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유빈이에게 ‘희망을…’

선천성 심장질환 악화로

중환자실서 이식수술 대기

부모들 어려운 형편에

거액 수술비 마련 ‘암담’

남구 복지팀 지원책 마련

“환하게 웃는 모습 봤으면”
 

선천성 심장질환이 악화돼 전남대학교 중환자실에 입원한 유빈양을 위해 기도하는 아버지 김정욱씨.

“딸 아이를 살릴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하루 빨리 딸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광주광역시 남구에 살고 있는 김정욱(57)씨는 20일 심장이식수술을 대기중인 딸 유빈(14)양에게 도움을 준 이들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 확장성 심근병증(심장의 확장)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유빈 양은 태어난지 한 달째 됐을 때 이 병을 확인했다. 유빈 양은 2년 정도 약물치료 등을 병행하며 투병생활을 해왔다.

이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건강해진 유빈양은 세월이 흘러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또래 여자 아이들처럼 밝고 예쁘게 자랐다. 다문화 가정인 유빈 양은 필리핀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다문화합창단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가장 좋아하는 태권도도 배우며 장래 희망인 선생님의 꿈을 키웠다.

언제 아팠냐는 듯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세 식구가 행복하게 지냈던 가정에는 지난 2013년 유빈 양이 앓았던 병이 재발하면서 다시 먹구름이 끼었다. 유빈 양은 심장 근육 이상으로 인해 심장이 확장되고 심장 기능은 저하하되면서 일상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침과 호흡곤란이 찾아왔다. 이후 건강은 급속히 나빠졌고 합창단과 태권도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병원에서는 유빈 양에게 유일한 희망인 이식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아버지인 김씨의 건강상태도 좋지 않아 일을 할 수 없었고 어머니는 공장에서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며 생계비를 벌었기 때문에 3천500만원이나 하는 수술비를 마련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약물치료 등으로 버텼던 유빈양은 지난해 11월 병세가 더욱 악화되면서 전남대학교병원에 또 다시 입원했다. 유빈 양의 어머니는 간병을 위해 9개월 전부터는 일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모아둔 돈은 병원비로 모두 소진했다.

유빈 양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자치구 등이 발 벗고 나섰다.

광주 남구청은 긴급복지의료비와 기수초급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간병으로 경제생활이 불가능한 김씨 가족에게 생계비도 매달 지원해주고 있다. 특히 이식 수술비용은 연중 모금중인 ‘가족사랑나눔 캠페인’과 독지가들의 성금을 모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유빈 양은 심장이식 대기 명단 23번째에 올라있다.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아 3주 전부터 중환자실 신세를 지고 있다.

김씨는 “전남대병원도 유빈이가 하루 빨리 수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면 심장과 폐기능을 하는 기계를 몸에 부착하고 이식 수술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 하나 밖에 없는 딸이 많이 아프고 힘들겠지만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고 매일 기도하고 있다” 고 말했다. 김씨 가족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광주 남구청 복지기획과(062-607-3340)로 문의하면 된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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