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민선 7기…초심 끝까지 지켜야

이용섭 광주시장·김영록 전남지사 등 취임식 취소

“시·도민들 안전과 민생에 최우선” 강한 의지 보여

軍공항·한전공대 문제 등 상생 방안 해결 여부 주목

민선 7기 닻을 올린 이용섭 광주광역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역간 갈등을 빗고 있는 광주·전남 상생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사진은 이용섭 광주시장·김영록 전남도지사 당선자가 지난달 1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오월 영령에 합동 참배하는 모습./뉴시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과 김영록 전남도 지사 등 광주·전남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들이 민선 7기 첫날인 1일 제7호 태풍 ‘쁘라삐룬’ 대책회의로 임기를 시작했다. 광주·전남 자치단체장들은 2일로 예정된 취임식도 일제히 취소하고 취임 선서, 상황 점검회의 등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의례적인 행보보다는 시·도민들의 안전과 민생에 최우선을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선 6기, 5기 때와 마찬가지로 지역 간 이익 충돌에 따른 갈등 요인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어 취임 초 의지대로 술술 풀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1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지사가 가장 우선으로 풀어야 할 광주·전남 상생 현안은 광주 민간공항과 전남 무안공항 통합, 광주 군 공항 이전, 한전 공대 유치 경쟁,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공동발전기금 조성 등을 꼽을 수 있다.

민간 공항 이전과 관련해서는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조건 없는 민간 공항 이전을 시사했다.

민선 7기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광주혁신위원회는 지난달 22일 “민간공항은 군 공항 이전과 별개로 조건 없이 호남 관문인 무안공항으로 이전해 무안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며 “현재 진행 중인 광주전남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상생발전위원회에서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 당선인의 민선 7기 취임준비 기획단은 즉각 환영 입장을 내놨다. 김 전남지사도 군 공항의 전남 이전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밝힌 만큼 논의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공대 유치 경쟁도 풀어야 할 과제다. 지역 발전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전남 나주, 광주 남구와 광산구 등의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저마다 최적지임을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이에 김 지사가 당선인 시절 도정 주요 현안 보도를 받으면서 “한전 공대 부지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 가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광주·전남의 상생이 먼저”라고 밝혀 한전 공대 부지 결정 문제도 쉽게 풀릴 가능성도 있다.

혁신도시 발전기금 조성과 관련한 이견도 점차 간극을 좁혀가는 모양새다. 그동안 전남도는 연말까지 조례를 제정하고 기금관리 위원회를 설치해 조성 시기·규모 등을 결정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광주시는 혁신도시 성과 공유를 위해 조례 제정과 기금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그동안 중단됐던 상생발전협의회도 오는 8월 다시 가동할 계획이다.

하지만 과거처럼 취임 초에만 반짝 상생발전을 도모한다면서 부산을 떨다가 임기 중반부터는 동력이 떨어져 유야무야 되는 일이 다반사였던 전례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 1989년 광역행정협의회를 만들어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광역행정협의회는 2010년 강운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가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면서 중단됐다.

2014년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광역행정협의회를 상생발전위원회로 바꿔 다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양측은 지난 2015년 10월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통합, 군 공항 이전 등을 발표하고 관광 상품 개발 등 30개 협력과제를 추진했다. 그동안 분리됐던 발전연구원이 광주전남연구원으로 통합되는 등 11개 사업이 완료됐고, 무안공항 활성화 등 19개 사업이 현재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낙연 전 전남지사가 2017년 5월 국무총리로 전격 발탁되면서 상생발전협의회가 사실상 중단됐다. 또한 민간공항을 포함한 군 공항 이전과 한국전력 공과대학 입지 등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갈등을 빚었다.

이에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양 시장과 지사가 취임 초 기분에 들떠서 입으로만 외치는 상생 발전이 되면 안된다”면서 “양 지역이 첨예한 이해가 갈린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상생 발전이 될 것이다. 취임 초 말했던 과제를 실행에 옮겨 결과물이 도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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