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후유증’…전남 가금류 농가 긴 한숨

도내 발생 농장 36곳 中 4곳만 재입식 승인 완료

11곳은 시험승인 진행… 사육 포기 농가도 속출

지난해 11월 이후 전남지역을 휩쓴 조류인플루엔자(AI)의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다.

AI로 인해 213만8천 마리가 살처분될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도내 피해 농가는 재입식에 차질을 빚는 등 언제 다시 정상적인 닭·오리 사육에 나설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28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지난해 11월 16일 해남 산이면 산란계 농장을 시작으로 모두 10개 시·군, 36곳 농장에서 AI가 발생했다. 시·군별로는 나주가 11곳으로 가장 많았고, 강진·무안·장흥(5곳), 해남(4곳), 영암(2곳), 구례·장성·진도·곡성(1곳) 등 순이다.

도내 116농가에서 213만8천마리의 닭·오리가 살처분됐다. 이에 따른 보상금은 177억원에 달한다.

전국적으로는 13개 시·도에서 419건의 AI가 발생해 3천806만마리가 살처분됐으며, 이례적으로 올 초여름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전남은 AI가 지난 3월 29일 이후 더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도내 25곳이 방역대로 묶였다가 지난달 8일에야 전면해제됐다.

AI가 발생한 지 7개월이 넘었지만 피해 농가는 재입식에 차질을 빚는 등 여전히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발생 농가가 재입식을 하려면 도와 농림식품부 검역본부의 사전 위생검사를 통과한 뒤 21일간의 입식시험을 거쳐 혈청검사 등을 거쳐야 한다.

방역대 해제에도 불구하고 도내 36곳의 AI 발생 농가 가운데 재입식한 완료 농가는 4곳에 불과하다.

입식시험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농가도 모두 11곳에 그치고 있다.

이들 농가도 일러야 다음 달에나 입식이 가능한 데다 사육 기간을 고려하면 8월 이후에나 출하를 할 수 있다.

더욱이 나머지 농가들은 아예 입식시험 신청도 하지 못한 채 닭·오리 사육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도내 AI 발생 농가가 7개월 넘게 사실상 아무런 소득 없이 지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전남도는 AI 위기경보가 지난 6일부터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도내 22개 시·군에 축산차량 거점소독 시설을 설치,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또 이동통제 초소를 설치해 가금 관련 차량을 소독한데 이어 지난 5일부터 도내 전통시장 38개소와 가든형 식당 118개소에 대해 살아있는 가금류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이와 함께 전통시장과 가금류 사육농가에 대해서도 87개 공동방제단을 동원해 집중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AI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자 닭과 오리사육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며 “ 도내 사육농가 소독ㆍ예찰 등 차단방역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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