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분당사태, 지방의원은 ‘강 건너 불’
통합 논의 초기 탈당 거론 목청 높였지만 조용
“중앙당 상황 관심 없어”…저마다 제 살길 모색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전당대회를 위해 당규를 개정하는 등 ‘합당 강행’ 의지를 보이자, 반대파에서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소송까지 검토하는 등 내홍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선거를 앞둔 국민의당 지방의원들은 쥐 죽은 듯 조용하기만 하다. 통합 논의 초기 집단 탈당까지 거론하며 목청을 높였지만 현재는 중앙당 일은 남의 일이라는 듯 강 건너 불 구경을 하는 모양새다.
16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안철수 대표 측은 전날 당무위를 통해 당규 개정을 의결한 데 이어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회의를 개최해 통합전대를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전대 개최장소 선정을 전준위 기획분과위원회에서 맡기로 했으며, 전당대회 소집 통지를 위한 대표당원 전수조사 실시를 공명투표분과위원회에 위임했다.
이에 맞서 통합반대파에서는 “당무위 변칙 운용은 무효”라며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반대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무위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이나, 전대가 그대로 치러질 경우 전대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반대파는 또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4일 전대 직후에는 창당 작업에도 고삐를 죄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중앙당에서는 통합 찬반으로 갈려 극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선거를 앞둔 지방의원들의 통합 찬반 논의는 조용한 상태다. 기자회견, 논평 등 일체의 행동은 전무한 상태다. 다만 지역민들을 만나며 저마다 제 살길을 모색하는 데에만 분주한 모습이다.
국민의당 소속 광주 남구의회 박용화 의원은 “의정활동을 제외하고는 무조건 주민들과 함께 지내려고 한다. 움직여야 주민들의 애로사항이나 민원을 청취 할 수 있는 부분들이 기초의원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당 상황이 많이 혼란스럽지만 이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의정활동을 얼마나 했는지에 따라 주민들이 심판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주민들의 의식수준이 향상돼 특정당이 인기가 많다고 해서 거기에 휩쓸려 당만 보고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며 선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달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묻는 전 당원 투표 실시를 앞두고 국민의당 소속 광주·전남 지방의원들은 투표 보이콧을 위한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통합시 탈당도 불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권을 떠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광주시의회 김민종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독단으로 통합을 위한 절차를 강행하면 당원 모두는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