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세상을 바꾸는 힘 그리고 공존의 길
본보, 지역공동체와 아름다운 동행 나선다
 

나눔은 무한대
사랑의 온도탑을 올리자
‘사랑의 온도탑’의 목표액을 달성하려면 많은 시민들의 나눔 참여가 필요하다. 얼어붙은 사랑의 온도탑에 훈훈한 사랑의 온기를 불어넣음으로써 마침내 100도로 펄펄 끓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자. 기해년 새해 첫 날인 1일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이 60도를 기록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눈이 시린 겨울, 찬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감나무 끝에 듬성듬성 매달려 있는 홍시 몇 알. 공중을 오가는 날짐승마저 배려하는 조상들의 작은 나눔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살이가 담겨 있다.

나눔, 어디서부터 왔을까. 태생의 근원을 찾자면 아마 어머니의 뱃 속부터가 아니었나 싶다. 태반과 탯줄을 통해 영양분을 나눠받고 인간의 생(生)은 그렇게 시작된다.

거슬러 올라가면 나눔은 구석기 시대부터 발현됐다고나 할까. 마을을 형성하고 부족을 이루던 공동체 생활 속 나눔은 자연스런 일상이었다. 함께 사냥하고 음식을 만들며 돈독한 유대관계가 형성됐고 집단은 그렇게 하나의 세상이 됐다. 결국 나눔은 공존이었다.

시대와 세대를 거쳐 많은 이들이 나눔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등불이 됐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종교적 가르침 역시 나눔을 근본으로 한 메시지다.

특히 나눔은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는 발판이 됐다. 전 재산을 털어 빈자들을 구휼하고 호남의 대표적 영성가들을 길러낸 화순의 성자 이세종부터 고아와 결핵환자 수 백명을 돌본 맨발의 성자 이현필, 독립운동가이면서 우리나라 최초로 광주 나병원을 설립해 평생토록 나환자를 돌본 오방 최흥종 선생, 사재를 털어 지역 작가들과 학생들을 도와온 금남로 로맨티스트 임춘평 박사, 파란 눈의 소록도 천사 수녀 마리안느·마가렛 수녀에 이르기까지. 일생을 헌신한 나눔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나눔은 보통사람이 살아가는 일상의 방식이기도 하다. 부쩍 커 버린 아이 덕택에 쓰다 만 유모차를 이웃에게 선뜻 내어주는 주부, 장애인들에게 단란한 가족사진을 선물해 주는 사진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이를 위해 무료 법률 상담을 해 주는 변호사….

광주, 5·18 정신으로 구현된 소시민의 나눔은 주먹밥처럼 든든히, 현재를 묵묵히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존재하고 있다. 직업도, 가치관도,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지만 소소한 마음으로 정을 나누고 재능을 기부하고 또 물건을 공유하며 말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처럼 다양한 향기와 색채를 지닌 한 떨기의 삶은 경이롭다. 마음과 마음이 모아져 사람 향기가 피어나는 마을은 더욱 풍요롭다. 세상을 바꾸는 힘, 나눔이 지닌 무한대의 가치는 영원불멸하게 우리 곁을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각자의 나눔이 모여 따스함이 물결처럼 번지고 아름다운 지역 공동체가 강물처럼 일렁이는 날을 고대하며 본보는 올해 나눔을 실천하는 소시민들의 뜨거운 여정에 몸을 싣고 동행길에 나선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