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 김종수의 얼음 강물 오열이 화제다.

'1987'에서 김종수는 어릴 적부터 속 한번 썩이지 않고 서울대에 들어간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아들 박종철을 하루아침에 공권력에 의해 잃는 아버지 박정기로 분했다.

초점이 없는 눈빛, 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은 망연자실한 표정, 애써 울음을 참는 듯한 그의 감정 연기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아들의 유해를 화장한 후, 차디찬 겨울 강물에 띄워 보내며 그동안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리며 오열하는 김종수의 부성애 연기는 관객들을 숨죽이게 하면서도 큰 울림을 선사했다. 

차갑게 얼어붙은 강물에 뛰어들어 화장한 아들의 재를 물 속에 집어넣으며 "잘가그래이 철아. 아부지는 아무 할말이 없대이"라는 김종수의 대사는 관객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든 명대사로 꼽힌다.

김종수는 1984년 극단 '고래' 에 입단, 1985년 연극 '에쿠우스'를 시작으로 '관객모독', '베니스의 상인' 등 총 70여 편의 연극에서 활약해 온 베테랑 배우다.

첫 스크린 입성작인 '밀양'과 '범죄와의 전쟁', '스물', '소수의견', '검사외전', '양치기들', '봉이 김선달', '터널', '아수라', '보안관' 등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드라마 '미생', '징비록', '프로듀사', '육룡이 나르샤', '피리부는 사나이', '군주', '아르곤' 등에서도 연기 내공을 펼쳐 명품 중견 배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간 매 작품에서 노련한 연기력과 묵직한 감정 표현을 가감 없이 보여준 김종수는 영화 '1987'에서도 무게감 있는 부성애 연기로 베테랑 연기자다운 면모를 다시 한번 입증해 보였다.

깊은 여운을 선사하며 관객의 마음을 울린 배우 김종수, 앞으로 그가 보여줄 명품 연기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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