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화물차 불법 ‘밤샘주차’ 몸살

시민들, 안전·소음·먼지 등 3중고 호소

차고지증명 유명무실·주차장 부족 주이유



지난 23일 오후 광주 북구 임동 천변 인근 도로 양 갓길에 불법 주차된 대형화물차와 대형버스 등 모습.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지난 23일 오후 광주 북구 임동 한 도로 갓길에 불법 주차된 대형화물차와 대형버스 모습.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지난 23일 오후 광주 광산구 하남동 진곡 화물차고지 인근 도로 양 갓길에 불법 주차된 대형 화물차 모습.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광주 도심 아파트와 주택가 인근 도로변에 대형 화물차들의 불법 밤샘주차로 안전 사고 등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화물차 밤샘 주차로 지난 2013년 3천876건, 2014년 2천291건, 2015년 2천636건, 지난해 1천935건 올해 6월 기준 922건 등이 적발됐다. 이 같은 적발건수는 시민들의 민원 제기로 적발된 차량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오후 10시께 광주 북구 임동 천변에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까지 이어진 도로가에는 불법 주차된 대형화물차와 대형 버스가 줄을 이었다. 지정된 차고지가 아닌 장소에 하룻밤 내내 주차된 이른바 ‘밤샘주차’된 화물차들이다. 도로 곳곳에 불법주·정차 무인단속구간 푯말이 있었지만 존재감이 무색했다.

비슷한 시간 광주 북구 두암동 제2순환도로 두암교차로 고가 아래도 버스와 화물차 20여 대가 불법 주차돼 있었다. 광주 광산구 하남역 주변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하남역에서 진곡산단 화물차고지까지 양쪽 갓길 도로와 골목 사이 사이에는 불법 주차한 화물 차량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도심 곳곳의 대형 화물차 밤샘 주차로 시민들이 안전 사고 위험과 소음, 먼지 등 3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김지연(28·여)씨는 “집앞에 화물차 이동도 많고 한쪽 도로에는 화물차들이 주차가 돼 소음도 심하고 먼지도 많이 날려 여름에는 창문을 열어두기 힘들다”면서 “인근에는 초등학교도 있어 자칫 사고가 날까 조마조마 하다”고 말했다.

대형화물차 도심 밤샘 주차는 차고지 등록과 실제 운전자의 거주가 다른 게 주요 원인이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운송 사업자는 사업용 화물차량을 등록할 때 본인이 지정한 장소 또는 공영차고지, 화물터미널에만 차량을 주차하도록 한 ‘화물차 차고지 등록제’를 준수해야 한다. 전용 차고지가 아닌 곳에서 1시간 이상 불법 주차한 사업용 화물차량은 단속에 적발될 경우 과징금 20만 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화물차 등록 당시 모든 차주들은 자신이 주차할 차고지 등록을 마쳤다는 증빙서류를 형식적으로 제출하는 실정이다. 운수사업법 규정상 광주 인근 시·군 차고지도 등록 대상에 해당되기 때문에 차고지 등록은 전남에 하고, 활동이나 거주는 광주에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화물차 주차공간 부족도 밤샘주차 배경으로 꼽힌다. 광주 전체 화물차는 지난달 기준 9만701대이다. 하지만 현재 광주내 공영 화물차고지는 ▲진곡 화물차고지 301면 ▲각화 화물터미널 270면 ▲매월 화물터미널 170면 등 741면에 불과하다.

대형화물차 운전자 이모(45)씨는 “이른 새벽에 운행을 시작하는데 집은 광주고, 차고지는 전남에 있어 (차고지에)갈 길이 막막해 과태료를 내더라도 이곳에 차를 세워놓는다”며 “다른 지역에서 온 화물차 운전사들도 차고지가 없어 어쩔 수없이 도심에 주차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화물차 운전자는 “광주에 공용차고지는 물론이고 사설 차고지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며 “이러다 보니 상당수의 운전자들이 화물차 전남에 차고지를 등록하고 자신 집 근처나 도로변에 불법 주차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화물차의 밤샘 주차 문제는 차고지 증명제도의 비현실성과 주차장 부족으로 반복되는 상황이어서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화물차 등록 당시 차고지 증명제도에 의해 차고지를 등록한 증명서를 제출해야만 허가를 내주기 때문에 차고지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차주들이 차고지까지 가기 번거로워 자신의 집 인근 등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내년까지 평동 3차 산단에 247면 규모의 화물차 공영차고지를 조성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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