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감성에 과학 정보를 더하다

시적 감성에 과학 정보를 더하다

박행신 시인 ‘아하, 그렇구나!’ 융합 동시집 출간
 

아이들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과학의 세계와 다양한 정보를 동시(童詩)로 풀어낸 융합동시집이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행신 시인이 초등학교 3학년 과학 교과서 내용 등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담아 써내려간 ‘아하, 그렇구나!’(가문비 刊)를 최근 펴냈다.

‘아하, 그렇구나!’는 예술 장르와 과학, 그리고 잡다한 이야기들이 결합된 융합 동시집이다 . 박 시인이 초등학교 3학년 과학교과서 내용을 참고해 동시를 짓고 관련된 정보와 세상 이야기를 곁들인 책이다.

저물어 가는 어둠 속/운동장가 구령대에/변신 로봇이 버려져 있다//왼팔과 오른팔이 부서졌고/그 고통이 무거운지 벌렁 누워 있다/오, 오늘 밤 혹성 어디선가/저 로봇의 친구가 찾아올 모양이다//한밤중 우리들 몰래 내려와서/상처를 치료해 주고/함께 데리고 갈 모양이다//벌써 별들이 유난히도 밝다(동시 ‘고장난 장난감’)

시의 화자는 ‘오늘 밤 혹성 어디선가’ 로봇의 친구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과학자도 연구를 할 때 반복된 예상을 통해 주제에 접근한다. ‘벌써 별들이 유난히도 밝다’는 그의 느낌 속에 반드시 로봇의 친구가 찾아와 치료해 주고 함께 떠날 것이라는 믿음이 들어 있다.

시적 감수성과 과학에 대한 기초 정보가 융합돼 아름다운 동시 한 편으로 승화된 것이다.

40여년 간 교직에 몸 담았던 박 시인은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같이 호흡하고 동시쓰기를 즐겨했다. 그러다 현재 시대에서 ‘융합’이 다양한 관점에서 강조되고 접목되고 있는데 주목, 시대적 상황을 적용할 필요성을 느끼면서 과학과 동시의 융합이라는 시도를 수 년간 진행하게 됐다.

더불어 현재 초등학교 필독도서 또는 권장도서가 동화 같은 산문과 만화가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엄연히 문학의 한 장르인 동시의 가치와 역할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박 시인은 “융합 동시라는 장르는 제가 나름 명명한 것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한 동시집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어린이들이 동시집을 읽으며 예술과 실용학문을 조화롭게 습득, 융합적 소양을 갖춘 인재로 자라날 수 있길 기대하며 썼다”고 말했다.

박행신 시인은 1985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과 1990년 아동문예 동시 당선으로 문단에 나왔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내가 먼저 볼 거야’, ‘출렁이는 지구’, ‘박행신 동시선집’, 과학 동시집 ‘마음’, 3인 동시집 ‘이 웃음 어떠니’ 등이 있다. 눈높이 아동문학, 한국예총 문학 부분 공로상, 전라남도 문화상(문학 부분)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한국 동시문학회, 눈높이 아동문학회, 광양문인협회, 시·울림 문학동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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