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전 서울 신촌의 연세대 1공학관 건축학과 김모 교수 연구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관계자들이 내부로 들어서고 있다.

경찰 "범행 시인···구속영장 신청 방침"

 13일 연세대학교에서 발생한 사제폭발물 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 발생 약 12시간 만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폭발물 사용 혐의로 김모(2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부상 입은 김모(47) 교수 소속 기계공학과 대학원생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경찰의 추궁 끝에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취직한 학생이 학점을 달라는데 교수가 안 된다며 시험보라고 해 앙심을 품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범행을 시인했으나 자세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철저히 수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 13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 1공학관 김모 교수 연구실에서 '테러의심'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현장에서 발견된 사제 폭발물.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연세대 공학관 주변 CC(폐쇄회로)TV를 분석하고 대학원생을 포함한 피해 교수 주변 인물을 탐문한 끝에 김씨를 용의자로 특정했으며, 이날 오후 8시23분께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이날 사고는 오전 8시40분께 김 교수의 연구실인 연세대 제1공학관 479호실에서 발생했다.

김 교수가 연구실 문 앞에 놓여져있던 종이상자를 들고 연구실로 들어가 여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

1㎝ 남짓 길이의 나사못 수십개와 함께 기폭장치가 설치돼 있던 텀블러가 폭탄 역할을 했다. 이는 극단주의 IS 테러단체들이 주로 쓰는 사제폭탄과 비슷하다. 폭발력 자체는 강하지 않지만 폭발 추진력으로 인해 못, 바늘, 면도칼 등 치명적 금속 파편이 총알 같은 속도로 비산(飛散)시켜 살상력을 높인다.

다만 이번에 사용된 폭발물은 텀블러 내부의 화약만 타버려 나사가 퍼져 나가지는 않았다. 김 교수의 부상 정도가 경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악하게 만들어졌지만 폭발물로서 기본 요소는 다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 13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 1공학관 김모 교수 연구실에서 '테러의심'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현장에서 발견된 사제 폭발물.

김 교수는 현재 손과 목, 얼굴 등에 1~2도 화상을 입어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김 교수 주치의인 성형외과장 이원재 교수는 "오른쪽 손등에 전반적으로 수포가 동반된 2도 화상이 관찰된다. 왼쪽 손등과 오른쪽 목, 오른쪽 얼굴은 1도 화상이고 오른쪽 귀는 1∼2도 화상이다. 흡입 화상이나 다른 증상은 없다"면서 "2주 정도의 치료가 필요하고 차도에 따라 추가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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