은 경우 환자 본인부담은 1만2천880원에서 6천860원으로 46.7% 내린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신질환 의료급여 환자들은 더 효과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는 한편,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적합한 적정 수준의 진료를 실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밝혔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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