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여차하면 제2의 5·18 감행 준비”

이철희 의원 보안사 문건 6종 공개

‘물빼기 작전’으로 유족 분열 공작

반정부 인사 회유 위해 판문점 견학

“군 대대적 동원…진실규명 시급”
 

이철희 의원이 공개한 보안사령부 문건 일부.
이철희 의원이 공개한 보안사령부 문건 일부.
이철희 의원이 공개한 보안사령부 문건 일부.

전두환 정권 시절 국군 보안사령부(현 기무사령부)가 5·18 민주화 운동 이후 금전지원과 회유, 사찰 등의 방법으로 유족 간 분열을 조장하고 민심을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26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관련 문건 6건을 공개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문건은 ▲광주 사태 1주년 대비 예방정보활동 결과(1981년 5월28일 작성) ▲정보사업계획(1985년 3~4월 작성 추정) ▲광주 5·18 유족 순화 사업 추진 중간보고(1985년 11월 6일 작성) ▲광주 사태 관련 유족 순화 계획(1986년 2월) ▲광주 사태 관련자 순화(1988년) ▲5·18 온건 유족회 등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 문건들은 1981년부터 1988년 말 경까지 작성됐다. 정통성 없는 전두환 정권의 정권보위를 위한 첨병이었던 보안사가 학원ㆍ종교인ㆍ유가족ㆍ구속자와 부상자 등을 대상으로 치밀하게 기획하고 실행된 ‘순화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순화계획은 당시 보안사가 유족들을 성향에 따라 극렬측과 온건측으로 구분됐다. 극렬측에는 이른바 ‘물빼기 작전’을, 온건측에는 ‘지원과 육성 활동’을 실시한 전방위적인 분열 공작을 담고 있다.특히 유사시 군 동원을 염두에 두고 5·18 당시 투입된 공수부대가 받았던 공세적 시위진압 훈련 ‘충정훈련’을 실시하는 등 비상대기토록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담겨있다. 이는 당시 전두환 정권이 여차하면 제2, 제3의 5·18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문건에는 전남대 특정 서클을 와해하기 위해 학군단에 비용을 지원하고, 천주교와 개신교 인사들의 반정부 활동을 막기 위해 25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판문점과 제3 땅굴 등을 안보 견학시킨 사실도 언급돼 있다. 아울러 극렬한 유가족을 1대1로 조를 짜서 사찰하는 물빼기 작전 결과 12세대 15명을 회유하는 데 성공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의원은 “이번에 공개한 문건을 통해 1981년부터 1988년까지 보안사가 5·18 유가족과 관련 단체를 비롯해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순화계획’의 이름으로 저지른 와해 및 회유공작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문건에 선명하게 찍힌 이종구 당시 보안사령관의 결재 사인은 5·18 당시뿐 아니라 이후 수습과정에서도 군이 대대적으로 동원되었다는 생생한 증거”라면서 “5·18 진상조사 특별법 통과와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한 철저한 진실규명이 시급하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밝혔다.서울 /장여진 기자 jyj@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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