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F 공론화 반대…"

<출구 없는 SRF 논란>
유모차 끌고 도청 찾은 엄마부대 “SRF 공론화 반대…”
범대위 측 500여명 집회 열고 ‘주민수용성 조사’요구
전남도-범대위 만남선 고성 오가…서로 입장차만 확인
 

27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앞에서 ‘나주SRF열병합 발전소 공론화위 구성 반대’ 집회에 아이와 함께 참석한 엄마부대가 공론화위 구성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공론화는 말도 안돼요. 저와 우리 아이의 건강은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죠…”

27일 오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앞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공론화위원회 구성 거부 집회에서 만난 주모(37·여)씨는 전남도와 나주시가 열병합발전소 갈등 해법으로 제시한 공론화위 구성에 반대하는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주씨는 “피해 당사자인 우리의 문제를 왜 관련도 없는 사람들과 다같이 결정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내 아이들이 쓰레기를 태운 공기를 마셔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울분을 참지 못하겠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공론화를 당장 철회하고, 당사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주민수용성 조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씨와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집회에 참석한 엄마들은 한결같이 아이들의 건강이 달린 문제인 만큼 양보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모인 엄마부대는 모두 30여명. 이들은 아이를 안거나 유모차에 태워 SRF반대 범시민대책위 측이 준비한 버스 8대에 나눠타고 이날 오전 나주에서 이곳으로 향했다. 어린 아이들이 집회에 함께한 탓에 범대위는 집회 장소 뒷편에 보온 천막도 설치했다. 엄마들이 유치원, 어린이집 하원 시간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 해 집회도 오후 3시께까지 진행됐다.

엄마 부대와 함께 이번 집회에 참석한 나주시민 500여명도 ‘주민수용성 조사 없는 공론화가 왠말이냐’, ‘시민참여 이해 당사자 회의 개최해 해결방안 모색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전남도와 나주시가 검토중인 공론화 철회를 외쳤다. 이들은 SRF열병합발전소 직접 영향권에 있는 발전소 5㎞ 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수용성 조사를 통해 발전소 가동 여부를 결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수용성 조사는 발전소 가동 여부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찬·반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공론화위원회 구성에 반대하는 범대위.

하지만 주민들의 바램과 달리 이날 범대위 집행부와 박병호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의 만남에서 양 측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등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이날 ‘SRF열병합발전소 공론화 기정사실화’라는 일부 언론매체의 보도 경위를 묻는 범대위 측 질문에 양 측이 감정섞인 반응을 보이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한때 청원경찰이 투입되기도 했다.

김용인 범대위 공동위원장은 “전남도가 계속 공론화위가 해결방법중 하나라는 입장만 반복하면서, 별다른 소득도 없이 발길을 돌리게 됐다”며 “범대위와 전남도, 나주시, 난방공사, 산자부 등 관계자들이 모여 끝장토론을 벌이자는 이야기도 오갔지만, 구체적인 것은 하나도 결정짓지 못하고 대화를 마무리해야 했다”고 밝혔다.

한편, 나주 SRF열병합발전소는 지난해 9월 시험가동에 들어가는 등 본격 가동을 준비해 왔지만 주민들이 SRF 반입을 놓고 가동을 반대하면서 발전소 가동이 잠정 중단됐다. 주민들은 발전소 연료를 오염물질 배출이 우려되는 SRF에서 청정에너지원인 LNG로 100% 교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서부권취재본부/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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