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 체제서 6월 지방선거 호남 유권자의 선택은

민주·바른미래·민평 성적표 결과에 따라 정치권 지각변동

당의 존폐까지 영향 미칠 듯…인재 영입·경선 등 공천 촉각

국회선 캐스팅 보트 주도권 싸움 치열…한국당도 선전 다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4당 체제에서 치러지는 6·13 지방선거는 당의 존립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국민의당·바른정당의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창당으로 국회 내 새로운 ‘4당 체제’가 시작됐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향후 펼쳐질 ‘캐스팅보트’ 주도권 싸움을 앞두고 고심하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의 경우, 국민의당 39석에서 탈당한 통합반대파 의원 15명을 빼면 24석이다. 바른정당 9석과 합치면 33석이 되지만 송기석 의원의 의원직 상실과 이용호 의원과 손금주 의원(무소속)의 탈당으로 30석이 됐다.

비례대표인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은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민주평화당 지지를 선언하고 있어 사실상 통합신당은 27석이다.

민평당은 박준영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해 현재 14명에서 시작했지만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을 포함하면 일단 최소 17석에서 시작한다. 물론 이 경우에도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은 불가능하다.

현재 121석으로 원내 1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민평당 17석, 정의당 6석, 민중당 1석, 정세균 국회의장 1석, 무소속 1석 등 ‘범여권’을 합치면 147석이 된다.

117석으로 원내 2당인 자유한국당과 통합신당 27석, 대한애국당 1석, 무소석 1석 등 ‘범야권’을 합치면 이 역시 146석이 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회 내 상황에 대해 여야간 구도나 지형은 복잡해졌지만 개별 사안을 두고 협조를 구할 때는 오히려 용이해져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각종 민생·개혁 법안 처리 등에 있어서 최소 과반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특히 민주당과 역사·지향 등이 비슷한 민평당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국회 내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옳은 일에는 여당에 적극 협조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대안정당으로서 역할을 하며 ‘캐스팅보트’가 되겠다는 것이다.

민평당 측에서는 지금의 의석 정도면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상황에 따라 의원들이 더 합류하면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캐스팅보트’ 주도권을 두고 바른미래당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4당 체제는 정치권에 새로운 과제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어느 한당이 국회를 좌지우지할 수 없고, 2개 정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게 되면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후퇴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6월 선거 호남선 3당 경쟁 치열

이런 가운데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민주당, 한국당과 달리 바른미래당, 민평당은 선거에서 선전하지 못한다면 당의 존립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당의 사활을 걸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호남 쟁탈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애초 호남민심을 두고 격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양당 구도에서 3당 구도로 변모했다.

정권 창출로 ‘여당 프리미엄’을 누리게 된 민주당과 반전을 노리는 국민의당, 당의 조기 안착을 위해 반드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야 하는 민주평화당 등이 호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후보자 인물과 정책, 당 지지도와 분위기 등에 따라 예측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단 현재 판세로는 1강 2중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압도적 승리 자신 민주당

민주당은 호남에서 압도적인 승리가 필수적이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에게 사실상 싹쓸이 패배를 당한 설욕을 회복해야 하고 문재인 정권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뒷 받침하고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적폐청산 드라이브에도 동력을 넣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형석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지난 총선의 상처가 대선을 거치면서 안정적인 조직운영을 통해 어느 정도 치유되었고 문 대통령의 당 대표 재임시절 완성된 혁신안이 이번 선거에서 실행된다는 점에서 유권자의 지지를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이원장은 이어 “출마예정자가 야당에 비해 많다는 점에서 좋은 후보를 내세울 수 있는 인적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며 “설 이후 출범하게 되는 지방선거기획단을 통해 공천에 대한 기본적인 룰을 완성하고 추가 인재발굴과 함께 지역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공천권한이 시도당으로 이관된 첫 선거라는 점에서 당원과 시민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는 열린공천을 하겠다”며 “이미 시도당이 공천과정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호남 전체를 아우르는 공천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지율 다시 회복 기대 바른미래당

13일 공식 출범한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의 경쟁 구도를 계속이어가고 민주평화당을 압도하기 위해서 반드시 의미 있는 성적표를 거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평화당에게도 밀리는 성적표를 받게 되면 사실상 호남과 결별을 선언해야 할 지도 모른다. 바른미래당은 통합정당이 공식 발표되면 호남권에서 지지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초대 공동대표에는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선임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합당과 동시에 대표직을 내려놓고 2선으로 물러났다.

호남 출신 4선 의원인 박 대표는 지난 2016년 국민의당 창당 땐 ‘3당 협치’의 조율사로, 최근엔 국민의당이 분당위기에 처하자 ‘중재파’로 활동하며 분당을 막기위해 고금분투했다. 안 전 대표의 2선 후퇴 및 호남 몫 대표 필요성 등으로 박 대표가 공동대표 자리를 맡게 됐다. 박 대표는 지방 선거 이후 민평당은 자연스럽게 소멸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표는 이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여러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함께했을 때 정당은 커질 수 있고 국민의 바른 소리를, 각계각층의 소리, 다방면의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데, 호남의 이익만을 위해서 호남 사람끼리만 하는 정당은 마치 우물 안 개구리 정당으로서, 지방선거 끝나면 소멸된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당 후 최대 시험대 민평당

민주평화당은 창당 후 최대 시험대가 될 이번 지방선거에서 독자생존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민평당은 호남지역에서 지지기반이 겹치는 집권여당 민주당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대안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초라한 성적을 거둔다면 민주당에 흡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평당의 최우선 과제는 소속 국회의원 14명의 지역구가 집중된 호남의 표심을 사로잡는 일이다. 기존 국민의당에 몸담았던 지방의원들과 지역 조직의 상당 부분을 흡수한 만큼, 민주당과 정면승부를 해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 민평당의 판단이다.

지난 12일 민주평화당 중앙당 지도부가 창당 후 처음으로 텃밭 광주를 찾아 “6월 지방선거에서 호남 광역단체장 3명 중 최소 1명은 당선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전북지사 등 호남 광역 빅3 중 최고 1곳에서 당선자를 내는 게 목표고, 지방의회의 경우 호남 광역과 기초의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결코 무리한 계획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국민의당 분당 후, 안철수 대표와 결별 후 호남 밑바닥 여론이 상당히 긍정적 신호를 보내주고 있고 호응도도 높아 호남에서 민평당 바람, 민평당 돌풍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교두보 확보 총력 자유한국당

당세가 약한 자유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일종의 정치적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따뜻하게 보듬는 정책혁신, 시민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공약혁신으로 지방선거 의미있는 성적을 내겠다는 것이다.

정윤 광산갑당협위원장은 “광주·전남의 미래, 시도민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여야 정치권이 똘똘 뭉쳐야 될 때라 생각한다. 우리당은 중산층, 서민층을 대표하는 정당으로서 광주전남 발전을 위해 노력을 하겠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 구청장 1명 당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모든 당원이 합심해서 시의원 1명과 각 구에서 구의원을 반드시 당선시키겠다”고 밝혔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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