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허달용·김희상·조정태·임남진

민중미술가 ‘4인 4색 동행’전

21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28일부터 서울 G&J 갤러리서 개인전
 

허달용 작 ‘붉은 하늘’

학생미술운동을 주도하거나 미대를 졸업하자 곧바로 민중미술운동에 뛰어들었던 네 작가가 한데 모여 전시회를 펼친다.

허달용·김희상·조정태·임남진 작가가 21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에서 ‘4인 4색 동행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허달용·조정태·임남진 작가의 회화 50여점과 김희상 작가의 도조인물상 ‘사람꽃-희로애락’ 100점이 출품된다.

각각 세 살 터울인 네 명의 작가는 나이도 학교도 스타일도 모두 다르다. 하지만 이들은 1987년 6월항쟁부터 1990년대 전반까지 한국사회에서 광주가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있을 때 재학시절부터 학생미술운동을 주도하거나 미대 졸업 후 곧바로 민중미술운동을 펼쳤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이들의 참여로 다른 지역보다 미술운동의 층이 두터워졌고, 지금까지 광주 민중미술운동의 명맥이 이어질 수 있었다.

수묵화가 허달용은 1982학번으로 제일 연장자다. 전남대 한국화과를 졸업하고, 광미공(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에 참여하며 일찍이 민중작가로 시작했다. 수묵화가가 민중미술에 뛰어든 것도 흔치 않았지만, 허달용의 행보는 각별하다. 전남지역 남화의 뿌리인 진도의 허씨 집안 출신이다. 할아버지가 의재 허백련의 동생인 목재 허행면이고, 부친은 연사 허대득으로 모두 남화의 전통을 쌓은 수묵화가였다. 5월미술전을 중심으로 현재까지 많은 민중작가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에는 장흥 앞바다에서 만났다는 파래 채취 터 풍경이 담긴 ‘고요’ 연작들을 출품했다. 물에 드리운 나무들의 아침 그림자, 그 사이를 날거나 가지에 앉아 관조하는 까마귀 등 휴지기의 일상이 담겨 있다.
 

김희상 작 ‘사람꽃-희로애락’

김희상 작가는 1984학번으로 호남대 조소과를 다녔다. 전대협 시기부터 미술패와 학미연(전국학생미술운동연합)에 활동하며 1989년 민족해방운동사 걸개그림 제작에 참여했다. 전단이나 플래카드, 만장, 판화 등 이른바 선전미술의 큰 일꾼이었던 그는 자기 작업과 생계를 고민하다 10여 년 전부터 도자기와 도조(陶彫) 작업으로 전환했다. 전시작은 도조인물상 ‘사람꽃-희로애락’연작을 출품해 다채로운 표정을 담아냈다.
 

조정태 작 ‘상식을 논하다’

조정태 작가는 1986학번으로 조선대 회화과를 다니며, 대학 내 민주화운동과 미대학생회 활동에 참여했다. 졸업 이후 광미공에 참여하며, 5월 연작 판화를 새겨냈고 망월동 신묘역 기념탑 기획에 함께했다. 2002년 광미공 해체 이후에는 광주민예총 미술분과장 등을 맡아 환경조형물이나 벽화운동 같은 공공미술을 주도했다. 달빛에 잔잔히 출렁이는 ‘검은 바다’를 비롯해 ‘응시’, ‘상식을 논하다’를 감상할 수 있다.
 

임남진 작 ‘빈 잔’

임남진 작가는 1991학번으로 막내이자 홍일점이다. 조선대 회화과 재학 시절 미대 학생회와 미술패에서 활동했다. 일찍이 광미공의 준회원으로 가입해 강좌와 답사에 참여했다. 광미공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고려불화나 조선탱화에 눈을 떠 전통채색화에 집중해왔다. 단순한 색 면 구성에 달을 품은 소주잔으로 정물을 설정한 ‘스틸라이프’ 연작을 선보인다.

이들의 전시는 광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시공간을 서울로 옮겨 G&J광주·전남 갤러리에서 개인전으로 진행된다.

각자의 작품 세계를 좀 더 세밀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오는 28일부터 4월 3일까지 열리는 임남진 작가전을 시작으로 조정태(4월 4~10일), 김희상(4월 11~17일), 허달용(4월 14~24일) 작가의 전시가 이어진다. 서울 오픈행사는 28일 오후 6시다. (문의=062-222-8053)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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