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수확 앞둔 전남 최대 곡창지대 나주들녘 가보니
폭염·폭우·태풍 이겨낸 황금빛 들녘 ‘풍년가’
농민들 정성으로 피 하나 없이 벼 알차게 여물어
쌀값도 오름세…“벼베기 빨리 마쳐 손실 줄여야”

전남 최대 곡창지대인 나주들녘은 본격적인 추수를 앞두고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10일 오전 나주 남평읍 교촌리 논에서 전남도농업기술원 관계자가 잘 자란 벼를 살펴보고 있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전남 최대 곡창지대인 나주들녘은 본격적인 추수를 앞두고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폭염과 태풍 속에서도 벼가 잘 자라 줘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인 10일 오전. 전남 최대 곡창지대인 나주들녘은 본격적인 추수를 앞두고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누렇게 익은 벼는 고개를 숙였고 벼 이삭도 알차게 여물었다. 농민들은 1년 농사의 결실을 맺는 가을걷이 준비를 일찌감치 마친 상태다. 이들은 틈틈이 들판을 오가며 벼 사이의 잡초를 제거하는 ‘피사리 작업’을 거쳐 예년과 달리 피가 보이지 않았다.

수확을 앞두고 벼 이삭을 살펴보던 농민 김모(63)씨는 “기상이변으로 그 어느 해보다 어려움이 컸지만 벼가 잘 자라 줘 정말 고맙다”며 밝게 웃었다.

가을걷이에 나선 농민들은 촌각을 다투며 분주한 몸놀림에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 같은 날 나주시 공산면 들녘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콤바인이 마치 잔디를 깎듯 노란 들판을 가로지르며 벼베기에 한창이다. 알차게 익은 벼들은 금세 포대 자루에 차곡차곡 담겼다. 전남은 이날 현재 전체 쌀 재배 면적 15만5천㏊ 중 3만7천㏊(24%)에서 수확을 마친 상태다.

그동안 정성껏 가꾼 벼의 낟알이 잘 영글어 농민들은 올해도 풍년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여름 111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에 집중 폭우, 태풍까지 이겨낸 결실이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끼는 분위기다.

농민 최모(55)씨는 “최근 태풍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이곳에선 천만다행으로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전체 수확을 마쳐봐야 알겠지만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전남도 조사 결과,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 보다는 다소 감소하겠으나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보다 2.7~3.6% 감소한 383만~387만t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397만t)보다 2.7~3.6% 감소한 수치다. 쌀 생산량은 2009년 492만t을 기록한 뒤 2012년(401만t)까지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쌀 생산량 감소는 전국 벼 재배 면적이 73만8천㏊로 지난해(75만5천㏊)보다 2.2% 줄어든 것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3.1%)와 최근 5년 평균(-2.3%)보다는 감소 폭이 작지만, 추세가 바뀌지는 않았다. 전국적으로 전남이 6천400㏊ 줄어 감소 규모가 가장 컸고, 전북과 경남도 각각 3천700㏊, 2천200㏊ 줄었다.

하지만 쌀값 오름세는 농민들에게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으로 다가왔다. 올해 초과 공급 물량은 8만t 정도로 최근 5년 평균(23만t)보다 훨씬 적다. 이에 따라 수확기(10~12월) 쌀값은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 8월 기준 쌀값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가량 올랐다. 2017년 12만원대였던 80㎏ 기준 산지 가격이 올해는 17만원대로 잠정 집계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의 쌀 수확량은 폭염과 태풍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평년작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되로록 빨리 벼베기를 마쳐 수확량 손실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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